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미세먼지 기승…선박 대기오염 저감 대책은?

입력 2018.05.23 (08:47) 수정 2018.05.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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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경제 소식 쉽게 풀어보는 박대기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특히 선박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들어봅니다.

박기자, 이번 징검다리 연휴 때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수치가 좋았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징검다리 연휴 때 공기가 참 맑아졌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덩달아 공원과 산에는 야외 활동하는 분들도 참 많이 보였는데요.

숨 쉬는 것만 달라져도 우리나라가 달라 보인다, 마치 공기 좋은 나라에 해외여행을 온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 위험 중 1위는 미세먼지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물론 고령화나 북핵 문제보다도 더 위험한 것으로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처럼 좋은 공기를 계속 유지해야 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까 관심이 많은데요.

많은 경우 국내 보다는 중국의 책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맞나요?

[기자]

네, 특히 편서풍이 불어올 때에는 중국의 영향이 큽니다.

연구마다 조금씩 다른데 중국 요인과 국내 요인을 6대 4 내지 5대 5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중국의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노력도 같이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화력발전소나 경유차 문제는 많이 제기됐지만 보통은 간과하기 쉬운 미세먼지 발생 요인도 있습니다.

국내 항만에 드나드는 대형 외항선은 상당수가 벙커C유를 사용합니다.

매연이 심한 경우도 있는데요.

벙커C유의 특성상 황과 함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고 있습니다.

파일럿 이라고 부르는 견인선이나 항만 안내선도 매연을 뿜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가운데 이런 선박에서 배출된 게 얼마인지 연구한 자료도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를 보면 도시 전체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의 73%가 선박에서 온 것이고요.

초미세먼지는 51%가 선박에서 나왔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황산화물의 11%, 초미세먼지의 10%가 선박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국내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의 10%가 선박에서 온 것이라니 심각하네요.

특히 부산의 경우는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네요?

[기자]

네, 부산이나 인천과 같은 항만도시에는 특히 선박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초대형 크루즈선 1척은 차량 350만 대에서 배출하는 수준의 이산화황을 배출합니다.

이 이산화황은 그 자체로도 해롭고 2차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선박에 의한 오염물질 배출로 전 세계 인구 중 6만여 명이 폐암이나 심장마비 등 심폐질환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은 연안에서 400km 이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만도시에 피해가 집중됩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상운송을 포기할 수는 없고요.

이렇게 심각한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 해결책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이미 국제기구도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국제 해사기구는 2년 뒤부터 벙커C유를 사용할 경우에 저감 장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해운업계에서도 곧 규제가 닥칠 예정인 것입니다.

대안은 크게 3가지가 논의 중입니다.

첫째, 배의 매연 배출구에다 매연 저감 장치를 다는 방식입니다.

이 장치가 수십억 대 이상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비싸다는 게 단점입니다.

둘째,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는 연료비가 상승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는 LPG, 즉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배를 만드는 것입니다.

화면에 지금 나오고 있는 배가 국내에 단 두 척만 있는 LPG 추진 선박입니다.

인천항에서 항만 안내선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이런 LPG 추진선은 벙커C유를 쓰는 경우보다 미세먼지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가격입니다.

20% 정도 비싼데요.

정부는 노후 선박을 LPG 추진선으로 대체할 경우에 10% 보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 기존 항만에는 급유시설만 있고 LPG를 공급할 설비가 제대로 안 갖춰진 경우가 많습니다.

LPG 보급 설비라든지 LPG 추진선 건조 기술이라든지 개발해야 할 것이 많은데 이 부분도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7년 뒤에는 국내에 100척의 LPG 추진선이 도입되도록 관공선 등을 주문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걱정하는 분위깁니다.

해외에서 LPG 보급이 어려울 수 있고 LPG 연료비가 비쌀 때는 벙커C유의 1.8배까지 듭니다.

선박이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소중한 자연을 위해서, 또 마음껏 숨 쉴 권리를 위해서 모두가 조금씩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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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23 0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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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경제 소식 쉽게 풀어보는 박대기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특히 선박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들어봅니다. 박기자, 이번 징검다리 연휴 때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수치가 좋았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징검다리 연휴 때 공기가 참 맑아졌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덩달아 공원과 산에는 야외 활동하는 분들도 참 많이 보였는데요. 숨 쉬는 것만 달라져도 우리나라가 달라 보인다, 마치 공기 좋은 나라에 해외여행을 온 것 같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불안해하고 있는 위험 중 1위는 미세먼지라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물론 고령화나 북핵 문제보다도 더 위험한 것으로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처럼 좋은 공기를 계속 유지해야 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까 관심이 많은데요. 많은 경우 국내 보다는 중국의 책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게 맞나요? [기자] 네, 특히 편서풍이 불어올 때에는 중국의 영향이 큽니다. 연구마다 조금씩 다른데 중국 요인과 국내 요인을 6대 4 내지 5대 5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중국의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노력도 같이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화력발전소나 경유차 문제는 많이 제기됐지만 보통은 간과하기 쉬운 미세먼지 발생 요인도 있습니다. 국내 항만에 드나드는 대형 외항선은 상당수가 벙커C유를 사용합니다. 매연이 심한 경우도 있는데요. 벙커C유의 특성상 황과 함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다량 배출하고 있습니다. 파일럿 이라고 부르는 견인선이나 항만 안내선도 매연을 뿜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가운데 이런 선박에서 배출된 게 얼마인지 연구한 자료도 있습니다. 부산의 경우를 보면 도시 전체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의 73%가 선박에서 온 것이고요. 초미세먼지는 51%가 선박에서 나왔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황산화물의 11%, 초미세먼지의 10%가 선박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국내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의 10%가 선박에서 온 것이라니 심각하네요. 특히 부산의 경우는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네요? [기자] 네, 부산이나 인천과 같은 항만도시에는 특히 선박에서 나온 미세먼지가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초대형 크루즈선 1척은 차량 350만 대에서 배출하는 수준의 이산화황을 배출합니다. 이 이산화황은 그 자체로도 해롭고 2차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선박에 의한 오염물질 배출로 전 세계 인구 중 6만여 명이 폐암이나 심장마비 등 심폐질환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은 연안에서 400km 이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만도시에 피해가 집중됩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상운송을 포기할 수는 없고요. 이렇게 심각한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 해결책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이미 국제기구도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국제 해사기구는 2년 뒤부터 벙커C유를 사용할 경우에 저감 장치를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해운업계에서도 곧 규제가 닥칠 예정인 것입니다. 대안은 크게 3가지가 논의 중입니다. 첫째, 배의 매연 배출구에다 매연 저감 장치를 다는 방식입니다. 이 장치가 수십억 대 이상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비싸다는 게 단점입니다. 둘째,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에는 연료비가 상승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는 LPG, 즉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배를 만드는 것입니다. 화면에 지금 나오고 있는 배가 국내에 단 두 척만 있는 LPG 추진 선박입니다. 인천항에서 항만 안내선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이런 LPG 추진선은 벙커C유를 쓰는 경우보다 미세먼지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가격입니다. 20% 정도 비싼데요. 정부는 노후 선박을 LPG 추진선으로 대체할 경우에 10% 보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 기존 항만에는 급유시설만 있고 LPG를 공급할 설비가 제대로 안 갖춰진 경우가 많습니다. LPG 보급 설비라든지 LPG 추진선 건조 기술이라든지 개발해야 할 것이 많은데 이 부분도 정부가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7년 뒤에는 국내에 100척의 LPG 추진선이 도입되도록 관공선 등을 주문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걱정하는 분위깁니다. 해외에서 LPG 보급이 어려울 수 있고 LPG 연료비가 비쌀 때는 벙커C유의 1.8배까지 듭니다. 선박이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습니다. 소중한 자연을 위해서, 또 마음껏 숨 쉴 권리를 위해서 모두가 조금씩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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