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부족·불편한 시설…“집에 가고 싶어요”

입력 2017.11.18 (21:03) 수정 2017.11.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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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단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민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 쪽잠을 청해야 하고 잘 씻지도 못하고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오종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이재민으로 가득 찬 포항 흥해체육관.

계단 가장자리는 물론 2층 통로까지 활용해도 공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화장실 바로 옆에서도 잠을 청해보지만 제대로 된 잠을 자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손성미(이재민) : "제가 3일째 잤거든요. 이틀은 뜬눈으로 새웠거든요. 어제(17일)저녁은 한두 시간 잤는데, 밤새도록 들락날락…."

씻는 것도 불편합니다.

체육관 통틀어 세면대는 5개뿐입니다.

그나마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할 정도로 샤워 시설도 부족합니다.

<인터뷰> 이수영(지진 이재민) : "집이 위험하긴 한데, 일단 씻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집 가서 씻고 바로 나오고..."

가림막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모든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도 큰 걱정입니다.

이곳 체육관에 천 명가량이 모여 있지만, 최소한의 칸막이 시설이 없어 서로서로 불편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 물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시급합니다.

모포의 경우 하루에 천장씩 나흘 동안 4천 장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맨몸으로 밤을 보낸 사람도 많습니다.

<인터뷰> 최수웅(이재민) : "(체계적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먼저) 갖고 가는 사람은 많이 가져가고, 뒤에 오는 사람은 아예 못 가져가고, 그런 사람이 많습니다."

포항시는 뒤늦게 이재민 출입증을 마련하고, 체육관에 텐트도 설치하는 등 대피소 5곳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연대(포항시 복지국장) : "이재민 관리대상 가구를 선별해서 실내 천막을 쳐서 사생활도 보호하고..."

모든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재민들,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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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 부족·불편한 시설…“집에 가고 싶어요”
    • 입력 2017-11-18 21:04:45
    • 수정2017-11-18 21: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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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단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민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 쪽잠을 청해야 하고 잘 씻지도 못하고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오종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이재민으로 가득 찬 포항 흥해체육관.

계단 가장자리는 물론 2층 통로까지 활용해도 공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화장실 바로 옆에서도 잠을 청해보지만 제대로 된 잠을 자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손성미(이재민) : "제가 3일째 잤거든요. 이틀은 뜬눈으로 새웠거든요. 어제(17일)저녁은 한두 시간 잤는데, 밤새도록 들락날락…."

씻는 것도 불편합니다.

체육관 통틀어 세면대는 5개뿐입니다.

그나마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할 정도로 샤워 시설도 부족합니다.

<인터뷰> 이수영(지진 이재민) : "집이 위험하긴 한데, 일단 씻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집 가서 씻고 바로 나오고..."

가림막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모든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도 큰 걱정입니다.

이곳 체육관에 천 명가량이 모여 있지만, 최소한의 칸막이 시설이 없어 서로서로 불편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 물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시급합니다.

모포의 경우 하루에 천장씩 나흘 동안 4천 장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맨몸으로 밤을 보낸 사람도 많습니다.

<인터뷰> 최수웅(이재민) : "(체계적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먼저) 갖고 가는 사람은 많이 가져가고, 뒤에 오는 사람은 아예 못 가져가고, 그런 사람이 많습니다."

포항시는 뒤늦게 이재민 출입증을 마련하고, 체육관에 텐트도 설치하는 등 대피소 5곳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정연대(포항시 복지국장) : "이재민 관리대상 가구를 선별해서 실내 천막을 쳐서 사생활도 보호하고..."

모든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재민들,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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