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협박, 차명계좌로 쇼핑?­…재단 놀이터 된 학교

입력 2018.05.08 (08:15) 수정 2018.05.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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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관련해 외신들이 이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그 뜻을 설명했는데요,

부끄러운 자화상이죠.

그런데 한진그룹 일가 사태로 또 다시 화두로 떠오른 갑질은 교육 현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2011년 이 학교의 이사장이 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습니다.

들어보시죠.

[00고교 이사장/2011년 7월/음성변조 " "문제 있으면 사표 쓰고 나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XX가 말야, 너 이 XX야 너 나가. 이 놈 XX가 말이야."]

이사장이 추진하던 우열반 편성에 반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얼마 뒤 이번엔 교장이 나서서 '백지 사직서'까지 강요합니다.

[00고교 교장/2011년 8월/음성변조 : "날짜를 안 쓰고 사직서를 써주면 그걸로 깨끗이 끝을 내겠다. 그 대신 사직서라는 것은 당신이 이런 일 또 일어나면 수리하는 거지."]

언제든 잘못을 하면 자르겠다는 건데...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전통이 있었는데요

모든 교사들이 매달 소득의 10%를 교회에 내는 '십일금에 적극 참여한다'는 서약서를 썼습니다.

이를 거부하면 해고 협박이 뒤따랐습니다.

교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A 교사/음성변조 : "'불만 많은 사람이 나가야지 젊은 사람이 나가서 못 할 일이 뭐가 있어.' 이사장과 교사와의 관계이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되게 위협적으로 느껴졌죠."

이에 대해 학교 이사장과 교장은 교사가 예의없는 행동을 해 화가 나서 폭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약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해고협박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사장의 말입니다.

[00고교 이사장/음성변조 : "서약서 받아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본 선생님이 있었나요? 선생님이 한 사람도 나간 사람이 없다 이겁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인 재단 이사장과 교장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학교 행정실 직원 명의의 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인데요,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병원과 백화점, 미용실 등에서 사용했습니다.

시간은 대부분 평일 낮 시간대였는데요,

근무 시간에 행정실 직원이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물어봤습니다.

[박00/행정실 직원·예금주/음성 변조 : "(근무시간에 미용실이라든지 골프장이라든지 이런 데를 결제한 내용이 있어서요.) 저는 잘 몰라요. (본인 계좌인데 그걸 모르세요?) 네 몰라요."]

예금주는 정작 내용을 모른다는 얘긴데, 사용 날짜와 장소 등을 교장 차를 운전하는 기사의 근무일지와 대조해봤더니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교장이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교장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교장 남편인 이사장이 차명계좌 사용을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돈의 출처데요,

수석 교사와 행정실장 이름으로 평균 한 달에 한 두 번 씩 각각 수십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경찰은 차명계좌 사용 혐의와 함께 교장이 불법적으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교육청도 이사장과 교장의 폭언과 협박에 대해 특별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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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언·협박, 차명계좌로 쇼핑?­…재단 놀이터 된 학교
    • 입력 2018-05-08 08:20:01
    • 수정2018-05-08 08: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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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관련해 외신들이 이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중세시대 영주처럼 부하직원이나 하도급업자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그 뜻을 설명했는데요,

부끄러운 자화상이죠.

그런데 한진그룹 일가 사태로 또 다시 화두로 떠오른 갑질은 교육 현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경기도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2011년 이 학교의 이사장이 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습니다.

들어보시죠.

[00고교 이사장/2011년 7월/음성변조 " "문제 있으면 사표 쓰고 나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XX가 말야, 너 이 XX야 너 나가. 이 놈 XX가 말이야."]

이사장이 추진하던 우열반 편성에 반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얼마 뒤 이번엔 교장이 나서서 '백지 사직서'까지 강요합니다.

[00고교 교장/2011년 8월/음성변조 : "날짜를 안 쓰고 사직서를 써주면 그걸로 깨끗이 끝을 내겠다. 그 대신 사직서라는 것은 당신이 이런 일 또 일어나면 수리하는 거지."]

언제든 잘못을 하면 자르겠다는 건데...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전통이 있었는데요

모든 교사들이 매달 소득의 10%를 교회에 내는 '십일금에 적극 참여한다'는 서약서를 썼습니다.

이를 거부하면 해고 협박이 뒤따랐습니다.

교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A 교사/음성변조 : "'불만 많은 사람이 나가야지 젊은 사람이 나가서 못 할 일이 뭐가 있어.' 이사장과 교사와의 관계이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되게 위협적으로 느껴졌죠."

이에 대해 학교 이사장과 교장은 교사가 예의없는 행동을 해 화가 나서 폭언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서약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해고협박은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사장의 말입니다.

[00고교 이사장/음성변조 : "서약서 받아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본 선생님이 있었나요? 선생님이 한 사람도 나간 사람이 없다 이겁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인 재단 이사장과 교장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학교 행정실 직원 명의의 은행 계좌 입출금 내역인데요,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병원과 백화점, 미용실 등에서 사용했습니다.

시간은 대부분 평일 낮 시간대였는데요,

근무 시간에 행정실 직원이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물어봤습니다.

[박00/행정실 직원·예금주/음성 변조 : "(근무시간에 미용실이라든지 골프장이라든지 이런 데를 결제한 내용이 있어서요.) 저는 잘 몰라요. (본인 계좌인데 그걸 모르세요?) 네 몰라요."]

예금주는 정작 내용을 모른다는 얘긴데, 사용 날짜와 장소 등을 교장 차를 운전하는 기사의 근무일지와 대조해봤더니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교장이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교장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교장 남편인 이사장이 차명계좌 사용을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돈의 출처데요,

수석 교사와 행정실장 이름으로 평균 한 달에 한 두 번 씩 각각 수십만 원이 입금됐습니다.

경찰은 차명계좌 사용 혐의와 함께 교장이 불법적으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교육청도 이사장과 교장의 폭언과 협박에 대해 특별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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