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공매도 폐지’ 靑 청원 봇물…공매도가 뭐길래?

입력 2018.04.09 (21:17) 수정 2018.04.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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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전산상으로만 지급된 주식을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이 판 행위가 사실상 공매도에 해당한다며, 이 제도를 폐지해 달라는 내용인데요.

불과 나흘 만에 20만 명 가까운 사람이 이 청원에 동참했습니다.

공매도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파는 건데요.

현행 법에선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는 허용되지만, 있지도 않은 주식을 파는 '무차입공매도'는 금지돼 있습니다.

이른바 '유령 주식'을 판 삼성증권 직원들의 행위가 이 '무차입공매도'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현재 증권사 시스템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국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삼성증권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이른바 '유령주식'은 총 28억 천만 주.

직원들은 이 가운데 5백만 주 가량을 팔았습니다.

실체가 없이 단순히 숫자로만 찍힌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긴 겁니다.

무차입공매도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동연/경제부총리(오늘 아침 MBC라디오) : "무차입 공매도는 지금 금지하게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것들이 벌어졌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제도 점검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보고요."]

실제 공매도도 일어났습니다.

한때 주가가 11% 넘게 빠지자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 물량을 던지면서 이날 삼성증권 공매도량은 평소보다 수십 배나 급증했습니다.

실체없는 주식이 지급돼 이렇게 시장의 공매도까지 부른 배경에는 시스템의 허점이 있었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하나의 전산 프로그램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리돼 있었다면 사고 자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금감원 조사 결과 국내 증권사 4곳이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는 데 있습니다.

전산 조작만으로 무차입공매도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장원교/희망나눔주주연대 이사장 : "한 개의 은행 지점에서 허위로 지폐를 만들어서 배포를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똑같은 상황이 발생되어 있는 거죠."]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사고를 공매도와 연결짓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증권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공매도 폐지 논란은 또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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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공매도 폐지’ 靑 청원 봇물…공매도가 뭐길래?
    • 입력 2018-04-09 21:18:13
    • 수정2018-04-09 21:50:33
    뉴스 9
[앵커]

이번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전산상으로만 지급된 주식을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이 판 행위가 사실상 공매도에 해당한다며, 이 제도를 폐지해 달라는 내용인데요.

불과 나흘 만에 20만 명 가까운 사람이 이 청원에 동참했습니다.

공매도란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파는 건데요.

현행 법에선 증거금을 내고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는 허용되지만, 있지도 않은 주식을 파는 '무차입공매도'는 금지돼 있습니다.

이른바 '유령 주식'을 판 삼성증권 직원들의 행위가 이 '무차입공매도'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현재 증권사 시스템에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국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삼성증권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이른바 '유령주식'은 총 28억 천만 주.

직원들은 이 가운데 5백만 주 가량을 팔았습니다.

실체가 없이 단순히 숫자로만 찍힌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긴 겁니다.

무차입공매도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동연/경제부총리(오늘 아침 MBC라디오) : "무차입 공매도는 지금 금지하게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것들이 벌어졌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제도 점검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보고요."]

실제 공매도도 일어났습니다.

한때 주가가 11% 넘게 빠지자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 물량을 던지면서 이날 삼성증권 공매도량은 평소보다 수십 배나 급증했습니다.

실체없는 주식이 지급돼 이렇게 시장의 공매도까지 부른 배경에는 시스템의 허점이 있었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을 하나의 전산 프로그램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리돼 있었다면 사고 자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금감원 조사 결과 국내 증권사 4곳이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는 데 있습니다.

전산 조작만으로 무차입공매도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장원교/희망나눔주주연대 이사장 : "한 개의 은행 지점에서 허위로 지폐를 만들어서 배포를 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똑같은 상황이 발생되어 있는 거죠."]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사고를 공매도와 연결짓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증권사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공매도 폐지 논란은 또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국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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