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학교는 공사 중”…새 학기 ‘학생 불편’

입력 2018.03.08 (08:33) 수정 2018.03.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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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부분 초중고 학생이 새 학기를 시작하고, 등굣길에 올랐을 시간이죠.

그런데 몇몇 학교 학생들은 아직 겨울방학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개학 시기가 됐는데도, 진행 중이던 학교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해서 개학이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아직 개학도 못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실이 없어 중학생이 초등학교에서 더부살이하는 곳도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선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 속에서 학생들이 그대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공사 기간이나 학생 수 예측 등 교육 당국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학생 불편을 줄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올해 개교한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그런데 정문 앞에는 중학교 입학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하굣길에 오른 아이들은 중학생들입니다.

[중학생(음성변조) : “초등학교 졸업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다시 초등학교 다니니깐 기분이 좀 이상해요.”]

[중학생(음성변조) : “초등학생들이랑 같이 다니는데 (초등학생들이) 피하는 것도 그렇고, 저희를 보면 무섭다고 그러는 게 또 그렇고…….”]

원래대로라면 이 아이들은 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중학교에 다닐 학생들입니다.

아직 중학교 건물이 공사 중이라 임시로 초등학교 남는 교실에 수업 공간을 마련해 둔 겁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발주를 늦게 넣은 거죠, 교육청이. 우리가 공사 기간을 연장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

이 지역은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3천여 세대가 새로 입주했습니다.

인구가 늘면서 학교 신설을 결정했는데, 이번 개학에 맞추기에는 공사 기간이 부족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담당자 : “2015년도 12월에 이제 그 승인이 났었거든요. (학교) 신설을 할 때 최소 2년 6개월에서 3년 정도는 시간이 필요한데 2018년 3월에 개교하기까지 절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부족해서 개교가 지연됐습니다.”]

애초부터 교육부 심사가 늦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됐습니다.

거기다가 방과후 학교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할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면서 공사 일정이 더 늦어졌습니다.

중학교 건물은 8월쯤 완공 예정입니다.

이번 1학기 내내 1백 명 가까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초등학생(음성변조) : “중학교 오빠랑 언니들이랑 같이 다니니깐 학교 종 안 울리고 하니깐 시간 확인을 잘 못 하겠어요...”]

[초등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 (애는 초등학교) 1학년이니깐. 그냥 비속어나 안 좋은 거 보고 배울까 봐…….”]

교실을 빌릴 수 있는 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초등학교는 아직 개학을 못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내일모레가 개학인데 현장이 깔끔하게 정리가 될 수 있어요?”]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네, 최대로 노력을 해서…….”]

당초 정원 9백 명을 예상하고 2014년 개교를 했는데, 그 사이 인구가 계속 늘면서 학생 수가 1천3백 명이 됐습니다.

학생 수요 예측에 실패를 한 건데요.

급하게 학교 증축에 들어갔는데 역시 개학 시기를 맞추지 못하고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뒷마무리 공사, 청소작업 이런 것들 하고 있고, 3월 12일에 일단 개학식하고 입학식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공사 현장 옆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노후 화장실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인 곳입니다.

아이들의 불편도 크고, 안전 문제 때문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큽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화장실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 여기를 못 사용하고 끝에서 끝으로 가야 하니까. 화장실을 거의 못 가나 봐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공사가 길어지고, 화장실이 멀고, 물 먹는 데도 멀고 그래서 불편하다고 얘기해서 걱정되죠.”]

지난 1월에 공사를 시작해 개학 전에는 모두 끝낼 생각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2월 말까지는 끝내 달라고 (했고,) 될 거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한파가 좀 있어서 (학교) 소화전이 얼어서 터지고 물난리가 나고 그래서 공사를 못 했어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때문에 아직 개학을 못한 학교도 있습니다.

지난 겨울 방학 동안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했는데, 교실과 복도 등에서 석면 부스러기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습니다.

개학을 미루고 석면 제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청소할 거 청소하고 새 물건 오면 새 물건 배치하고 정리 정돈 한 다음에 3월 26일에 개학을 할 일정입니다.”]

다른 학교보다 개학이 3주 이상 늦어지면서 학사 일정에 차질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는 이번 새 학기 개학 전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석면 해체 공사를 한 학교를 점검했습니다.

이 중 43곳의 학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나와 개학 전에 급하게 정밀 청소 등을 지시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관계자(음성변조) : “겨울방학이 기니까 공사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사항이나 문제점이 나왔다고 볼 수 있겠죠.”]

공사 때문에 개학 시기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학생들의 수업권에 불편을 주고 있는 상황.

정밀한 학생 수요 예측과 학교 공사 기간 관리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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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학교는 공사 중”…새 학기 ‘학생 불편’
    • 입력 2018-03-08 08:34:08
    • 수정2018-03-08 09: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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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부분 초중고 학생이 새 학기를 시작하고, 등굣길에 올랐을 시간이죠.

그런데 몇몇 학교 학생들은 아직 겨울방학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개학 시기가 됐는데도, 진행 중이던 학교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해서 개학이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아직 개학도 못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실이 없어 중학생이 초등학교에서 더부살이하는 곳도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선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 속에서 학생들이 그대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공사 기간이나 학생 수 예측 등 교육 당국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학생 불편을 줄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올해 개교한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그런데 정문 앞에는 중학교 입학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하굣길에 오른 아이들은 중학생들입니다.

[중학생(음성변조) : “초등학교 졸업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다시 초등학교 다니니깐 기분이 좀 이상해요.”]

[중학생(음성변조) : “초등학생들이랑 같이 다니는데 (초등학생들이) 피하는 것도 그렇고, 저희를 보면 무섭다고 그러는 게 또 그렇고…….”]

원래대로라면 이 아이들은 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중학교에 다닐 학생들입니다.

아직 중학교 건물이 공사 중이라 임시로 초등학교 남는 교실에 수업 공간을 마련해 둔 겁니다.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공사) 발주를 늦게 넣은 거죠, 교육청이. 우리가 공사 기간을 연장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

이 지역은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3천여 세대가 새로 입주했습니다.

인구가 늘면서 학교 신설을 결정했는데, 이번 개학에 맞추기에는 공사 기간이 부족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담당자 : “2015년도 12월에 이제 그 승인이 났었거든요. (학교) 신설을 할 때 최소 2년 6개월에서 3년 정도는 시간이 필요한데 2018년 3월에 개교하기까지 절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부족해서 개교가 지연됐습니다.”]

애초부터 교육부 심사가 늦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됐습니다.

거기다가 방과후 학교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할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면서 공사 일정이 더 늦어졌습니다.

중학교 건물은 8월쯤 완공 예정입니다.

이번 1학기 내내 1백 명 가까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합니다.

[초등학생(음성변조) : “중학교 오빠랑 언니들이랑 같이 다니니깐 학교 종 안 울리고 하니깐 시간 확인을 잘 못 하겠어요...”]

[초등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저희 (애는 초등학교) 1학년이니깐. 그냥 비속어나 안 좋은 거 보고 배울까 봐…….”]

교실을 빌릴 수 있는 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경기도 하남시의 한 초등학교는 아직 개학을 못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내일모레가 개학인데 현장이 깔끔하게 정리가 될 수 있어요?”]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네, 최대로 노력을 해서…….”]

당초 정원 9백 명을 예상하고 2014년 개교를 했는데, 그 사이 인구가 계속 늘면서 학생 수가 1천3백 명이 됐습니다.

학생 수요 예측에 실패를 한 건데요.

급하게 학교 증축에 들어갔는데 역시 개학 시기를 맞추지 못하고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뒷마무리 공사, 청소작업 이런 것들 하고 있고, 3월 12일에 일단 개학식하고 입학식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공사 현장 옆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노후 화장실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인 곳입니다.

아이들의 불편도 크고, 안전 문제 때문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큽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화장실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 여기를 못 사용하고 끝에서 끝으로 가야 하니까. 화장실을 거의 못 가나 봐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까.”]

[학부모(음성변조) : “공사가 길어지고, 화장실이 멀고, 물 먹는 데도 멀고 그래서 불편하다고 얘기해서 걱정되죠.”]

지난 1월에 공사를 시작해 개학 전에는 모두 끝낼 생각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학교관계자(음성변조) : “2월 말까지는 끝내 달라고 (했고,) 될 거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한파가 좀 있어서 (학교) 소화전이 얼어서 터지고 물난리가 나고 그래서 공사를 못 했어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때문에 아직 개학을 못한 학교도 있습니다.

지난 겨울 방학 동안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했는데, 교실과 복도 등에서 석면 부스러기가 발견돼 비상이 걸렸습니다.

개학을 미루고 석면 제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청소할 거 청소하고 새 물건 오면 새 물건 배치하고 정리 정돈 한 다음에 3월 26일에 개학을 할 일정입니다.”]

다른 학교보다 개학이 3주 이상 늦어지면서 학사 일정에 차질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는 이번 새 학기 개학 전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석면 해체 공사를 한 학교를 점검했습니다.

이 중 43곳의 학교에서 석면 잔재물이 나와 개학 전에 급하게 정밀 청소 등을 지시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관계자(음성변조) : “겨울방학이 기니까 공사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사항이나 문제점이 나왔다고 볼 수 있겠죠.”]

공사 때문에 개학 시기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학생들의 수업권에 불편을 주고 있는 상황.

정밀한 학생 수요 예측과 학교 공사 기간 관리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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