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원망 버리고 꿈 키운다…탈북 종합격투기 유망주

입력 2018.03.24 (08:09) 수정 2018.03.24 (08:2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백승주 앵커, 격투기가 취미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네, 카포에이라라고 브라질에서 유래한 격투기를 좀 배웠습니다.

오늘 통일로미래로에서도 격투기 선수를 소개하는데요.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탈북 청년이라고 하는군요.

과거의 원망은 털고 격투기를 통해 꿈을 키우고 있는 이 청년을 통일로미래로의 새 얼굴 이다솜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체육관입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몸을 푸는 사람들.

강한 에너지가 넘칩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과 몸놀림이 남다른 이들은 종합 격투기 선수들인데요.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 : "저는 무에타이 4년 하고 종합격투기 팀에 들어온 지는 2년 됐습니다."]

권투와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등 운동 경력들이 화려합니다.

[전찬열/감독 : "유도, 레슬링 뭐 이런 여러 가지 (종목) 선수들이 다양하게 모여가지고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영역도 넓고 기술도 정교하면서도 다양하고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한 청년.

12살 무렵 한국 땅을 밟은 탈북민 장정혁 씨 인데요.

종합격투기 세계 챔피언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양한 격투 기술을 동원해 승부를 겨루는 격렬한 운동, 종합 격투기.

정혁 씨는 왜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게 됐을까요?

또 챔피언이 되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정혁 씨가 운동을 시작한 건 탈북 과정에서 겪은 차별과 고통 때문이었습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옛날에 중국에 있을 때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되게 많이 왕따 당하고 폭행도 많이 당했었거든요. 원래 복수하고 싶어서 (격투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요 그냥 꿈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 같아요."

태권도와 합기도를 거쳐, 종합격투기에 입문한 건 약 2년 전.

당시 참가했던 특전사 캠프에서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팀을 만나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뛰어) 엄마 사랑합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격투기 선수로 꼭 성공해가지고 오늘처럼 제가 받은 것만큼 더 힘든 사람들한테 그만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체육관 생활을 통해 조금씩 문화 차이를 극복하며 챔피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선배들은 이런 정혁 씨가 기특하기만 합니다.

[정다운/종합격투기 선수 :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뭐 새터민들은 어떨까, 위험한 사람이 아닐까? 뭐 이런 생각도 해 봤는데 선배들한테도 깍듯이 대하는 친구고... 동료·동생들한테도 챙겨주는, 이제 자기가 형이랄까? 그런 친구인 것 같습니다."]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 : "애기라고 생각했는데 운동하는 거 보면서 ‘아,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 봤을 때 고등학생이었어요. 정혁이가..."]

격투기라고 해서 무조건 몸만 쓰는 건 아닙니다.

체력은 기본! 상대의 공격과 방어를 예측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감독님은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자세 교정에 나섰는데요.

정혁 씨가 곧 프로 입문 경기를 치르기 때문입니다.

정혁 씨도 바짝 긴장했는데요.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밤에 잠도 안 오고 배고프고... 일단 상대를 이기기 전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할 것 같습니다. 시합마다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차피 그 긴장감을 이겨내려고요.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정혁 씨는 네 명의 선수와 팀을 이뤄서 일본 팀과 겨루게 됩니다.

상대와 자신, 오직 둘만이 존재하는 팔각의 경기장.

정혁 씨에겐 어떤 느낌일까요?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남들이 볼 때는 되게 안 좋게 볼 수 있지만 저희 선수들이 생각할 때는 되게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집 같은 거죠."]

종합격투기는 급소 가격 등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치명적인 공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들 같은 정혁 씨의 첫 시합인 만큼 감독님은 걱정 반, 기대 반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애를 씁니다.

[전찬열/감독 : "굉장히 (상대 선수를) 일본에서는 천재적인 선수라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정혁이는 약간 기술적인 그런 섬세한 면이 떨어지지만 힘과 그리고 정혁이만의 정신력이 있습니다. 그런 정신력으로 아마 어떤 기술적인 걸 압도하고 이기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시합에서 다치지 않기 위해선 평소 훈련을 더욱 혹독하게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상도 잦고 지칠 때도 많지만, 정혁 씨는 결코 포기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그 이유는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엄마가 옆에 계신다는 자체가 큰 힘이 되고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너무 당연한 거지만 그게 너무 감사해요."]

험난했던 탈북 과정에서 “강해져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열두 살 소년.

이제 곧 세계 챔피언의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딛게 되는데요.

지난 몇 년 그가 흘린 땀방울이 아름답게 결실 맺기를 응원합니다.

우리나라 격투기 선수들은 대부분 형편이 넉넉지 않습니다.

정혁 씨도 마찬가지인데요.

새벽에는 시장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합니다.

누구보다 일찍 나와 연습에 몰두하는 그를 선배들은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정혁아, 고생한 만큼 꼭 보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 많으니까 꼭 다 승리로 장식하자. 파이팅!"]

한때 세상을 원망했던 소년은 복수심 대신 꿈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어떤 상대를 만나도 저는 정신력에서 밀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스물 두 살 청년의 아름다운 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원망 버리고 꿈 키운다…탈북 종합격투기 유망주
    • 입력 2018-03-24 08:12:37
    • 수정2018-03-24 08:29:14
    남북의 창
[앵커]

백승주 앵커, 격투기가 취미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네, 카포에이라라고 브라질에서 유래한 격투기를 좀 배웠습니다.

오늘 통일로미래로에서도 격투기 선수를 소개하는데요.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탈북 청년이라고 하는군요.

과거의 원망은 털고 격투기를 통해 꿈을 키우고 있는 이 청년을 통일로미래로의 새 얼굴 이다솜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체육관입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몸을 푸는 사람들.

강한 에너지가 넘칩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과 몸놀림이 남다른 이들은 종합 격투기 선수들인데요.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 : "저는 무에타이 4년 하고 종합격투기 팀에 들어온 지는 2년 됐습니다."]

권투와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등 운동 경력들이 화려합니다.

[전찬열/감독 : "유도, 레슬링 뭐 이런 여러 가지 (종목) 선수들이 다양하게 모여가지고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영역도 넓고 기술도 정교하면서도 다양하고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한 청년.

12살 무렵 한국 땅을 밟은 탈북민 장정혁 씨 인데요.

종합격투기 세계 챔피언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양한 격투 기술을 동원해 승부를 겨루는 격렬한 운동, 종합 격투기.

정혁 씨는 왜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게 됐을까요?

또 챔피언이 되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정혁 씨가 운동을 시작한 건 탈북 과정에서 겪은 차별과 고통 때문이었습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옛날에 중국에 있을 때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되게 많이 왕따 당하고 폭행도 많이 당했었거든요. 원래 복수하고 싶어서 (격투기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지금은요 그냥 꿈을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 같아요."

태권도와 합기도를 거쳐, 종합격투기에 입문한 건 약 2년 전.

당시 참가했던 특전사 캠프에서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팀을 만나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요.

["교육생 장정혁, 강하 준비 끝! (뛰어) 엄마 사랑합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격투기 선수로 꼭 성공해가지고 오늘처럼 제가 받은 것만큼 더 힘든 사람들한테 그만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체육관 생활을 통해 조금씩 문화 차이를 극복하며 챔피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선배들은 이런 정혁 씨가 기특하기만 합니다.

[정다운/종합격투기 선수 :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뭐 새터민들은 어떨까, 위험한 사람이 아닐까? 뭐 이런 생각도 해 봤는데 선배들한테도 깍듯이 대하는 친구고... 동료·동생들한테도 챙겨주는, 이제 자기가 형이랄까? 그런 친구인 것 같습니다."]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 : "애기라고 생각했는데 운동하는 거 보면서 ‘아,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 봤을 때 고등학생이었어요. 정혁이가..."]

격투기라고 해서 무조건 몸만 쓰는 건 아닙니다.

체력은 기본! 상대의 공격과 방어를 예측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합니다.

감독님은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자세 교정에 나섰는데요.

정혁 씨가 곧 프로 입문 경기를 치르기 때문입니다.

정혁 씨도 바짝 긴장했는데요.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밤에 잠도 안 오고 배고프고... 일단 상대를 이기기 전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먼저 이겨야 할 것 같습니다. 시합마다 안 떨린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차피 그 긴장감을 이겨내려고요.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정혁 씨는 네 명의 선수와 팀을 이뤄서 일본 팀과 겨루게 됩니다.

상대와 자신, 오직 둘만이 존재하는 팔각의 경기장.

정혁 씨에겐 어떤 느낌일까요?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남들이 볼 때는 되게 안 좋게 볼 수 있지만 저희 선수들이 생각할 때는 되게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집 같은 거죠."]

종합격투기는 급소 가격 등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치명적인 공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들 같은 정혁 씨의 첫 시합인 만큼 감독님은 걱정 반, 기대 반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애를 씁니다.

[전찬열/감독 : "굉장히 (상대 선수를) 일본에서는 천재적인 선수라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정혁이는 약간 기술적인 그런 섬세한 면이 떨어지지만 힘과 그리고 정혁이만의 정신력이 있습니다. 그런 정신력으로 아마 어떤 기술적인 걸 압도하고 이기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시합에서 다치지 않기 위해선 평소 훈련을 더욱 혹독하게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부상도 잦고 지칠 때도 많지만, 정혁 씨는 결코 포기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요.

그 이유는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엄마가 옆에 계신다는 자체가 큰 힘이 되고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너무 당연한 거지만 그게 너무 감사해요."]

험난했던 탈북 과정에서 “강해져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열두 살 소년.

이제 곧 세계 챔피언의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딛게 되는데요.

지난 몇 년 그가 흘린 땀방울이 아름답게 결실 맺기를 응원합니다.

우리나라 격투기 선수들은 대부분 형편이 넉넉지 않습니다.

정혁 씨도 마찬가지인데요.

새벽에는 시장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합니다.

누구보다 일찍 나와 연습에 몰두하는 그를 선배들은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최제이/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정혁아, 고생한 만큼 꼭 보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 많으니까 꼭 다 승리로 장식하자. 파이팅!"]

한때 세상을 원망했던 소년은 복수심 대신 꿈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장정혁/종합격투기 선수/탈북민 : "어떤 상대를 만나도 저는 정신력에서 밀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스물 두 살 청년의 아름다운 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