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비무장지대 ‘20여 년의 변화’

입력 2018.05.14 (12:35) 수정 2018.05.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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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가 급변하면서 DMZ 즉,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가 20여 년에 걸쳐 DMZ를 관찰해 촬영한 미공개 사진들을 입수했는데요.

DMZ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재 모습을 촬영해 그 변화상을 분석해 봤습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 읍내에서 차로 10분, 민간인 통제 구역을 지납니다.

흙길을 좀 더 내달려 우리 측 소초에 도착합니다.

["단결,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기다란 띠는 북방한계선.

이 선과 우리 철책 사이가 비무장 지댑니다.

들판에 우뚝 선 시커먼 표지판, 군사분계선 팻말입니다.

원래는 이런 팻말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200m 간격으로 1,292개가 꽂혔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유실되고 망가져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젠 수풀이나 땅 모양으로 군사분계선 위치를 가늠합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귀순자들을 위한 안내판, 남측이 설치한 겁니다.

고아대십시요! '소리치라'는 뜻의 북한말입니다.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은 고압선 철책을 설치해뒀습니다.

어림잡아 3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곳, 걸으면 30분에 닿을 거립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비무장지댑니다.

멀리 북한 마을이 보이고, 북한군의 초소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널찍한 밭에선 여럿이 모여 일을 합니다.

우리 시골 풍경의 마을 앞으로 인공기가 꽂힌 2층 건물, 북한군 초솝니다.

건물 안, 북한군은 남쪽을 보고 서 있습니다.

부족한 먹을거리를 위해 ,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북측 병사들은 그곳에서 부식을 농경활동까지 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군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들여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때 우거졌던 수목이 산불에 타들어갔습니다.

듬성듬성 남은 활엽수, 전쟁이 할퀸 상처처럼 남았습니다.

지금은 오가지도 못하는 곳이지만, 전쟁 전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손으로 일군 비뚜름한 논밭의 흔적만이 그 때 기억을 보여줍니다.

산세를 따라 이어지는 동부전선에서 곳곳이 습지인 서부전선까지, 점점 좁아져온 비무장 지대.

한반도 전체를 자유롭게 오갈 그런 날을 꿈 꿔봅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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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아진 비무장지대 ‘20여 년의 변화’
    • 입력 2018-05-14 12:36:08
    • 수정2018-05-14 19:53:19
    뉴스 12
[앵커] 남북, 그리고 북미 관계가 급변하면서 DMZ 즉,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가 20여 년에 걸쳐 DMZ를 관찰해 촬영한 미공개 사진들을 입수했는데요. DMZ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재 모습을 촬영해 그 변화상을 분석해 봤습니다. 송금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 읍내에서 차로 10분, 민간인 통제 구역을 지납니다. 흙길을 좀 더 내달려 우리 측 소초에 도착합니다. ["단결,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기다란 띠는 북방한계선. 이 선과 우리 철책 사이가 비무장 지댑니다. 들판에 우뚝 선 시커먼 표지판, 군사분계선 팻말입니다. 원래는 이런 팻말입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200m 간격으로 1,292개가 꽂혔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유실되고 망가져 몇 개 남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젠 수풀이나 땅 모양으로 군사분계선 위치를 가늠합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귀순자들을 위한 안내판, 남측이 설치한 겁니다. 고아대십시요! '소리치라'는 뜻의 북한말입니다.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은 고압선 철책을 설치해뒀습니다. 어림잡아 3킬로미터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곳, 걸으면 30분에 닿을 거립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비무장지댑니다. 멀리 북한 마을이 보이고, 북한군의 초소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널찍한 밭에선 여럿이 모여 일을 합니다. 우리 시골 풍경의 마을 앞으로 인공기가 꽂힌 2층 건물, 북한군 초솝니다. 건물 안, 북한군은 남쪽을 보고 서 있습니다. 부족한 먹을거리를 위해 ,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북측 병사들은 그곳에서 부식을 농경활동까지 하면서 지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군인들의 생활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들여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때 우거졌던 수목이 산불에 타들어갔습니다. 듬성듬성 남은 활엽수, 전쟁이 할퀸 상처처럼 남았습니다. 지금은 오가지도 못하는 곳이지만, 전쟁 전엔 평범한 마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손으로 일군 비뚜름한 논밭의 흔적만이 그 때 기억을 보여줍니다. 산세를 따라 이어지는 동부전선에서 곳곳이 습지인 서부전선까지, 점점 좁아져온 비무장 지대. 한반도 전체를 자유롭게 오갈 그런 날을 꿈 꿔봅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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