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에 부인들까지 동반…공공기관 전수 조사

입력 2018.05.07 (08:14) 수정 2018.05.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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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문제를 다 조사해봤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의 청원에 벌써 25만 명이 동참했는데요.

KBS가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지, 돈을 지원한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습니다.

취재결과 의원 중에는 피감기관의 돈을 받아 출장을 가면서 부인들까지 데려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3년 전 2015년의 일인데요.

당시 새누리당 소속 원유철, 홍지만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남미로 7박 10일간 출장을 떠났습니다.

페루와 에콰도르에 있는 코이카 무상 원조 사업지 시찰 명목이었는데, 이 출장에 의원 3명의 부인들이 함께 갔습니다.

당시 코이카의 출장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요

격려 만찬을 빼고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 이렇게 사흘이나 됐습니다.

의원들은 관광지로 유명한 페루의 마추픽추와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를 부부동반으로 관광했습니다.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원유철/자유한국당 의원(당시 새누리당) : "부인과 동행한 비용은 의원들 자부담입니다. 비행기 표 다 카드로 결제했고, 다 한 겁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 : "자비로 부담한 것이고요. 공식적인 행사나 시찰에 다 같이 참여했습니다. (비판은) 겸허하게 제가 받아들이겠습니다."]

출장 비용은 7천 만 원이 넘게 들었는데요,

국회 외교통일위의 피감기관인 코이카가 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KBS가 공공기관 299곳에 19대와 20대 국회 의원 해외 출장 지원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드러났습니다.

공개된 정보를 좀 자세히 살펴보면요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서 출장 간 국회의원들, 모두 159명으로 이들이 간 출장 횟수는 235차례입니다.

해외 출장 횟수가 가장 많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으로 모두 8번이고 2위는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으로 6번입니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합계 82번입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이 합계 126번입니다.

그렇다면 국민 세금으로 지원된 공공기관 예산으로 이들이 지원받은 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모두 15억 원으로, 한 사람 당 평균 640만 원이 들었습니다.

출장에 동행한 국회의원 보좌진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출장비를 모두 빼고 순수하게 국회의원만 계산한 금액인 만큼, 아주 보수적으로 낮춰 잡은 금액입니다.

게다가 공공기관 이외에 다른 피감기관까지 넓혀 보면요.

국회의원들이 출장 횟수와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게 분명합니다.

이렇다 보니 국회가 전수 조사에 나서라 이런 목소리가 높은데요

국회는 자체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지난 4일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 가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했고, 꼭 가야 할 경우엔 사전에 심사를 받기로 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놨습니다.

과거는 묻지 말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얘긴데,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에도 의원 26명이 32차례에 걸쳐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이 있었던 걸 보면, 국회의 말만 그대로 믿기엔 왠지 개운치 않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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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장에 부인들까지 동반…공공기관 전수 조사
    • 입력 2018-05-07 08:23:00
    • 수정2018-05-07 09: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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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문제를 다 조사해봤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의 청원에 벌써 25만 명이 동참했는데요.

KBS가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지, 돈을 지원한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봤습니다.

취재결과 의원 중에는 피감기관의 돈을 받아 출장을 가면서 부인들까지 데려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3년 전 2015년의 일인데요.

당시 새누리당 소속 원유철, 홍지만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남미로 7박 10일간 출장을 떠났습니다.

페루와 에콰도르에 있는 코이카 무상 원조 사업지 시찰 명목이었는데, 이 출장에 의원 3명의 부인들이 함께 갔습니다.

당시 코이카의 출장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요

격려 만찬을 빼고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 이렇게 사흘이나 됐습니다.

의원들은 관광지로 유명한 페루의 마추픽추와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를 부부동반으로 관광했습니다.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원유철/자유한국당 의원(당시 새누리당) : "부인과 동행한 비용은 의원들 자부담입니다. 비행기 표 다 카드로 결제했고, 다 한 겁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 : "자비로 부담한 것이고요. 공식적인 행사나 시찰에 다 같이 참여했습니다. (비판은) 겸허하게 제가 받아들이겠습니다."]

출장 비용은 7천 만 원이 넘게 들었는데요,

국회 외교통일위의 피감기관인 코이카가 댔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KBS가 공공기관 299곳에 19대와 20대 국회 의원 해외 출장 지원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드러났습니다.

공개된 정보를 좀 자세히 살펴보면요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서 출장 간 국회의원들, 모두 159명으로 이들이 간 출장 횟수는 235차례입니다.

해외 출장 횟수가 가장 많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으로 모두 8번이고 2위는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으로 6번입니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합계 82번입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이 합계 126번입니다.

그렇다면 국민 세금으로 지원된 공공기관 예산으로 이들이 지원받은 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모두 15억 원으로, 한 사람 당 평균 640만 원이 들었습니다.

출장에 동행한 국회의원 보좌진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출장비를 모두 빼고 순수하게 국회의원만 계산한 금액인 만큼, 아주 보수적으로 낮춰 잡은 금액입니다.

게다가 공공기관 이외에 다른 피감기관까지 넓혀 보면요.

국회의원들이 출장 횟수와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게 분명합니다.

이렇다 보니 국회가 전수 조사에 나서라 이런 목소리가 높은데요

국회는 자체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지난 4일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 가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했고, 꼭 가야 할 경우엔 사전에 심사를 받기로 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놨습니다.

과거는 묻지 말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얘긴데,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에도 의원 26명이 32차례에 걸쳐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이 있었던 걸 보면, 국회의 말만 그대로 믿기엔 왠지 개운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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