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순식간에 ‘쾅’…울산 버스 사고 현장

입력 2018.04.09 (08:31) 수정 2018.04.1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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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5일이죠.

울산에서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있었습니다.

승용차가 버스 옆면을 들이받아 버스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였습니다.

기울어진 버스 때문에 더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피해를 막은 건 지나가던 시민들이었습니다.

어제 법원은 승용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인명 피해가 컸던 만큼,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건데요.

사고 순간 영상을 보면 여러가지 의문점이 남는데,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오전 9시 반쯤, 울산시 북구의 한 도로입니다.

2차로를 달리던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더니 옆에서 달리던 시내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휘청이던 버스는 도로 옆 담장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전정규/버스 승객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붕 떠서 반대편 뒷좌석 바로 앞에 좌석까지 몸이 붕 떠서 이리 튕기고 저리 튕기고 튕겨서 거기까지 날아갔거든요.”]

[버스 승객/음성변조 : “갑자기 쾅 하더니 내가 어디로 가 있는지 몰랐는데 일단 내가 눈 뜨니까 의자 구석진 데에 처박혀 있더라고요.”]

돌담이 무너질 정도로 사고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운전 기사를 포함해 39명이 타고 있던 버스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버스 승객/음성변조 : “머리랑 다리랑 피 많이 흘린 사람도 많았고요. 뒤쪽은 그래도 조금 나은데 앞쪽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쳤어요. 담벼락이 다 날라 와서.”]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담벼락에 부딪힌 버스가 기울어져 중상자들이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어딘가에서 나타난 시민들이 하나둘 사고 버스 주변으로 달려왔습니다.

[전정규/버스 승객 : “내 옆에 있던 사람도 버스 운전석 있는 데까지 밀려가 버렸고 이쪽 반대편 하차하는 쪽에 있던 사람들도 몸이 반대편으로 밀려갔을 거고 차가 이 정도로 기운 상태였으니까.”]

기울이지는 버스를 맨손으로 떠받친 시민들.

무너진 담장 안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사고 소리를 듣고 나와 힘을 보탰습니다.

[강영국/울산 염포 119 안전센터 2팀장 : “비명 소리하고 도와달라는 그런 소리가 많이 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중상자들이 차량 내부에 갇혀있는, 차량 충격으로 인해서 운전석 뒤편 한군데에 굉장히 여러 분이 얽혀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부상자가 구조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 준 겁니다.

이 사고로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명 피해는 더 클 수도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출동한 소방대원이 구조 작업을 마무리한 뒤에야 조용히 사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강영국/울산 염포 119 안전센터 2팀장 : “만약에 2차 전도가 됐다면 차량 내부에 계셨던 중환자들이 더 많이 다쳤을 거로 생각합니다.”]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23살 윤 모 씨입니다.

법원은 어제 교통사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윤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은 만큼, 범죄 중대성이 인정된다는 게 구속 영장 발부 사유입니다.

윤 씨는 "차로 변경 과정에서 옆을 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승용차의 주행 기록 장치, EDR을 중심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입니다.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은 진로 변경이라고 하는데 방향지시등은 안 켠 것 같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면밀하게 조사를 더 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승용차 뒷유리에 비친 브레이크 표시등.

버스 옆면을 들이받고 3초 넘게 지나서야 불이 들어옵니다.

사고 충격으로 차가 휘청거릴 정도였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승용차가 완전히 멈춰서는 데도 10초 가까이 걸렸습니다.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브레이크를 밟은 경위에 대해서 운전자에게 물어보니까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고요. 여러 가지 정황이 있는데 파악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사고 현장을 자주 다니는 동료 버스 운전기사들은 승용차가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한 이유에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자동차 도로인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진출입로는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승용차 앞 2차로에는 다른 차량이 멀리 떨어져 있었던 반면, 사고 버스 앞 3차로에는 대형 트럭이 비교적 느린 속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굳이 3차로로 차선을 무리해서 바꿀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고 버스 동료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난) 도로는 커브도 없고 직선 도로라 사고 위험은 없어요. 신호등만 좀 보이지. 끼어드는 사람은 잘 없는데….”]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승용차 운전자) 휴대전화, 혈액, 소변, EDR(주행 기록 장치) 분석 의뢰를 여러 군데 해놓은 상태죠. (다친) 버스 기사도 조사를 못 받았어요...”]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의 휴대전화 사용이나 졸음운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또, 다친 사고 버스 운전기사가 회복하는 대로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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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순식간에 ‘쾅’…울산 버스 사고 현장
    • 입력 2018-04-09 08:36:37
    • 수정2018-04-10 08: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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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5일이죠.

울산에서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있었습니다.

승용차가 버스 옆면을 들이받아 버스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였습니다.

기울어진 버스 때문에 더 큰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피해를 막은 건 지나가던 시민들이었습니다.

어제 법원은 승용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인명 피해가 컸던 만큼,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건데요.

사고 순간 영상을 보면 여러가지 의문점이 남는데,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오전 9시 반쯤, 울산시 북구의 한 도로입니다.

2차로를 달리던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더니 옆에서 달리던 시내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휘청이던 버스는 도로 옆 담장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전정규/버스 승객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이 붕 떠서 반대편 뒷좌석 바로 앞에 좌석까지 몸이 붕 떠서 이리 튕기고 저리 튕기고 튕겨서 거기까지 날아갔거든요.”]

[버스 승객/음성변조 : “갑자기 쾅 하더니 내가 어디로 가 있는지 몰랐는데 일단 내가 눈 뜨니까 의자 구석진 데에 처박혀 있더라고요.”]

돌담이 무너질 정도로 사고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운전 기사를 포함해 39명이 타고 있던 버스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버스 승객/음성변조 : “머리랑 다리랑 피 많이 흘린 사람도 많았고요. 뒤쪽은 그래도 조금 나은데 앞쪽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쳤어요. 담벼락이 다 날라 와서.”]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담벼락에 부딪힌 버스가 기울어져 중상자들이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 순간 어딘가에서 나타난 시민들이 하나둘 사고 버스 주변으로 달려왔습니다.

[전정규/버스 승객 : “내 옆에 있던 사람도 버스 운전석 있는 데까지 밀려가 버렸고 이쪽 반대편 하차하는 쪽에 있던 사람들도 몸이 반대편으로 밀려갔을 거고 차가 이 정도로 기운 상태였으니까.”]

기울이지는 버스를 맨손으로 떠받친 시민들.

무너진 담장 안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사고 소리를 듣고 나와 힘을 보탰습니다.

[강영국/울산 염포 119 안전센터 2팀장 : “비명 소리하고 도와달라는 그런 소리가 많이 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중상자들이 차량 내부에 갇혀있는, 차량 충격으로 인해서 운전석 뒤편 한군데에 굉장히 여러 분이 얽혀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부상자가 구조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 준 겁니다.

이 사고로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시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명 피해는 더 클 수도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출동한 소방대원이 구조 작업을 마무리한 뒤에야 조용히 사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강영국/울산 염포 119 안전센터 2팀장 : “만약에 2차 전도가 됐다면 차량 내부에 계셨던 중환자들이 더 많이 다쳤을 거로 생각합니다.”]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23살 윤 모 씨입니다.

법원은 어제 교통사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윤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은 만큼, 범죄 중대성이 인정된다는 게 구속 영장 발부 사유입니다.

윤 씨는 "차로 변경 과정에서 옆을 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승용차의 주행 기록 장치, EDR을 중심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 중입니다.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은 진로 변경이라고 하는데 방향지시등은 안 켠 것 같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면밀하게 조사를 더 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의문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승용차 뒷유리에 비친 브레이크 표시등.

버스 옆면을 들이받고 3초 넘게 지나서야 불이 들어옵니다.

사고 충격으로 차가 휘청거릴 정도였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곧바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승용차가 완전히 멈춰서는 데도 10초 가까이 걸렸습니다.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브레이크를 밟은 경위에 대해서 운전자에게 물어보니까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고요. 여러 가지 정황이 있는데 파악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사고 현장을 자주 다니는 동료 버스 운전기사들은 승용차가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한 이유에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자동차 도로인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진출입로는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시 승용차 앞 2차로에는 다른 차량이 멀리 떨어져 있었던 반면, 사고 버스 앞 3차로에는 대형 트럭이 비교적 느린 속도로 가고 있었습니다.

굳이 3차로로 차선을 무리해서 바꿀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고 버스 동료 기사/음성변조 : “(사고가 난) 도로는 커브도 없고 직선 도로라 사고 위험은 없어요. 신호등만 좀 보이지. 끼어드는 사람은 잘 없는데….”]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승용차 운전자) 휴대전화, 혈액, 소변, EDR(주행 기록 장치) 분석 의뢰를 여러 군데 해놓은 상태죠. (다친) 버스 기사도 조사를 못 받았어요...”]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의 휴대전화 사용이나 졸음운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또, 다친 사고 버스 운전기사가 회복하는 대로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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