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 한옥마을?…투자자 피해 잇따라

입력 2018.06.04 (21:40) 수정 2018.06.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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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옥 마을이 들어선다는 부동산 업체의 거짓 광고에 속아 시세보다 비싼 값에 땅을 산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곳은 산 정상부인데다 경사가 가팔라 한옥마을은 커녕 주택조차 지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377m, 경남 김해 도심에 있는 산입니다.

75살 김모 할머니는 3년 전 이 산에 한옥마을이 들어설 거라는 부동산업체의 말을 듣고 천5백여만 원을 들여 땅을 샀습니다.

그런데 김 할머니가 산 땅은 산 중턱이 아니라 정상부였습니다.

[김OO/투자자/음성변조 : "여기 와서 설명하니까 이 땅(중턱)이라고 생각하고 샀죠. 정말 끌어서 없는 돈을...애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아야 되겠다 싶은 생각에..."]

문제는 이 땅에 한옥마을을 지을 수 없다는 겁니다.

산 정상부의 경사도가 30도 이상이어서 김해시가 정한 주택지 허용 경사도 21도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문용주/김해시 허가과장 : "(경사도)35도이기 때문에 기준을 초과해서 도저히 개발 허가할 수 없는 그런 땅이 되겠습니다."]

산 정상부를 사들인 기획부동산업체 측은 땅을 살 사람을 데려오면 거래가의 최고 10%를 지급한다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3.3㎡당 평균 30만 원선, 시세보다 4~5배 비싼 값에 팔았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투자자만 350여 명, 금액은 백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년 안에 땅값이 오르지 않으면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시행사 미팅하고 있어서. 지분자들 모아서 저희가 한번 설명회를 할 건데..."]

경찰은 투자자들의 고소가 잇따라 접수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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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꼭대기에 한옥마을?…투자자 피해 잇따라
    • 입력 2018-06-04 21:42:18
    • 수정2018-06-04 21: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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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옥 마을이 들어선다는 부동산 업체의 거짓 광고에 속아 시세보다 비싼 값에 땅을 산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곳은 산 정상부인데다 경사가 가팔라 한옥마을은 커녕 주택조차 지을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377m, 경남 김해 도심에 있는 산입니다.

75살 김모 할머니는 3년 전 이 산에 한옥마을이 들어설 거라는 부동산업체의 말을 듣고 천5백여만 원을 들여 땅을 샀습니다.

그런데 김 할머니가 산 땅은 산 중턱이 아니라 정상부였습니다.

[김OO/투자자/음성변조 : "여기 와서 설명하니까 이 땅(중턱)이라고 생각하고 샀죠. 정말 끌어서 없는 돈을...애들에게 짐이 되지는 않아야 되겠다 싶은 생각에..."]

문제는 이 땅에 한옥마을을 지을 수 없다는 겁니다.

산 정상부의 경사도가 30도 이상이어서 김해시가 정한 주택지 허용 경사도 21도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문용주/김해시 허가과장 : "(경사도)35도이기 때문에 기준을 초과해서 도저히 개발 허가할 수 없는 그런 땅이 되겠습니다."]

산 정상부를 사들인 기획부동산업체 측은 땅을 살 사람을 데려오면 거래가의 최고 10%를 지급한다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3.3㎡당 평균 30만 원선, 시세보다 4~5배 비싼 값에 팔았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투자자만 350여 명, 금액은 백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2년 안에 땅값이 오르지 않으면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시행사 미팅하고 있어서. 지분자들 모아서 저희가 한번 설명회를 할 건데..."]

경찰은 투자자들의 고소가 잇따라 접수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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