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궁중족발’ 막아야…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되나?

입력 2018.06.17 (21:15) 수정 2018.06.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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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임대료 갈등이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서울 서촌 궁중족발 사건이 있었죠.

문제는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있는데, 개정안이 20건 넘게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논의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동안 이어진 임대료 인상 다툼과 12번의 강제 집행.

세입자인 족발집 사장은 홧김에 건물주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부인 윤 씨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윤경자/‘궁중족발’ 사장 : "저희같은 약자의 임차 상인을 아예 벼랑 끝으로 내모는 법이더라구요. 갱신보호 기간 5년 이내만 법의 보호를 받고..."]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갈등이 서촌과 홍대 같은 이른바 '뜨는 상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8년 전 대기업을 그만두고 종로의 부모님 가게를 이어받은 이성우 씨, 건물주가 한달 임대료를 35% 올리겠다고 통보해 와 막막한 요즘입니다.

[이성우/돈가스점 운영 : "법에 의해서 임대인은 왜 나가라고 할까, 그리고 나는 왜 나갈 수밖에 없을까. 매우 심한 자괴감이 들고 있죠."]

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들어서만 23건이 발의됐습니다.

계약 갱신 청구권 연장과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등을 담고 있지만 여야 정쟁 탓에 2년이 넘도록 국회 상임위에 묶여 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0대 국회 후반기 첫 민생 과제로 풀자는 입장입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하반기 국회에서는 제발 빨리 이런 법률들이 논의되고 통과되어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6백만 소상공인들의 답답한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는 아직 차기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논의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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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궁중족발’ 막아야…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되나?
    • 입력 2018-06-17 21:17:33
    • 수정2018-06-17 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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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임대료 갈등이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서울 서촌 궁중족발 사건이 있었죠.

문제는 상가 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있는데, 개정안이 20건 넘게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논의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창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동안 이어진 임대료 인상 다툼과 12번의 강제 집행.

세입자인 족발집 사장은 홧김에 건물주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부인 윤 씨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윤경자/‘궁중족발’ 사장 : "저희같은 약자의 임차 상인을 아예 벼랑 끝으로 내모는 법이더라구요. 갱신보호 기간 5년 이내만 법의 보호를 받고..."]

더 큰 문제는 이같은 갈등이 서촌과 홍대 같은 이른바 '뜨는 상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8년 전 대기업을 그만두고 종로의 부모님 가게를 이어받은 이성우 씨, 건물주가 한달 임대료를 35% 올리겠다고 통보해 와 막막한 요즘입니다.

[이성우/돈가스점 운영 : "법에 의해서 임대인은 왜 나가라고 할까, 그리고 나는 왜 나갈 수밖에 없을까. 매우 심한 자괴감이 들고 있죠."]

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대 국회 들어서만 23건이 발의됐습니다.

계약 갱신 청구권 연장과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등을 담고 있지만 여야 정쟁 탓에 2년이 넘도록 국회 상임위에 묶여 있습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0대 국회 후반기 첫 민생 과제로 풀자는 입장입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하반기 국회에서는 제발 빨리 이런 법률들이 논의되고 통과되어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6백만 소상공인들의 답답한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는 아직 차기 국회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논의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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