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공산당 종말

입력 1991.08.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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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앵커 :

다시 소련사태를 집중 분석해 봅니다.


지난 74년 동안 소련사회를 지배해온 소련공산당의 몰락은 과거 러시아혁명이 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세계사의 변혁을 재현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혁의 선구자이며 급기야는 소련공산당의 해체까지 선언한 고르바초프의 운명과 소련의 앞날을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 연일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련공산주의의 실험은 이미 끝났다는 사실입니다.

김영근 기자가 보도해드립니다.


김영근 기자 :

낫과 망치로 상징되던 소련 적기가 내려지고 옛 러시아제국의 3색기가 자리잡습니다.

한때 출세의 발판이던 당원증이 이제는 숨기고 싶은 경력으로 전락했습니다.

공산이념의 혼을 불어넣은 마르크스가 현상전단에 오르는 수모를 겪고 있고 그 이념을 현실로 만들었던 혁명아 레닌이 저 높은 자리에서 땅위로 내팽개쳐집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공산종주국이라는 소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구상의 반쪽을 호령하던 공산주의 운동은 지난 1848년 마르크스와 엥겔스 두 독일인이 내놓은 작은 책자, 공산주의선언에 뿌리를 둡니다.

그 정교한 이론체계는 당연히 혁명을 꿈꾸던 몽상가들에게는 둘도 없는 교범이었습니다.

1917년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혁명의 성공은 세계사의 일대 변혁이었고 일찍이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체제의 출발이었습니다.

스탈린 철권통치기간에 공산당은 인민과 국가의 모든 기구에 군림하는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자리잡습니다.

후르시초프시대는 스탈린 격하운동에 의해서 대외정책의 유연한 변화를 가져오지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브레지네프의 등장은 또다시 동서냉전의 골을 깊게 만들며 이른바 제한주권론 아래 동구권국가에 대한 문단속을 강화합니다.

1985년 고르바초프의 등장은 결과적으로 그렇게도 공고했던 공산당 파멸의 역사에 시작이었습니다.

고르바초프, 49살 젊은 나이에 최연소 정치국원이 된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출세기반은 당연히 공산당이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새로운 변화의 주역이었던 그들을 지금 역사의 뒷전으로 떠밀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개혁의 속성은 근본적인 체제변화였기 때문입니다.

고르바초프의 공산당 해체선언은 자신의 모태를 끊어내는 뒤늦기는 했지만 마지막 승부수였습니다.


소련 국영TV :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오늘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의 해체를 결정했습니다.

또 공산당 소유 모든 재산의 국고귀속을 지시했습니다.


김영근 기자 :

소련공산당은 이제 그 스스로 갈 길을 개척해야 한다.

고르바초프의 이 설명은 결국 볼셰비키 혁명이후 소련의 모든 것을 지배하던 소련공산당 72년의 역사를 마감하는 선언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해체의 길을 걷게 된 소련공산당, 그들이 제2의 쿠데타 다시 한 번 대반격에 나설 힘이 있는가.


코헨 (미 역사학자) :

수많은 공산당원들이 아직도 소련 전국에서 웅크리고 있다.


김영근 기자 :

그러나 이미 증명됐듯 공산당의 척결을 바라는 국민들의 입장은 너무나 뚜렷합니다.


모스크바 시민 :

우리는 중병을 앓고 있다.

먼저 암을 제거해야 한다.


김영근 기자 :

결국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어 보수 세력이 다시 득세하더라도 이미 돌아서버린 민심을 끌기 위해서는 적어도 공산당의 부활을 명분으로 내세우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지금 전개되는 소련의 혁명적 변화상황에 소련공산당이 어떠한 형태로든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세계 90여 국가에서 6천5백만의 당원을 갖고 있는 세계 공산 세력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국제 공산주의운동은 이미 지난 56년 명목상의 운동기관이던 코민포룸의 해체를 계기로 구심점을 상실한 채 개별국가 차원으로의 운동의 방향과 성격이 바뀐 지가 오랩니다.

이념이 힘을 잃어가면서 권력장치로써의 공산당기능만 강제되는 것이 아직까지 지구상에 남은 공산국가의 대체적인 현실입니다.

역사적인 흐름을 외면한 그 당연한 결과가 소련공산당의 몰락이라면 그 다음차례는 과연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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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련 공산당 종말
    • 입력 1991-08-26 21:00:00
    뉴스 9

박성범 앵커 :

다시 소련사태를 집중 분석해 봅니다.


지난 74년 동안 소련사회를 지배해온 소련공산당의 몰락은 과거 러시아혁명이 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세계사의 변혁을 재현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혁의 선구자이며 급기야는 소련공산당의 해체까지 선언한 고르바초프의 운명과 소련의 앞날을 예측키 어려운 상황이 연일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련공산주의의 실험은 이미 끝났다는 사실입니다.

김영근 기자가 보도해드립니다.


김영근 기자 :

낫과 망치로 상징되던 소련 적기가 내려지고 옛 러시아제국의 3색기가 자리잡습니다.

한때 출세의 발판이던 당원증이 이제는 숨기고 싶은 경력으로 전락했습니다.

공산이념의 혼을 불어넣은 마르크스가 현상전단에 오르는 수모를 겪고 있고 그 이념을 현실로 만들었던 혁명아 레닌이 저 높은 자리에서 땅위로 내팽개쳐집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 공산종주국이라는 소련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구상의 반쪽을 호령하던 공산주의 운동은 지난 1848년 마르크스와 엥겔스 두 독일인이 내놓은 작은 책자, 공산주의선언에 뿌리를 둡니다.

그 정교한 이론체계는 당연히 혁명을 꿈꾸던 몽상가들에게는 둘도 없는 교범이었습니다.

1917년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혁명의 성공은 세계사의 일대 변혁이었고 일찍이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체제의 출발이었습니다.

스탈린 철권통치기간에 공산당은 인민과 국가의 모든 기구에 군림하는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자리잡습니다.

후르시초프시대는 스탈린 격하운동에 의해서 대외정책의 유연한 변화를 가져오지만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브레지네프의 등장은 또다시 동서냉전의 골을 깊게 만들며 이른바 제한주권론 아래 동구권국가에 대한 문단속을 강화합니다.

1985년 고르바초프의 등장은 결과적으로 그렇게도 공고했던 공산당 파멸의 역사에 시작이었습니다.

고르바초프, 49살 젊은 나이에 최연소 정치국원이 된 경력이 말해주듯 그의 출세기반은 당연히 공산당이었습니다.

바로 그 점이 새로운 변화의 주역이었던 그들을 지금 역사의 뒷전으로 떠밀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개혁의 속성은 근본적인 체제변화였기 때문입니다.

고르바초프의 공산당 해체선언은 자신의 모태를 끊어내는 뒤늦기는 했지만 마지막 승부수였습니다.


소련 국영TV :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오늘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의 해체를 결정했습니다.

또 공산당 소유 모든 재산의 국고귀속을 지시했습니다.


김영근 기자 :

소련공산당은 이제 그 스스로 갈 길을 개척해야 한다.

고르바초프의 이 설명은 결국 볼셰비키 혁명이후 소련의 모든 것을 지배하던 소련공산당 72년의 역사를 마감하는 선언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해체의 길을 걷게 된 소련공산당, 그들이 제2의 쿠데타 다시 한 번 대반격에 나설 힘이 있는가.


코헨 (미 역사학자) :

수많은 공산당원들이 아직도 소련 전국에서 웅크리고 있다.


김영근 기자 :

그러나 이미 증명됐듯 공산당의 척결을 바라는 국민들의 입장은 너무나 뚜렷합니다.


모스크바 시민 :

우리는 중병을 앓고 있다.

먼저 암을 제거해야 한다.


김영근 기자 :

결국 역사의 물줄기가 바뀌어 보수 세력이 다시 득세하더라도 이미 돌아서버린 민심을 끌기 위해서는 적어도 공산당의 부활을 명분으로 내세우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지금 전개되는 소련의 혁명적 변화상황에 소련공산당이 어떠한 형태로든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세계 90여 국가에서 6천5백만의 당원을 갖고 있는 세계 공산 세력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국제 공산주의운동은 이미 지난 56년 명목상의 운동기관이던 코민포룸의 해체를 계기로 구심점을 상실한 채 개별국가 차원으로의 운동의 방향과 성격이 바뀐 지가 오랩니다.

이념이 힘을 잃어가면서 권력장치로써의 공산당기능만 강제되는 것이 아직까지 지구상에 남은 공산국가의 대체적인 현실입니다.

역사적인 흐름을 외면한 그 당연한 결과가 소련공산당의 몰락이라면 그 다음차례는 과연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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