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사기...무역관행 허점

입력 1994.04.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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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은행지점장을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무역 사기사건을 계기로 해서, 무역관행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처럼, 국내의 수출업자가 가짜로 서류를 만들어서 은행돈을 빼낼 수도 있고, 외국에 있는 수입업자나 은행 이 트집을 잡아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이런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가 취재를 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중국과 거래를 해 온 한 무역회사 사무실 입니다. 석 달째 문이 잠긴 채 간판만 걸려있습니다. 사장이 가짜 선적서류를 만들어서, 은행에서 돈을 타낸 뒤 외국으로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가짜서류 가운데는 조금만 세밀히 관찰했더라면, 가짜임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세관에서 수출검사를 받은 것처럼 꾸민 수 출면장과 중국의 수입업자가 가짜로 꾸며 보낸 물품검사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은행은, 그저 무역관행에 따라 가짜서류에 속아 돈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운송회사는 아예 세관검사도 받지 않은 물건을 배에 실은 것처럼 거짓 서류까지 만들어 줬습니다.


이정완 (화련해운 이사) :

수출자가 제시하는 면장에 근거해서, 진위여부는 확인 못한채 저희 들이 발급했는데, 이거는 우리업계의 관행으로 돼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이처럼 관례화된 무역관행에는 적지 않은 허점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 이런 허점이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상사 중재원에는 올 들어서만도 벌써 40건이 넘는 분쟁사례가 접수 돼 있습니다.


곽영실 (대한상사중재원 수석위원) :

수출업계나 은행에서 서류검토시에 작은 하자라도 철저히 검토를 한 후..


정필모 기자 :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은행이나 무역업체들은, 관행만을 믿고 중국측과거래를해와,피해가늘고있습니다.게다가분쟁에대비한중재조항조차넣지않아서, 피해보상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필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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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 사기...무역관행 허점
    • 입력 1994-04-04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은행지점장을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무역 사기사건을 계기로 해서, 무역관행에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처럼, 국내의 수출업자가 가짜로 서류를 만들어서 은행돈을 빼낼 수도 있고, 외국에 있는 수입업자나 은행 이 트집을 잡아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이런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가 취재를 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중국과 거래를 해 온 한 무역회사 사무실 입니다. 석 달째 문이 잠긴 채 간판만 걸려있습니다. 사장이 가짜 선적서류를 만들어서, 은행에서 돈을 타낸 뒤 외국으로 달아났기 때문입니다. 가짜서류 가운데는 조금만 세밀히 관찰했더라면, 가짜임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세관에서 수출검사를 받은 것처럼 꾸민 수 출면장과 중국의 수입업자가 가짜로 꾸며 보낸 물품검사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은행은, 그저 무역관행에 따라 가짜서류에 속아 돈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운송회사는 아예 세관검사도 받지 않은 물건을 배에 실은 것처럼 거짓 서류까지 만들어 줬습니다.


이정완 (화련해운 이사) :

수출자가 제시하는 면장에 근거해서, 진위여부는 확인 못한채 저희 들이 발급했는데, 이거는 우리업계의 관행으로 돼 있습니다.


정필모 기자 :

이처럼 관례화된 무역관행에는 적지 않은 허점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거래에서 이런 허점이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상사 중재원에는 올 들어서만도 벌써 40건이 넘는 분쟁사례가 접수 돼 있습니다.


곽영실 (대한상사중재원 수석위원) :

수출업계나 은행에서 서류검토시에 작은 하자라도 철저히 검토를 한 후..


정필모 기자 :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은행이나 무역업체들은, 관행만을 믿고 중국측과거래를해와,피해가늘고있습니다.게다가분쟁에대비한중재조항조차넣지않아서, 피해보상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필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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