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DMZ 미공개 사진 입수…20여 년 변화상은?

입력 2018.05.13 (21:18) 수정 2018.05.14 (19: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가 급변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곳이 있죠,

바로 DMZ,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입니다.

남과 북으로 각 2km씩, 4km 구간입니다.

하지만 긴장이 계속되면서 북한은 남으로, 남한은 북으로 조금씩 가까워져 DMZ는 점차 좁아졌습니다.

KBS가 20여 년에 걸쳐 DMZ를 관찰해 촬영한 미공개 사진들을 입수했는데요.

DMZ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재 모습을 촬영해 그 변화상을 분석해 봤습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 읍내에서 차로 10분, 민간인 통제 구역을 지납니다.

흙길을 좀 더 내달려 우리 측 소초에 도착합니다.

["단결,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기다란 띠는 북방한계선.

이 선과 우리 철책 사이가 비무장 지댑니다.

들판에 우뚝 선 시커먼 표지판, 군사분계선 팻말입니다.

원래는 이런 팻말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200m 간격으로 1,292개가 꽂혔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유실되고 망가져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젠 수풀이나 땅 모양으로 군사분계선 위치를 가늠합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귀순자들을 위한 안내판, 남측이 설치한 겁니다.

고아대십시요! '소리치라'는 뜻의 북한말입니다.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은 고압선 철책을 설치해뒀습니다.

어림잡아 3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곳, 걸으면 30분에 닿을 거립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비무장지댑니다.

멀리 북한 마을이 보이고, 북한군의 초소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널찍한 밭에선 여럿이 모여 일을 합니다.

우리 시골 풍경의 마을 앞으로 인공기가 꽂힌 2층 건물, 북한군 초솝니다.

건물 안, 북한군은 남쪽을 보고 서 있습니다.

부족한 먹을거리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북측 병사들은 그곳에서 부식을 농경활동까지 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군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들여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때 우거졌던 수목이 산불에 타들어갔습니다.

듬성듬성 남은 활엽수, 전쟁이 할퀸 상처처럼 남았습니다.

지금은 오가지도 못하는 곳이지만, 전쟁 전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손으로 일군 비뚜름한 논밭의 흔적만이 그 때 기억을 보여줍니다.

산세를 따라 이어지는 동부전선에서 곳곳이 습지인 서부전선까지, 점점 좁아져온 비무장 지대.

한반도 전체를 자유롭게 오갈 그런 날을 꿈 꿔봅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DMZ 미공개 사진 입수…20여 년 변화상은?
    • 입력 2018-05-13 21:21:39
    • 수정2018-05-14 19:52:19
    뉴스 9
[앵커]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가 급변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곳이 있죠,

바로 DMZ, 말 그대로 비무장지대입니다.

남과 북으로 각 2km씩, 4km 구간입니다.

하지만 긴장이 계속되면서 북한은 남으로, 남한은 북으로 조금씩 가까워져 DMZ는 점차 좁아졌습니다.

KBS가 20여 년에 걸쳐 DMZ를 관찰해 촬영한 미공개 사진들을 입수했는데요.

DMZ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재 모습을 촬영해 그 변화상을 분석해 봤습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 읍내에서 차로 10분, 민간인 통제 구역을 지납니다.

흙길을 좀 더 내달려 우리 측 소초에 도착합니다.

["단결,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기다란 띠는 북방한계선.

이 선과 우리 철책 사이가 비무장 지댑니다.

들판에 우뚝 선 시커먼 표지판, 군사분계선 팻말입니다.

원래는 이런 팻말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200m 간격으로 1,292개가 꽂혔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유실되고 망가져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젠 수풀이나 땅 모양으로 군사분계선 위치를 가늠합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귀순자들을 위한 안내판, 남측이 설치한 겁니다.

고아대십시요! '소리치라'는 뜻의 북한말입니다.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은 고압선 철책을 설치해뒀습니다.

어림잡아 3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곳, 걸으면 30분에 닿을 거립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비무장지댑니다.

멀리 북한 마을이 보이고, 북한군의 초소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널찍한 밭에선 여럿이 모여 일을 합니다.

우리 시골 풍경의 마을 앞으로 인공기가 꽂힌 2층 건물, 북한군 초솝니다.

건물 안, 북한군은 남쪽을 보고 서 있습니다.

부족한 먹을거리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북측 병사들은 그곳에서 부식을 농경활동까지 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군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들여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때 우거졌던 수목이 산불에 타들어갔습니다.

듬성듬성 남은 활엽수, 전쟁이 할퀸 상처처럼 남았습니다.

지금은 오가지도 못하는 곳이지만, 전쟁 전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손으로 일군 비뚜름한 논밭의 흔적만이 그 때 기억을 보여줍니다.

산세를 따라 이어지는 동부전선에서 곳곳이 습지인 서부전선까지, 점점 좁아져온 비무장 지대.

한반도 전체를 자유롭게 오갈 그런 날을 꿈 꿔봅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