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심판 불신 팽배…판정 논란에 ‘홍역’

입력 2018.04.20 (23:28) 수정 2018.04.2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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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야구와 축구, 농구 등 국내 인기 프로 스포츠들이 최근 심판 판정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판정에 대한 불신, 프로 스포츠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요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스포츠 취재부 김기범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심판 판정 못 믿겠다' 이런 소리들이 계속 들리고 있는데,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요?

[기자]
네, 요즘 프로 스포츠 경기 보다보면 심판 판정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는 선수와 감독들 자주 볼 수 있으실 겁니다.

프로야구에서는 타자가 판정이 맞냐고 심판한테 묻다 퇴장당하는 경우가 있었고, 프로농구에서는 챔프전 아주 결정적인 때 판정 시비로 인해 사실상 승패가 갈린 일도 있었습니다.

축구에서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판정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일단 인터뷰 하나를 들어보시죠.

[김호/대전 시티즌 대표 이사 : "(심판한테) 나쁜 놈이라고 그랬어요, 나쁜 놈.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 될 걸 안 지니까, 성실하지 못하다는 거지..."]

[앵커]
심판한테 '나쁜 놈'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판정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김호 대표이사는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 끝난 뒤 심판실에 난입해서 나쁜 놈이란 말을 했는데요.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일단 화면 보시죠.

자 이 장면입니다.

대전의 김예성 선수가 수비 도중 넘어진 게 반칙이라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비디오판독을 해보니 오심이 아닌 정심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판정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갈등이 터져나온 사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른 종목, 특히 야구에서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심판의 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원인은 지난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타자들이 불만이 많이 생긴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긴 한데요.

최근 판정 항의 횟수가 너무 많고, 수위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 롯데의 채태인 선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방망이를 집어 던지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한화의 이용규 역시 최근 판정 때문에 욕설까지 해서 퇴장에 벌금 징계를 받았습니다.

심판의 대응도 문제가 있었는데요, 어떤 선수에게는 강하게 대응해 퇴장을 선언하고 다른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또 다른 불신을 낳기도 했습니다.

프로 농구의 경우는 판정 불신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특히 홈팀에게 유리한 이른바 홈콜로 인한 판정 시비가 많았습니다.

결국 며칠 전 끝난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막판 아주 중요한 순간, 홈팀에게 유리한 판정이 나와서 승패가 갈렸습니다.

이렇게 프로 스포츠 전 종목에 걸쳐 판정 시비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뭔가 대책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근본적인 문제는 오심 자체에 있다기 보다 심판과 선수 그리고 지도자가 서로를 못 믿겠다라는 이 불신 풍조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판정에 대해 걸핏하면 항의하고 싸우다 보면 팬들이 경기장을 떠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주요 프로스포츠 관중 추이를 살펴봤는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스포츠 프로야구조차 평균 관중은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축구는 해가 갈수록 관중이 줄고 있는 게 두드러지고 있죠.

우리 프로스포츠가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심판 판정 불신입니다.

사실 판정 논란은 승부 조작과 더불어 프로스포츠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두 가지 암적인 존재로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선수와 감독들은 불신 풍조를 버리고 심판을 더 믿고 존중하는 문화를 갖춰 나가야 합니다.

선수들 뿐 아니라 심판들도 지금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 동안 공정하지 못하고 정확성도 떨어지는 판정을 해왔기 때문에 선수들의 불신이 깊어진 점 또한 인정해야 할 겁니다.

프로야구같은 경우 최근 첨단 판독 기술 때문에 심판의 눈보다 더 정확한 판정이 가능한데요, 이를 따라잡는 심판들의 노력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 잘못된 판정은 솔직히 인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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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토크] 심판 불신 팽배…판정 논란에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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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4-21 00: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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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축구, 농구 등 국내 인기 프로 스포츠들이 최근 심판 판정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판정에 대한 불신, 프로 스포츠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요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스포츠 취재부 김기범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심판 판정 못 믿겠다' 이런 소리들이 계속 들리고 있는데,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요?

[기자]
네, 요즘 프로 스포츠 경기 보다보면 심판 판정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는 선수와 감독들 자주 볼 수 있으실 겁니다.

프로야구에서는 타자가 판정이 맞냐고 심판한테 묻다 퇴장당하는 경우가 있었고, 프로농구에서는 챔프전 아주 결정적인 때 판정 시비로 인해 사실상 승패가 갈린 일도 있었습니다.

축구에서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판정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일단 인터뷰 하나를 들어보시죠.

[김호/대전 시티즌 대표 이사 : "(심판한테) 나쁜 놈이라고 그랬어요, 나쁜 놈.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 될 걸 안 지니까, 성실하지 못하다는 거지..."]

[앵커]
심판한테 '나쁜 놈'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판정에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김호 대표이사는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 끝난 뒤 심판실에 난입해서 나쁜 놈이란 말을 했는데요.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일단 화면 보시죠.

자 이 장면입니다.

대전의 김예성 선수가 수비 도중 넘어진 게 반칙이라고 주장했는데, 나중에 비디오판독을 해보니 오심이 아닌 정심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판정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갈등이 터져나온 사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다른 종목, 특히 야구에서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심판의 볼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원인은 지난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타자들이 불만이 많이 생긴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긴 한데요.

최근 판정 항의 횟수가 너무 많고, 수위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 롯데의 채태인 선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방망이를 집어 던지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한화의 이용규 역시 최근 판정 때문에 욕설까지 해서 퇴장에 벌금 징계를 받았습니다.

심판의 대응도 문제가 있었는데요, 어떤 선수에게는 강하게 대응해 퇴장을 선언하고 다른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또 다른 불신을 낳기도 했습니다.

프로 농구의 경우는 판정 불신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특히 홈팀에게 유리한 이른바 홈콜로 인한 판정 시비가 많았습니다.

결국 며칠 전 끝난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막판 아주 중요한 순간, 홈팀에게 유리한 판정이 나와서 승패가 갈렸습니다.

이렇게 프로 스포츠 전 종목에 걸쳐 판정 시비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서 뭔가 대책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근본적인 문제는 오심 자체에 있다기 보다 심판과 선수 그리고 지도자가 서로를 못 믿겠다라는 이 불신 풍조에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판정에 대해 걸핏하면 항의하고 싸우다 보면 팬들이 경기장을 떠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주요 프로스포츠 관중 추이를 살펴봤는데요, 가장 인기가 많은 국민스포츠 프로야구조차 평균 관중은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축구는 해가 갈수록 관중이 줄고 있는 게 두드러지고 있죠.

우리 프로스포츠가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가 심판 판정 불신입니다.

사실 판정 논란은 승부 조작과 더불어 프로스포츠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두 가지 암적인 존재로 볼 수 있는데요.

일단 선수와 감독들은 불신 풍조를 버리고 심판을 더 믿고 존중하는 문화를 갖춰 나가야 합니다.

선수들 뿐 아니라 심판들도 지금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 동안 공정하지 못하고 정확성도 떨어지는 판정을 해왔기 때문에 선수들의 불신이 깊어진 점 또한 인정해야 할 겁니다.

프로야구같은 경우 최근 첨단 판독 기술 때문에 심판의 눈보다 더 정확한 판정이 가능한데요, 이를 따라잡는 심판들의 노력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 잘못된 판정은 솔직히 인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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