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비결?…초반 스크린 ‘장악’

입력 2018.05.04 (21:39) 수정 2018.05.0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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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극장 가보셨나요?

영화 어벤저스3 외에 다른 영화는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이 영화의 상영관이 많다보니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매번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한 편의 천만 영화 탄생을 목전에 두고 이런 '관객 쏠림' 현상의 문제를 짚어봅니다.

송형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9개 상영관을 갖춘 대형 극장, 영화 동호회원들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인도 영화를 고릅니다.

["새벽 2시인데?"]

전국 상영관 약 2,500개를 차지한 '어벤져스'에 밀려 상영시간이 새벽뿐입니다.

[정성은/영화 동호회 회원 : "지금 낮 1시인데 새벽 2시밖에 표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아요."]

[이춘희/영화 동호회 회원 : "다른 세계의 문화들도 접하고 한국 사회를 다룬 문화도 많이 접할 수 있을 텐데…."]

개봉 9일 동안 650만 명이 본 '어벤져스' 3편은 다음 주쯤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천만 관객이면 우리나라 인구 5명에 1명꼴로 본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인구의 20% 이상이 본 영화는 딱 두 편으로 추정됩니다.

일본과 아이슬란드인데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영화가 18편이나 됩니다.

세계적인 기현상이 거의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역대 1위 '명량'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본 셈인데요,

흥행 대표작들의 관람 추이를 분석해봤습니다.

개봉 3주째까지 급격한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은 다음 4주가 지나면 증가세가 갑자기 둔해집니다.

예외가 없지 않지만 초반 성적이 흥망을 좌우한다는 점은 한국 극장가에서는 기본법칙으로 통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봉 두 달여 동안 비슷한 속도로 관객이 드는 모습과 비교됩니다.

[김범준/성균관대 물리학과(통계물리학) 교수 : "첫날 개봉관을 얼마큼 확보하는지가 첫날부터 일주일 사이의 영화관람객 수를 상당 부분 결정할 거고요, 일주일 동안의 관람객 수가 결정되면 그 뒤로는 그 패턴이 유지되니까 이런 현상이 계속 있는 거죠."]

개봉 초기에 상영관 수에 따라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환경에서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 이른바 '다양성 영화'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집니다.

[정상진/엣나인필름 대표 :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하게 스크린 상한제 같은 부분은 검토를 좀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겠나. 반발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좀 더 폭넓은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크린 몰아주기를 제한하는 스크린상한제 등 영화 독과점 방지를 위한 개정안 3건은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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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 영화’ 비결?…초반 스크린 ‘장악’
    • 입력 2018-05-04 21:41:36
    • 수정2018-05-04 22: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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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극장 가보셨나요? 영화 어벤저스3 외에 다른 영화는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이 영화의 상영관이 많다보니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이런 논란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매번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한 편의 천만 영화 탄생을 목전에 두고 이런 '관객 쏠림' 현상의 문제를 짚어봅니다. 송형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9개 상영관을 갖춘 대형 극장, 영화 동호회원들이 최근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인도 영화를 고릅니다. ["새벽 2시인데?"] 전국 상영관 약 2,500개를 차지한 '어벤져스'에 밀려 상영시간이 새벽뿐입니다. [정성은/영화 동호회 회원 : "지금 낮 1시인데 새벽 2시밖에 표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아요."] [이춘희/영화 동호회 회원 : "다른 세계의 문화들도 접하고 한국 사회를 다룬 문화도 많이 접할 수 있을 텐데…."] 개봉 9일 동안 650만 명이 본 '어벤져스' 3편은 다음 주쯤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천만 관객이면 우리나라 인구 5명에 1명꼴로 본다는 얘기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인구의 20% 이상이 본 영화는 딱 두 편으로 추정됩니다. 일본과 아이슬란드인데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영화가 18편이나 됩니다. 세계적인 기현상이 거의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역대 1위 '명량'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본 셈인데요, 흥행 대표작들의 관람 추이를 분석해봤습니다. 개봉 3주째까지 급격한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은 다음 4주가 지나면 증가세가 갑자기 둔해집니다. 예외가 없지 않지만 초반 성적이 흥망을 좌우한다는 점은 한국 극장가에서는 기본법칙으로 통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봉 두 달여 동안 비슷한 속도로 관객이 드는 모습과 비교됩니다. [김범준/성균관대 물리학과(통계물리학) 교수 : "첫날 개봉관을 얼마큼 확보하는지가 첫날부터 일주일 사이의 영화관람객 수를 상당 부분 결정할 거고요, 일주일 동안의 관람객 수가 결정되면 그 뒤로는 그 패턴이 유지되니까 이런 현상이 계속 있는 거죠."] 개봉 초기에 상영관 수에 따라 작품의 운명이 결정되는 환경에서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등 이른바 '다양성 영화'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집니다. [정상진/엣나인필름 대표 :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하게 스크린 상한제 같은 부분은 검토를 좀 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겠나. 반발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좀 더 폭넓은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크린 몰아주기를 제한하는 스크린상한제 등 영화 독과점 방지를 위한 개정안 3건은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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