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민속관 첨단 방재시설 무력

입력 1995.03.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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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불이 난 롯데월드 민속관은 최첨단의 방재시설을 갖췄다고 자타가 공인하던 곳이었습니다. 자체 소방차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불길이 솟자 첨단장비는 작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화에 방해가 됐다고 합니다. 방재요원들은 자체 소방설비를 너무 믿은 나머지 신고마저 늦춰서 피해는 더욱 커졌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황상무 기자 :

롯데측이 소방서에 신고한 시간은 밤 11시 8분. 불이 난지 27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자체 방재요원들이 불을 끄려고 했지만 불은 커지기만 했습니다.


“소화전 6개 가지고 끈 거야. 스프링클러 있지 자부하지... 연락 않고 슬그머니 끄려고 한거지...”


불을 끄는데 실패한 직원들은 오히려 화재현장을 확인하려는 소방관의 출입까지 막고 나섰습니다.


“잠깐만요... 아 빨리 열어줘.”

소방관이 화재감식을 위해 사진채증을 하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 방재계장 :

그것은 일반상식이죠. 소방관이 화재 끄려 왔는데 막는 게 이건 뭐 그건 안 되죠. 그건 소방법에 위반되는 거 아닙니까?


황상무 기자 :

롯데건물은 첨단 방재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첨단시설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방염시설은 스프링쿨러의 작동을 방해했습니다. 불길이 벽속으로 숨어들어 감지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 중앙감시실 직원 :

그 내부에 불이 붙었기 때문에 자꾸 계속 꺼도 그냥 계속 나오는 거죠. 물이 떨어져도 그게 안 꺼지는 게 왜냐면...


황상무 기자 :

창문이 없는 빌딩구조는 진화를 어렵게 했습니다. 가득 찬 유독가스가 소방관들을 막았습니다.


소방관 :

호흡기가 다 떨어졌어요. 내가 쓴 것만 해도 7개는 썼거든...


황상무 기자 :

완벽을 자랑하던 첨단 방재시스템. 그러나 작은 화재 앞에서도 무기력함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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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월드 민속관 첨단 방재시설 무력
    • 입력 1995-03-23 21:00:00
    뉴스 9

이윤성 앵커 :

불이 난 롯데월드 민속관은 최첨단의 방재시설을 갖췄다고 자타가 공인하던 곳이었습니다. 자체 소방차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불길이 솟자 첨단장비는 작동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화에 방해가 됐다고 합니다. 방재요원들은 자체 소방설비를 너무 믿은 나머지 신고마저 늦춰서 피해는 더욱 커졌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황상무 기자 :

롯데측이 소방서에 신고한 시간은 밤 11시 8분. 불이 난지 27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자체 방재요원들이 불을 끄려고 했지만 불은 커지기만 했습니다.


“소화전 6개 가지고 끈 거야. 스프링클러 있지 자부하지... 연락 않고 슬그머니 끄려고 한거지...”


불을 끄는데 실패한 직원들은 오히려 화재현장을 확인하려는 소방관의 출입까지 막고 나섰습니다.


“잠깐만요... 아 빨리 열어줘.”

소방관이 화재감식을 위해 사진채증을 하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 방재계장 :

그것은 일반상식이죠. 소방관이 화재 끄려 왔는데 막는 게 이건 뭐 그건 안 되죠. 그건 소방법에 위반되는 거 아닙니까?


황상무 기자 :

롯데건물은 첨단 방재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첨단시설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방염시설은 스프링쿨러의 작동을 방해했습니다. 불길이 벽속으로 숨어들어 감지가 안됐기 때문입니다.


롯데월드 중앙감시실 직원 :

그 내부에 불이 붙었기 때문에 자꾸 계속 꺼도 그냥 계속 나오는 거죠. 물이 떨어져도 그게 안 꺼지는 게 왜냐면...


황상무 기자 :

창문이 없는 빌딩구조는 진화를 어렵게 했습니다. 가득 찬 유독가스가 소방관들을 막았습니다.


소방관 :

호흡기가 다 떨어졌어요. 내가 쓴 것만 해도 7개는 썼거든...


황상무 기자 :

완벽을 자랑하던 첨단 방재시스템. 그러나 작은 화재 앞에서도 무기력함을 드러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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