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가장 소박한 절…‘묘향대’의 부처님 오신 날

입력 2018.05.22 (21:19) 수정 2018.05.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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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반야봉 중턱 해발 1500미터에 자리잡은 묘향대라는 암자를 아시는지요.

옛부터 선승들이 일생에 한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수행지였다고 하는데요.

하늘 아래 가장 소박한 절, '묘향대'를 김민철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하늘 아래 가장 높다는 절집을 찾아나섰습니다.

지리산 중턱 반야봉 산행입니다.

바위 넘고 개울 건너 5시간.

샛노란 양철 지붕이 눈에 들어옵니다.

묘향대입니다.

집 지은 이는 집보다 풍광에 욕심을 냈습니다.

하늘이 감춰둔 경치입니다.

텃밭의 스님, 이 곳에서 수행 중인 호림 스님입니다.

수행도 먹고 나서 하는 법입니다.

[호림 스님 : "한해 많이 채취하면 2~3년은 먹어요. 수행자들로서는 복 받은 곳이랄까요."]

스스로 일하는 중이라 말하는 호림스님, 이곳 묘향대에선 뭐든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불을 때고 밥 짓는 일도 흔한 일입니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 모처럼 절집에 사람 냄새가 납니다.

불자들의 소망을 담아 등에 담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 예불을 빼먹을 순 없습니다.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산나물과 쑥국이 저녁 밥상에 올랐습니다.

땀 흘려 일한 뒤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오늘처럼 묘향대가 시끄러운 날은 없었습니다.

스님 농담에 웃음바다가 됩니다.

지리산에 들어온 지 15년, 스님은 아직도 새롭다고 합니다.

[호림 스님 : "여기는 에너지가 충만해서 새로움이 맨날 맨날 솟아나오는 곳이라고 봐야죠. 그게 기운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생각으로 나오고 마음으로 나오는 거죠. 맨날 한결같지만 다 새롭다는 거죠."]

동트기 전, 만물을 깨우는 도량석이란 의식입니다.

[호림 스님 : "죽는 그 마지막 호흡까지 수행을 할 수 있다고 하면 수행자라서 바라는 마지막 소원이죠."]

날이 밝았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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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아래 가장 소박한 절…‘묘향대’의 부처님 오신 날
    • 입력 2018-05-22 21:20:14
    • 수정2018-05-22 21: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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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리산 반야봉 중턱 해발 1500미터에 자리잡은 묘향대라는 암자를 아시는지요.

옛부터 선승들이 일생에 한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수행지였다고 하는데요.

하늘 아래 가장 소박한 절, '묘향대'를 김민철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하늘 아래 가장 높다는 절집을 찾아나섰습니다.

지리산 중턱 반야봉 산행입니다.

바위 넘고 개울 건너 5시간.

샛노란 양철 지붕이 눈에 들어옵니다.

묘향대입니다.

집 지은 이는 집보다 풍광에 욕심을 냈습니다.

하늘이 감춰둔 경치입니다.

텃밭의 스님, 이 곳에서 수행 중인 호림 스님입니다.

수행도 먹고 나서 하는 법입니다.

[호림 스님 : "한해 많이 채취하면 2~3년은 먹어요. 수행자들로서는 복 받은 곳이랄까요."]

스스로 일하는 중이라 말하는 호림스님, 이곳 묘향대에선 뭐든 혼자 해결해야 합니다.

불을 때고 밥 짓는 일도 흔한 일입니다.

내일은 부처님 오신 날, 모처럼 절집에 사람 냄새가 납니다.

불자들의 소망을 담아 등에 담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 예불을 빼먹을 순 없습니다.

모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산나물과 쑥국이 저녁 밥상에 올랐습니다.

땀 흘려 일한 뒤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습니다.

오늘처럼 묘향대가 시끄러운 날은 없었습니다.

스님 농담에 웃음바다가 됩니다.

지리산에 들어온 지 15년, 스님은 아직도 새롭다고 합니다.

[호림 스님 : "여기는 에너지가 충만해서 새로움이 맨날 맨날 솟아나오는 곳이라고 봐야죠. 그게 기운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생각으로 나오고 마음으로 나오는 거죠. 맨날 한결같지만 다 새롭다는 거죠."]

동트기 전, 만물을 깨우는 도량석이란 의식입니다.

[호림 스님 : "죽는 그 마지막 호흡까지 수행을 할 수 있다고 하면 수행자라서 바라는 마지막 소원이죠."]

날이 밝았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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