[이슈&한반도] JSA 귀순 병사 총격 파문…사드 불씨 ‘여전’

입력 2017.11.18 (07:49) 수정 2017.11.1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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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가능성을 관련국들이 조심스레 타진하는 가운데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총성이 울렸습니다.

북한군을 탈출해 귀순한 병사는 총격을 받고 쓰러졌고 치료를 위해 열어본 그의 몸 안에서는 북한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한중간 사드 갈등은 얼핏 봉합한 듯 보이지만, 그 불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 오늘은 JSA 귀순 사건과 한중 사드 합의의 여진을 짚어보겠습니다.

전직 미 국무부 한국과장의 인터뷰도 귀 기울여 들을만 합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북측 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 13일 오후.

북한군 1명이 지프를 타고 남쪽으로 돌진하다 배수로에 빠지면서 멈춰섰습니다.

귀순을 하려던 병사는 차량을 버리고 남쪽으로 도주했고, 북한군 추격조 3명과 초소병 1명이 귀순 병사를 겨냥해 총을 쐈습니다.

<녹취> 서욱(합참작전본부장/지난 14일) : "4명이 추격 및 사격을 실시하였고, 저희들은 대략 40여발 정도 사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팔과 다리, 복부 등에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는 군사분계선 남쪽 50미터 지점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장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상태가 위중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대 27cm 길이의 기생충 수십 마리에 장기가 오염되고, 복강에서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나왔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장이 파열되는 곳은 피가 나지 않겠습니까? 기생충이 그 지점을 공격을 해서 장을 천공시키면서 뚫고 나온다는 보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북한군의 열악한 보건과 영양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북한군 귀순 과정에서 제기된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우리 군의 대응 조치가 논란이 됐습니다.

<녹취> 정진석(국회 국방위원) : "북한의 총탄이 아마 처음 피탄된 사건 아닙니까? 장관께 묻습니다."

<녹취> 송영무(국방부 장관) : "맞습니다."

남측으로 총알이 날아왔는데도 경고 사격 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되자 문재인 대통령도 교전 수칙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어선 흥진호가 북한으로 나포된 뒤 북측이 이를 공개하기까지 엿새 동안이나 정부가 관련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사건과 함께, JSA 귀순병 총격 사건은 정부의 대북 정보와 안보 능력에 대한 여러 의문과 지적을 낳았습니다.

이번 JSA 귀순 병사의 사례를 보면 비교적 성분이 좋다는 판문점의 북한군조차 열악한 생활에 시달리고 탈북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면서 올 들어 탈북자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북중 접경을 통한 탈북 행렬과 체포 사례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중국 선양에서 세 살 아들과 함께 체포된 탈북 여성의 가족들은 북송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2년 반 전 함북 회령에서 탈북한 이모씨.

뒤따라 탈북했던 아내와 세 살 된 아들이 지난 4일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소식에 애가 끓습니다.

<인터뷰> 북송 위기 탈북민 남편(음성변조) : "혹시라도 진짜 북송되지 않을까... (북송되면) 그냥 인생이 끝나는 거죠. 최악의 경우 지옥에서 죽을 때까지 살 거잖아요."

최근 두 달간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민은 알려진 경우만 20여 명,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체포된 탈북자 수는 170명이 넘는 것으로 탈북 인권단체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은(목사/'탈북민 인권 지원' 갈렙 선교회) : "이렇게 가족이 한국에 와 있고, 또 가족들이 인도해서 한국으로 오는 케이스는 심한 수용소 내지 교화소, 아니면 처벌이 굉장히 크죠."

이 같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참상을 우리 국회 연설에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던 미 트럼프 대통령.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일상의 공포가 너무 끔찍해서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사느니 차라리 해외에서 노예처럼 일하겠다며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바칩니다."

아시아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강화를 도모하며 최대의 압박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 12일) : "(내가 김정은과 친구가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하나의 가능성이란 점은 확실합니다. 서로 친구가 된다면 북한에 좋은 일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두 세 개의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주목됩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만남을 원한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며 북한의 성의 있는 태도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세종연구소 LS 펠로우/前 미 국무부 한국과장) :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북한이 핵을 버리는 것이고 그저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뭐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마음 전혀 없는 것인데 북한 관리들도 공개적으로 그것을 몇 번이나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 지도자들한테 핵을 가져도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가 없고 코스트만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는 북한하고 우리가 협상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트랙터 대열을 배경삼아 웃고 있는 김정은. 직접 트랙터에 올라 시운전도 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5일) :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금성 뜨락또르 공장을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두 달 가량 무력 과시보다는 농장이나 교육기관, 공장 등을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대북 제재 국면에서 경제 자강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서는 매체들을 동원해 한미 두 정상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며칠 전에 있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놈의 남조선 행각을 계기로 온 남녘땅이 반미, 반트럼프 열풍이 세차게 휘몰아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남조선 당국자는 민심의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트럼프놈을 끝내 남조선에 끌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선임자들을 능가할 이런 정도로 상전 앞에서 추악하고 또 비굴하게 놀아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을 공산당 대회 설명을 명분으로 대북 특사로 보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상 외교를 통해 미국과 입장을 조율한 중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타진하는 수순으로 이번 특사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여전히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이 존재함으로해서 미국도 견제하고 한국도 견제하고 일본도 견제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가 없는 대상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어느 정도까지 제재를 하고 어느 정도까지 숨통을 튀어줘야 될지 이거를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미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핵 공조가 순방의 가장 큰 목표였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중간 사드 문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는 등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의 외교 전략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있습니다.

한중 사드 합의문 발표 뒤 첫 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한중 간에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도록 양측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이번 회동이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측의 협력, 그리고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사드 불씨는 여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사드 문제를 지목하며 한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언급했습니다.

리커창 총리도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사드 합의는 첫 단계이며 단계적 처리의 최종 단계는 사드의 완전한 철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일단 그것으로 사드 문제는 우리 언론에서 표현하듯이 봉인된 것으로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합니다."

사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는 한국 정부의 시각과 중국 지도부의 태도 사이에 적잖은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경제나 이런 분야에 조속한 교류 정상화를 합의했다고 해서 중국이 사드를 용인한 것은 아니다, 라는 걸 한국에게 알려주는 거고요. 또 하나는 중국 국내용적 시각도 있죠. 지금까지 사드에 대해서 전략균형을 훼손하고 이거는 미국의 대중견제고 이런 얘기를 쭉 견제해 왔었는데 지금 이 상황에 와서 과거 건을 다 없애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국내에 비쳐져서 안 된단 말이죠."

한미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이른바 ‘균형 외교’를 둘러싼 논란은 한미 양국간 여전히 신뢰의 문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세종연구소 LS 펠로우/前 미 국무부 한국과장) : "미국과 중국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동남아도 세계 여러 지역과 여러 나라와 외교관계로 다변화 한다는 외교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 다변화 외교지 균형외교가 아닙니다. 마치 미국은 여기 있고 중국은 여기 있고 대한민국은 가운데 있고 어쩔 줄 모른다는 그런 이미지가 있으면 미국 사람들은 아주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그러면 우리는 동맹인가? 뭔가? 동맹 아니면 우리가 여기 왜 와있느냐는 감정이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최근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며 한국의 동참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가 엇박자를 내기도 했지만,

<녹취> 이태규(국회 외통위원) : "공동 발표문 작성하는 데 외교부가 관여했습니까?"

<녹취> 임성남(외교부 제1차관) : "어떤 맥락과 어떤 상황 하에서 (청와대) 경제 보좌관께서 지금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언급을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아직 구체적 정책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지금 본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저는 맞는거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핵심은 역시 북한 핵 문제다 라는 이미지 메시지를 계속 중국과 미국한테 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판단을 합니다."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 현안들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는 사이 한국 정부는 계속 외교적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연쇄 정상 외교를 통해 각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조율한 만큼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국들의 행동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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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JSA 귀순 병사 총격 파문…사드 불씨 ‘여전’
    • 입력 2017-11-18 08:09:00
    • 수정2017-11-18 08: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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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가능성을 관련국들이 조심스레 타진하는 가운데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총성이 울렸습니다.

북한군을 탈출해 귀순한 병사는 총격을 받고 쓰러졌고 치료를 위해 열어본 그의 몸 안에서는 북한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한중간 사드 갈등은 얼핏 봉합한 듯 보이지만, 그 불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 오늘은 JSA 귀순 사건과 한중 사드 합의의 여진을 짚어보겠습니다.

전직 미 국무부 한국과장의 인터뷰도 귀 기울여 들을만 합니다.

이다솔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 북측 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 13일 오후.

북한군 1명이 지프를 타고 남쪽으로 돌진하다 배수로에 빠지면서 멈춰섰습니다.

귀순을 하려던 병사는 차량을 버리고 남쪽으로 도주했고, 북한군 추격조 3명과 초소병 1명이 귀순 병사를 겨냥해 총을 쐈습니다.

<녹취> 서욱(합참작전본부장/지난 14일) : "4명이 추격 및 사격을 실시하였고, 저희들은 대략 40여발 정도 사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팔과 다리, 복부 등에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는 군사분계선 남쪽 50미터 지점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장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등 상태가 위중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대 27cm 길이의 기생충 수십 마리에 장기가 오염되고, 복강에서는 옥수수 알갱이들이 나왔습니다.

<녹취> 이국종(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 "장이 파열되는 곳은 피가 나지 않겠습니까? 기생충이 그 지점을 공격을 해서 장을 천공시키면서 뚫고 나온다는 보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북한군의 열악한 보건과 영양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입니다. 북한군 귀순 과정에서 제기된 북측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우리 군의 대응 조치가 논란이 됐습니다.

<녹취> 정진석(국회 국방위원) : "북한의 총탄이 아마 처음 피탄된 사건 아닙니까? 장관께 묻습니다."

<녹취> 송영무(국방부 장관) : "맞습니다."

남측으로 총알이 날아왔는데도 경고 사격 조차 하지 않은 점 등이 지적되자 문재인 대통령도 교전 수칙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어선 흥진호가 북한으로 나포된 뒤 북측이 이를 공개하기까지 엿새 동안이나 정부가 관련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사건과 함께, JSA 귀순병 총격 사건은 정부의 대북 정보와 안보 능력에 대한 여러 의문과 지적을 낳았습니다.

이번 JSA 귀순 병사의 사례를 보면 비교적 성분이 좋다는 판문점의 북한군조차 열악한 생활에 시달리고 탈북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면서 올 들어 탈북자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북중 접경을 통한 탈북 행렬과 체포 사례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중국 선양에서 세 살 아들과 함께 체포된 탈북 여성의 가족들은 북송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2년 반 전 함북 회령에서 탈북한 이모씨.

뒤따라 탈북했던 아내와 세 살 된 아들이 지난 4일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는 소식에 애가 끓습니다.

<인터뷰> 북송 위기 탈북민 남편(음성변조) : "혹시라도 진짜 북송되지 않을까... (북송되면) 그냥 인생이 끝나는 거죠. 최악의 경우 지옥에서 죽을 때까지 살 거잖아요."

최근 두 달간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민은 알려진 경우만 20여 명,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체포된 탈북자 수는 170명이 넘는 것으로 탈북 인권단체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은(목사/'탈북민 인권 지원' 갈렙 선교회) : "이렇게 가족이 한국에 와 있고, 또 가족들이 인도해서 한국으로 오는 케이스는 심한 수용소 내지 교화소, 아니면 처벌이 굉장히 크죠."

이 같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참상을 우리 국회 연설에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던 미 트럼프 대통령.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 : "일상의 공포가 너무 끔찍해서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사느니 차라리 해외에서 노예처럼 일하겠다며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바칩니다."

아시아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강화를 도모하며 최대의 압박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트럼프(美 대통령/지난 12일) : "(내가 김정은과 친구가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하나의 가능성이란 점은 확실합니다. 서로 친구가 된다면 북한에 좋은 일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미 간 두 세 개의 대화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주목됩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만남을 원한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며 북한의 성의 있는 태도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세종연구소 LS 펠로우/前 미 국무부 한국과장) :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북한이 핵을 버리는 것이고 그저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뭐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마음 전혀 없는 것인데 북한 관리들도 공개적으로 그것을 몇 번이나 강조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 지도자들한테 핵을 가져도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가 없고 코스트만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는 북한하고 우리가 협상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트랙터 대열을 배경삼아 웃고 있는 김정은. 직접 트랙터에 올라 시운전도 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5일) :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금성 뜨락또르 공장을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두 달 가량 무력 과시보다는 농장이나 교육기관, 공장 등을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대북 제재 국면에서 경제 자강력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서는 매체들을 동원해 한미 두 정상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녹취> "며칠 전에 있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놈의 남조선 행각을 계기로 온 남녘땅이 반미, 반트럼프 열풍이 세차게 휘몰아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남조선 당국자는 민심의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트럼프놈을 끝내 남조선에 끌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선임자들을 능가할 이런 정도로 상전 앞에서 추악하고 또 비굴하게 놀아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을 공산당 대회 설명을 명분으로 대북 특사로 보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상 외교를 통해 미국과 입장을 조율한 중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타진하는 수순으로 이번 특사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여전히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북한이 존재함으로해서 미국도 견제하고 한국도 견제하고 일본도 견제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가 없는 대상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어느 정도까지 제재를 하고 어느 정도까지 숨통을 튀어줘야 될지 이거를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합니다."

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미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북핵 공조가 순방의 가장 큰 목표였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초미의 관심사였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중간 사드 문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는 등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의 외교 전략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있습니다.

한중 사드 합의문 발표 뒤 첫 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녹취> 문재인 대통령 : "한중 간에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도록 양측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녹취> 시진핑(中 국가주석) : "이번 회동이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측의 협력, 그리고 리더십의 발휘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하지만 사드 불씨는 여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사드 문제를 지목하며 한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언급했습니다.

리커창 총리도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사드 합의는 첫 단계이며 단계적 처리의 최종 단계는 사드의 완전한 철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일단 그것으로 사드 문제는 우리 언론에서 표현하듯이 봉인된 것으로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합니다."

사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는 한국 정부의 시각과 중국 지도부의 태도 사이에 적잖은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경제나 이런 분야에 조속한 교류 정상화를 합의했다고 해서 중국이 사드를 용인한 것은 아니다, 라는 걸 한국에게 알려주는 거고요. 또 하나는 중국 국내용적 시각도 있죠. 지금까지 사드에 대해서 전략균형을 훼손하고 이거는 미국의 대중견제고 이런 얘기를 쭉 견제해 왔었는데 지금 이 상황에 와서 과거 건을 다 없애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국내에 비쳐져서 안 된단 말이죠."

한미 정상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이른바 ‘균형 외교’를 둘러싼 논란은 한미 양국간 여전히 신뢰의 문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스트라우브(세종연구소 LS 펠로우/前 미 국무부 한국과장) : "미국과 중국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동남아도 세계 여러 지역과 여러 나라와 외교관계로 다변화 한다는 외교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러면 다변화 외교지 균형외교가 아닙니다. 마치 미국은 여기 있고 중국은 여기 있고 대한민국은 가운데 있고 어쩔 줄 모른다는 그런 이미지가 있으면 미국 사람들은 아주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그러면 우리는 동맹인가? 뭔가? 동맹 아니면 우리가 여기 왜 와있느냐는 감정이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최근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며 한국의 동참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가 엇박자를 내기도 했지만,

<녹취> 이태규(국회 외통위원) : "공동 발표문 작성하는 데 외교부가 관여했습니까?"

<녹취> 임성남(외교부 제1차관) : "어떤 맥락과 어떤 상황 하에서 (청와대) 경제 보좌관께서 지금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언급을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아직 구체적 정책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인터뷰>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 "지금 본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저는 맞는거라고 생각하고 우리의 핵심은 역시 북한 핵 문제다 라는 이미지 메시지를 계속 중국과 미국한테 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판단을 합니다."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 현안들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는 사이 한국 정부는 계속 외교적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연쇄 정상 외교를 통해 각국의 입장을 확인하고 조율한 만큼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관련국들의 행동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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