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민과 꿈 나누는 청년 사업가들

입력 2018.02.03 (08:20) 수정 2018.02.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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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면서 동시에 이익도 얻는 사회적 기업 들어보셨죠?

네 요즘은 탈북민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도 늘고 있다더군요.

오늘은 탈북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또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상품에 담아내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한 젊은 사업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네 탈북민들과 꿈을 나누는 이들을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수동에 자리 잡은 한 식당.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입니다.

["단체 손님 오실 때 됐으니까 이제 준비 들어갈게요. (네~)"]

문을 연 지 겨우 넉 달 됐지만, 멕시코 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게 바꿔서 단골손님까지 생겼습니다.

[김홍일/서울시 성북구 : "일주일에 한 번 씩은 오는 것 같아요. 일단은 고기 질이 씹을 때 되게 느낌이 좋아요."]

이곳은 평범한 맛집 같지만 손님들은 잘 모르는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습니다.

탈북민 청년들의 소중한 일터이자 함께 꿈을 키워가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주문을 받으면 잘 달구어진 철판 위에서 고기를 굽고, 한쪽에선 부리토를 만들고... 사장인 이종찬 씨와 직원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음식을 준비합니다.

직원들은 이런 작업 방식이 처음엔 조금 낯설고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이영미/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다른 가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쪽에서는 뭔가 딱 시키는 일...여기서는 하나부터 열 까지 내가 다 알아서 챙겨야 되고 함께 이렇게 해 나가는 부분..."]

[이종찬/멕시코 음식 전문점 대표 :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역할들, 총괄 기획이라든지 메뉴 개발, 어떤 대회에 나갔을 때 그 사업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운영에 있어서까지 총체적인 분야를 배울 수 있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래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이종찬 씨...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종찬/멕시코 음식 전문점 대표 : "제가 친하게 지냈었던 한 (탈북민) 친구가 있었는데요. ‘좀 더 지속가능한 도움이 되려면 이분들이 실제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현장이 중요하다’라는 걸 많이 깨닫게 되었었거든요."]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처우 등을 걱정해 취업을 꺼리는 친구의 속사정을 알게 됐는데요.

그 뒤 이 씨는 탈북 청년들을 위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목표로 창업을 해, 탈북 청년들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이종찬/멕시코 음식점 전문점 대표 :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으로 전환을 해서 고용을 하기도 했었고요. 저희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가정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의 현실적인 임금이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실제적으로 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진심은 직원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신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였는데요,

현재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돕니다.

[조은정/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한국에 와서 한 번도 일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저도 음식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제 새롭게 배워가는 것들이 더 많아서 좋았고 또 가족 같은 분위기 좋았고요."]

["다음 주에 저희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하잖아요..."]

더 많은 탈북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종찬 씨는 경영 컨설팅도 받고 있습니다.

[이예지/컨설팅회사 선임 컨설턴트 : "사회 문제를 해결을 하는 게 이제 목적인데, 직원 분들도 이 사명에 다 정말 깊이 공감하고 계시고, 또 이런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도 되게 많은 책임감을 갖고 계셔서 제가 평가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너무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종로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미 씨.

그녀도 탈북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사업가입니다.

["4월 1일 소학교 입학식이라든지, 아니면 북한말 남한 말 배우기라고 해서..."]

그녀가 디자인한 문구류, 소품 등에는 탈북 아동들이 직접 그린 꿈, 북한 주민들의 문화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아이들의 꿈(그림) 원본이고, 이런 식으로 카드나 달력에 저희가 보정 작업을 통해서 담게 되었습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미국 유학 생활 중에 탈북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데요.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한 탈북 여성의 탈북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됐는데 그게 정말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일들을 겪고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타지에서 이방인의 모습으로 이렇게 있었으니까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귀국 후, 그녀는 탈북 아동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디자인 소품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탈북민의 마음을 여는 일부터 마케팅, 판로 개척에 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석달 동안 탈북민을 위한 사업을 하는 이들과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공부도 했습니다.

[전병길/통일 관련 단체 사무국장 : "이론적으로 가르쳐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이라든지 먼저 사업을 하셨던 분들의 성공담 실패담이 아주 귀중한 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데 초점을 많이 맞췄습니다."]

작업 공간은 비록 작지만 이유미 씨의 꿈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는 디자인 제품을 통해서 소외된 삶과 아픔들을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북한의 문화 같은 거를 소개하면서 다가오는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그런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을 통해 수익도 얻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믿는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사업가들. 탈북민과 함께 통일 한국을 꿈꾸는 따뜻한 마음과 의지가 느껴지시나요?

이들의 패기있는 도전이 꼭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영미 씨와 은정 씨가 오랜만에 북에서 자주 먹던 옥수수 국수를 끓였습니다.

고향의 맛을 나누는 세 사람... 오누이처럼 다정해 보이는데요.

이종찬 씨는 새로운 매장을 열기 위해 두 사람에게 이곳의 운영을 맡길 계획입니다.

더 많은 탈북민 매니저를 양성하기 위해, 두 사람도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조은정/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북한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북한 사람들을 위한 어떤 걸 하고 싶은 게 어떤 일이든 그게 제 꿈이고 비전인 것 같습니다."]

‘빨리’ 성장하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더 크고 보람되다는 청년 사업가들.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그들의 꿈과 탈북민 이웃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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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탈북민과 꿈 나누는 청년 사업가들
    • 입력 2018-02-03 07:58:14
    • 수정2018-02-03 08:36:21
    남북의 창
[앵커]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면서 동시에 이익도 얻는 사회적 기업 들어보셨죠?

네 요즘은 탈북민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도 늘고 있다더군요.

오늘은 탈북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또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상품에 담아내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한 젊은 사업가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네 탈북민들과 꿈을 나누는 이들을 정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성수동에 자리 잡은 한 식당.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입니다.

["단체 손님 오실 때 됐으니까 이제 준비 들어갈게요. (네~)"]

문을 연 지 겨우 넉 달 됐지만, 멕시코 음식을 우리 입맛에 맞게 바꿔서 단골손님까지 생겼습니다.

[김홍일/서울시 성북구 : "일주일에 한 번 씩은 오는 것 같아요. 일단은 고기 질이 씹을 때 되게 느낌이 좋아요."]

이곳은 평범한 맛집 같지만 손님들은 잘 모르는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습니다.

탈북민 청년들의 소중한 일터이자 함께 꿈을 키워가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주문을 받으면 잘 달구어진 철판 위에서 고기를 굽고, 한쪽에선 부리토를 만들고... 사장인 이종찬 씨와 직원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음식을 준비합니다.

직원들은 이런 작업 방식이 처음엔 조금 낯설고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이영미/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다른 가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쪽에서는 뭔가 딱 시키는 일...여기서는 하나부터 열 까지 내가 다 알아서 챙겨야 되고 함께 이렇게 해 나가는 부분..."]

[이종찬/멕시코 음식 전문점 대표 : "제가 하고 있는 모든 역할들, 총괄 기획이라든지 메뉴 개발, 어떤 대회에 나갔을 때 그 사업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운영에 있어서까지 총체적인 분야를 배울 수 있기를 원하고 있어요."]

그래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이종찬 씨...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종찬/멕시코 음식 전문점 대표 : "제가 친하게 지냈었던 한 (탈북민) 친구가 있었는데요. ‘좀 더 지속가능한 도움이 되려면 이분들이 실제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현장이 중요하다’라는 걸 많이 깨닫게 되었었거든요."]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처우 등을 걱정해 취업을 꺼리는 친구의 속사정을 알게 됐는데요.

그 뒤 이 씨는 탈북 청년들을 위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목표로 창업을 해, 탈북 청년들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이종찬/멕시코 음식점 전문점 대표 :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으로 전환을 해서 고용을 하기도 했었고요. 저희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가정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의 현실적인 임금이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실제적으로 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진심은 직원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신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였는데요,

현재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돕니다.

[조은정/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한국에 와서 한 번도 일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저도 음식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제 새롭게 배워가는 것들이 더 많아서 좋았고 또 가족 같은 분위기 좋았고요."]

["다음 주에 저희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하잖아요..."]

더 많은 탈북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종찬 씨는 경영 컨설팅도 받고 있습니다.

[이예지/컨설팅회사 선임 컨설턴트 : "사회 문제를 해결을 하는 게 이제 목적인데, 직원 분들도 이 사명에 다 정말 깊이 공감하고 계시고, 또 이런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도 되게 많은 책임감을 갖고 계셔서 제가 평가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너무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종로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미 씨.

그녀도 탈북민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 사업가입니다.

["4월 1일 소학교 입학식이라든지, 아니면 북한말 남한 말 배우기라고 해서..."]

그녀가 디자인한 문구류, 소품 등에는 탈북 아동들이 직접 그린 꿈, 북한 주민들의 문화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아이들의 꿈(그림) 원본이고, 이런 식으로 카드나 달력에 저희가 보정 작업을 통해서 담게 되었습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미국 유학 생활 중에 탈북민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데요.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한 탈북 여성의 탈북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됐는데 그게 정말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일들을 겪고 있더라고요. 저도 그런 타지에서 이방인의 모습으로 이렇게 있었으니까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귀국 후, 그녀는 탈북 아동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디자인 소품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탈북민의 마음을 여는 일부터 마케팅, 판로 개척에 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석달 동안 탈북민을 위한 사업을 하는 이들과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공부도 했습니다.

[전병길/통일 관련 단체 사무국장 : "이론적으로 가르쳐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이라든지 먼저 사업을 하셨던 분들의 성공담 실패담이 아주 귀중한 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데 초점을 많이 맞췄습니다."]

작업 공간은 비록 작지만 이유미 씨의 꿈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유미/디자인 전문회사 대표 :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는 디자인 제품을 통해서 소외된 삶과 아픔들을 이야기하고 그러면서 북한의 문화 같은 거를 소개하면서 다가오는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그런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을 통해 수익도 얻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믿는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사업가들. 탈북민과 함께 통일 한국을 꿈꾸는 따뜻한 마음과 의지가 느껴지시나요?

이들의 패기있는 도전이 꼭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영미 씨와 은정 씨가 오랜만에 북에서 자주 먹던 옥수수 국수를 끓였습니다.

고향의 맛을 나누는 세 사람... 오누이처럼 다정해 보이는데요.

이종찬 씨는 새로운 매장을 열기 위해 두 사람에게 이곳의 운영을 맡길 계획입니다.

더 많은 탈북민 매니저를 양성하기 위해, 두 사람도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조은정/멕시코 음식 전문점 직원/탈북민 : "‘북한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북한 사람들을 위한 어떤 걸 하고 싶은 게 어떤 일이든 그게 제 꿈이고 비전인 것 같습니다."]

‘빨리’ 성장하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더 크고 보람되다는 청년 사업가들.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그들의 꿈과 탈북민 이웃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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