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무대’ 싱가포르 낙점…미국·북한의 셈법은?

입력 2018.05.11 (21:08) 수정 2018.05.11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판문점이나 평양을 제치고 싱가폴이 회담장소로 낙점된 이유는 뭘까요?

또 회담 날짜를 6월 12일로 잡은 이유도 궁금한데요.

미국과 북한의 셈법을 이효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015년 11월, 중국과 타이완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

분단 66년만에 양안 정상이 만난 곳이 바로 '아시아의 스위스'로도 불리는 싱가포르였습니다.

'세기의 담판' 장소로 싱가포르가 낙점된 데는 이런 역사적 회담이 열린 '중립적 외교무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판문점과 같은 상징성은 떨어지지만, 오히려 의제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미국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또 안전성과 교통과 편의성 등 우수한 인프라 때문에 미국 관리들은 처음부터 싱가포르를 원했고, 몇 주 간의 어려운 협상 끝에 타결지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켈리 멕사멘/전 美 국방부 아태담당차관보 대행 : "싱가포르는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에서 미국과 매우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면서도 중립적으로 보이는 국가입니다. 경호 측면에서도 두 정상에게 좋습니다."]

평양 개최를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게도 싱가포르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1975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측은 평양을 상당부분 자신의 세트장으로 활용을 해서 (회담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고싶었지만 미국측의 입장도 고려를 해야됐고 이 회담을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중재안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회담 시기를 G7 정상회의 직후로 잡은 점은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결의를 모아 회담에 나서고자 하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립 무대’ 싱가포르 낙점…미국·북한의 셈법은?
    • 입력 2018-05-11 21:10:09
    • 수정2018-05-11 22:07:12
    뉴스 9
[앵커]

판문점이나 평양을 제치고 싱가폴이 회담장소로 낙점된 이유는 뭘까요?

또 회담 날짜를 6월 12일로 잡은 이유도 궁금한데요.

미국과 북한의 셈법을 이효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015년 11월, 중국과 타이완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

분단 66년만에 양안 정상이 만난 곳이 바로 '아시아의 스위스'로도 불리는 싱가포르였습니다.

'세기의 담판' 장소로 싱가포르가 낙점된 데는 이런 역사적 회담이 열린 '중립적 외교무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판문점과 같은 상징성은 떨어지지만, 오히려 의제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미국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또 안전성과 교통과 편의성 등 우수한 인프라 때문에 미국 관리들은 처음부터 싱가포르를 원했고, 몇 주 간의 어려운 협상 끝에 타결지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켈리 멕사멘/전 美 국방부 아태담당차관보 대행 : "싱가포르는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에서 미국과 매우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면서도 중립적으로 보이는 국가입니다. 경호 측면에서도 두 정상에게 좋습니다."]

평양 개최를 강력히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게도 싱가포르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1975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양국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측은 평양을 상당부분 자신의 세트장으로 활용을 해서 (회담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고싶었지만 미국측의 입장도 고려를 해야됐고 이 회담을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중재안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회담 시기를 G7 정상회의 직후로 잡은 점은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결의를 모아 회담에 나서고자 하는 계산도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