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의지’ 평가 상반…‘핵군축’ 의도는?

입력 2018.04.22 (21:10) 수정 2018.04.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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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ICBM 시험 발사 중단을 담은 결정서를 공개한 뒤, 북한이 정말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국내외에서 여러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이효용 기자! 만 하루가 지나면서 해외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특히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단 좀 신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상황이 진전됐다"면서도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는 없다는 점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됐다 낙마한 빅터 차 교수는 강경한데요, "비핵화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단언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한 게 아니라,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쟁점이 결국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이냐 인데, 어제(21일)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함께 핵군축을 언급했잖아요?

여기에 대한 해석이 또 분분하죠?

[기자]

북한은 결정서에서 '핵시험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핵군축'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전제로 핵을 같이 줄여나가겠다는 의민데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를 인정받고 다른 핵 보유국들과 함께 협상을 통해 핵 군축을 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대목인데요.

북한은 2016년 7월에 정부 성명을 통해 남쪽에 있는 핵무기를 철폐하라, 또 미국의 확장억지전략을 전재하지 말라는 등 지속적으로 핵군축 요구를 해왔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의지가 있냐,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이게 다른 핵보유국, 말하자면 미국과 1대1로 핵군축 협상에 나서겠다 그런 뜻인가요?

[기자]

언뜻 그렇게 불 수도 있지만, 맥락을 잘 살펴보면 그렇게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결정서에서 밝힌 내용은, 그 방점이 '핵시험 중지'에 찍혀야지 핵군축 협상을 제안했다, 이렇게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비핵화 의지를 좀 더 명확하게 왜 표시하지 않았냐 하는 의견도 나올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아직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도 하지 않았거든요.

비핵화 선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때 나올 수 있지, 현 시점에서, 그것도 내부 행사인 당 전원회의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그럼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을 알텐데, 북한이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대내적인 필요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핵강국이 되자며 핵무력 완성에 매진해 왔는데, 핵경제 병진노선의 대폭 수정, 핵시험 중지라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핵군축'이라는 논리를 표명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거라는 겁니다.

또 남북, 북미간에 큰 협상을 앞두고 이런 언급을 통해 대화의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더 많은 것을 얻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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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비핵화 의지’ 평가 상반…‘핵군축’ 의도는?
    • 입력 2018-04-22 21:11:18
    • 수정2018-04-22 2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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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ICBM 시험 발사 중단을 담은 결정서를 공개한 뒤, 북한이 정말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국내외에서 여러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이효용 기자! 만 하루가 지나면서 해외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특히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단 좀 신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상황이 진전됐다"면서도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겠느냐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동시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는 없다는 점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됐다 낙마한 빅터 차 교수는 강경한데요, "비핵화 선언과는 거리가 멀다"고 단언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한 게 아니라,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쟁점이 결국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는 것이냐 인데, 어제(21일)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함께 핵군축을 언급했잖아요?

여기에 대한 해석이 또 분분하죠?

[기자]

북한은 결정서에서 '핵시험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핵군축'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전제로 핵을 같이 줄여나가겠다는 의민데요,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를 인정받고 다른 핵 보유국들과 함께 협상을 통해 핵 군축을 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는 대목인데요.

북한은 2016년 7월에 정부 성명을 통해 남쪽에 있는 핵무기를 철폐하라, 또 미국의 확장억지전략을 전재하지 말라는 등 지속적으로 핵군축 요구를 해왔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의지가 있냐, 이런 회의적인 시각이 나옵니다.

[앵커]

그럼 이게 다른 핵보유국, 말하자면 미국과 1대1로 핵군축 협상에 나서겠다 그런 뜻인가요?

[기자]

언뜻 그렇게 불 수도 있지만, 맥락을 잘 살펴보면 그렇게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결정서에서 밝힌 내용은, 그 방점이 '핵시험 중지'에 찍혀야지 핵군축 협상을 제안했다, 이렇게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비핵화 의지를 좀 더 명확하게 왜 표시하지 않았냐 하는 의견도 나올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아직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도 하지 않았거든요.

비핵화 선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며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때 나올 수 있지, 현 시점에서, 그것도 내부 행사인 당 전원회의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그럼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을 알텐데, 북한이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대내적인 필요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핵강국이 되자며 핵무력 완성에 매진해 왔는데, 핵경제 병진노선의 대폭 수정, 핵시험 중지라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핵군축'이라는 논리를 표명하는 것이 불가피했을 거라는 겁니다.

또 남북, 북미간에 큰 협상을 앞두고 이런 언급을 통해 대화의 분위기는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더 많은 것을 얻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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