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붙이고 감싸고’…예술에 숨어 들어간 한국

입력 2018.05.23 (07:31) 수정 2018.05.23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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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미술이라고 하면 우리 문화와는 동떨어진, 서구적인 예술품을 떠올리는데요.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소재가 듬뿍 들어간 현대 미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서양이 어우러진 현대 미술의 세계를 박예원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소담하지만 가볍지 않은 흑백의 느낌을 담은 작품들.

추상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출발은 일흔일곱 노작가가 꾹꾹 눌러 쓴 붓글씨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이 글귀를 같은 크기의 정 사각형으로 오리고, 수 없이 다시 배열했습니다.

먹으로 쓴 메시지가 현대적인 추상 작품으로 재탄생합니다.

[이철주/화가 : "그런 노동의 과정과 선비적인 정신과 이런 것이 (융합돼서) 나름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예술 세계(입니다)."]

화가의 작업실엔 오래된 책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책 속 한지가 작품의 재료입니다.

장마다 역사가 담긴 이 종이로 스티로폼을 감싸서 만든 삼각기둥 모양.

색을 곱게 물들여 화폭에 빼곡히 붙이면 새로운 예술품이 됩니다.

한약재 포장과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한국적 소재와 현대미술을 융합한 작가는 현대 미술의 중심부인 뉴욕과 런던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광영/화가 : "모든 역사와 모든 걸 한 데 정신을 한 데 싸서 모아서 붙여서 현대적인 서양 기법으로 내가 만들어 내는 거죠."]

화려하고 대담한 얼굴을 한 현대 서양 미술품의 이면에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자르고 싸매고, 붙여 담아낸 우리네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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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르고 붙이고 감싸고’…예술에 숨어 들어간 한국
    • 입력 2018-05-23 07:40:01
    • 수정2018-05-23 07: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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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라고 하면 우리 문화와는 동떨어진, 서구적인 예술품을 떠올리는데요.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소재가 듬뿍 들어간 현대 미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서양이 어우러진 현대 미술의 세계를 박예원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소담하지만 가볍지 않은 흑백의 느낌을 담은 작품들.

추상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뜻밖에 그 출발은 일흔일곱 노작가가 꾹꾹 눌러 쓴 붓글씨입니다.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이 글귀를 같은 크기의 정 사각형으로 오리고, 수 없이 다시 배열했습니다.

먹으로 쓴 메시지가 현대적인 추상 작품으로 재탄생합니다.

[이철주/화가 : "그런 노동의 과정과 선비적인 정신과 이런 것이 (융합돼서) 나름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예술 세계(입니다)."]

화가의 작업실엔 오래된 책들이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책 속 한지가 작품의 재료입니다.

장마다 역사가 담긴 이 종이로 스티로폼을 감싸서 만든 삼각기둥 모양.

색을 곱게 물들여 화폭에 빼곡히 붙이면 새로운 예술품이 됩니다.

한약재 포장과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한국적 소재와 현대미술을 융합한 작가는 현대 미술의 중심부인 뉴욕과 런던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광영/화가 : "모든 역사와 모든 걸 한 데 정신을 한 데 싸서 모아서 붙여서 현대적인 서양 기법으로 내가 만들어 내는 거죠."]

화려하고 대담한 얼굴을 한 현대 서양 미술품의 이면에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자르고 싸매고, 붙여 담아낸 우리네 정서가 담겨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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