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방사능 못 잡는 ‘신속 검사’…“미량 지속 섭취도 문제”

입력 2018.06.01 (21:33) 수정 2018.06.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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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강보조식품으로 팔리는 '러시아산 차가버섯'과 '폴란드산 베리' 분말입니다.

지난해부터 이들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이 잇따라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있습니다.

일부 블루베리 분말은 기준치를 7배나 초과했고, 유통됐다 뒤늦게 회수된 제품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식품 수입은 모두 67만여 건.

물량은 해마다 느는데 정작 담당 부처인 식약처엔 방사능 검사 전담 인력이 없습니다.

몇 년 전엔 방사능 검사 시간까지 대폭 줄였는데, 문제는 없는지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품의 기준과 검사 절차 등을 담은 '식품공전'입니다.

방사능 검출 최소 측정 시간을 만 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측정 시간을 천8백 초로 줄인 '신속검사법'을 도입했습니다.

더 빨리, 많은 양을 검사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음성변조 : "만 초로 하면 좋죠. 그렇게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물량의 한계가 정확하게 지어져 버리고 지금보다 더 큰 구멍이 생기게 되니까..."]

하지만 이후에도 방사능 기준치를 넘은 제품들이 검역을 통과했다 회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검출 한계치도 논란입니다.

만 초로 측정하면 방사능 0.2베크렐 수준까지 검출되지만 천8백 초는 0.5베크렐 이상만 잡아낼 수 있습니다.

현재 식약처는 0.5베크렐 이하는 건강에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 아예 '불검출'로 처리합니다.

[김혜정/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 "식품공전대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있는 대로 표시해서 소비자들이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 자체가 원래 검사 방법에 맞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미량의 방사능도 누적해 섭취할 경우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황승식/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매일같이 먹는 식품에 (방사능) 오염이 됐다면 장기간 노출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후의 건강 영향을 우려해볼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수입 차가버섯과 베리류 가공식품을 특별 검사하고, 방사능 검사 인력 증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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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방사능 못 잡는 ‘신속 검사’…“미량 지속 섭취도 문제”
    • 입력 2018-06-01 21:36:38
    • 수정2018-06-04 0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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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강보조식품으로 팔리는 '러시아산 차가버섯'과 '폴란드산 베리' 분말입니다. 지난해부터 이들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 '세슘'이 잇따라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있습니다. 일부 블루베리 분말은 기준치를 7배나 초과했고, 유통됐다 뒤늦게 회수된 제품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식품 수입은 모두 67만여 건. 물량은 해마다 느는데 정작 담당 부처인 식약처엔 방사능 검사 전담 인력이 없습니다. 몇 년 전엔 방사능 검사 시간까지 대폭 줄였는데, 문제는 없는지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품의 기준과 검사 절차 등을 담은 '식품공전'입니다. 방사능 검출 최소 측정 시간을 만 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측정 시간을 천8백 초로 줄인 '신속검사법'을 도입했습니다. 더 빨리, 많은 양을 검사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음성변조 : "만 초로 하면 좋죠. 그렇게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물량의 한계가 정확하게 지어져 버리고 지금보다 더 큰 구멍이 생기게 되니까..."] 하지만 이후에도 방사능 기준치를 넘은 제품들이 검역을 통과했다 회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검출 한계치도 논란입니다. 만 초로 측정하면 방사능 0.2베크렐 수준까지 검출되지만 천8백 초는 0.5베크렐 이상만 잡아낼 수 있습니다. 현재 식약처는 0.5베크렐 이하는 건강에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 아예 '불검출'로 처리합니다. [김혜정/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 "식품공전대로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있는 대로 표시해서 소비자들이 판단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 자체가 원래 검사 방법에 맞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미량의 방사능도 누적해 섭취할 경우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황승식/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매일같이 먹는 식품에 (방사능) 오염이 됐다면 장기간 노출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후의 건강 영향을 우려해볼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수입 차가버섯과 베리류 가공식품을 특별 검사하고, 방사능 검사 인력 증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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