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특활비 상납’ 국정원장 3인방 “배신감 느껴” “제도 미비”

[앵커]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모두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직했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남 전 원장과 이병기 전 원장을 구속했습니다.

뇌물공여와 국고 손실 혐의입니다.

오늘(15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선 이들 3명의 전직 국정원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박 전 대통령 재판도 진행중인 이 법정에서 전직 국정원장들은 뼈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은 검찰 조사 내내 말을 아꼈습니다.

[이병기/전 국정원장/지난해 11월 13일 : "(청와대 지시 받으셨나요?) 나중에... (특활비 1억 원 올리신 이유가 뭐예요?) ......."]

하지만 오늘(15일) 첫 재판에선 작심한 듯 입을 열었습니다.

"올려드린 돈이 제대로 된 국정 운영에 쓰였어야 하는데, 기대와 반대로 돼 안타깝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심한 배신감까지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병호 전 원장은 제도적 허점을 언급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원장이 됐다면 그 분이 이 법정에 섰을 것"이라며 특활비 상납은 "제도적 미비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재준 전 원장은 따로 의견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주긴 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현호/변호사 : "혐의는 부인해도 돈 준 사실을 인정하면 수뢰자의 혐의 입증이 쉬워집니다. 검찰의 구형량을 낮출 수 있는 방어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원 특활비 재판은 내일(16일) 열립니다.

박 전 대통령이 모든 재판을 거부하고 있어 파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