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환 양에게 격려와 온정 쇄도

입력 1995.07.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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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칠흑 같은 밤은 현장에서 13일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유지환 양에게 오늘 격려와 온정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하면서 보내주는 격려 속에 유지환 양은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만큼의 축복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을 겁니다.

연규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연규선 기자 :

구조대원이 가져온 칼 연마기. 유양은 암흑의 콘크리트 더미에서 공포를 달래기 위해 만지작거렸던 연마기를 보자 정말로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 연마기 기억나지요?”

“네. 가지고 있었어요.”


평소 어렵기만 하던 회사 사장님이 직접 병실을 방문해 쾌유를 빌고 위로금까지 전달하자 유양은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타는 듯한 갈증으로 구조된 뒤 물부터 찾았던 유양에게 수백 병의 음료수가 전달됐습니다. 파격적인 취업제의와 방송출연 요청도 뒤따랐습니다. 하루 사이에 변해버린 현실이 믿기지 않아 유양은 쑥스럽고 어리등절한 표정입니다. 특히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치료를 책임지겠다는 의사까지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안 좋으신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왼쪽이요.”

“그럼 식사 같은 건 잘하세요?”

“네.”

“이런 경우에는 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면 치료가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애타게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을 실종자 가족과 다른 환자를 생각하면 유양과 유양의 가족들은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정광임 (유양 어머니) :

미안하고 죄송하고 혼자 나온데 대해서...


연규선 기자 :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유양에게 쏟아지는 온정. 또 다른 생존자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KBS 뉴스, 연규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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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환 양에게 격려와 온정 쇄도
    • 입력 1995-07-12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칠흑 같은 밤은 현장에서 13일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유지환 양에게 오늘 격려와 온정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두 내 일처럼 기뻐하면서 보내주는 격려 속에 유지환 양은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것만큼의 축복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을 겁니다.

연규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연규선 기자 :

구조대원이 가져온 칼 연마기. 유양은 암흑의 콘크리트 더미에서 공포를 달래기 위해 만지작거렸던 연마기를 보자 정말로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 연마기 기억나지요?”

“네. 가지고 있었어요.”


평소 어렵기만 하던 회사 사장님이 직접 병실을 방문해 쾌유를 빌고 위로금까지 전달하자 유양은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타는 듯한 갈증으로 구조된 뒤 물부터 찾았던 유양에게 수백 병의 음료수가 전달됐습니다. 파격적인 취업제의와 방송출연 요청도 뒤따랐습니다. 하루 사이에 변해버린 현실이 믿기지 않아 유양은 쑥스럽고 어리등절한 표정입니다. 특히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의 치료를 책임지겠다는 의사까지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안 좋으신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왼쪽이요.”

“그럼 식사 같은 건 잘하세요?”

“네.”

“이런 경우에는 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면 치료가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애타게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을 실종자 가족과 다른 환자를 생각하면 유양과 유양의 가족들은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정광임 (유양 어머니) :

미안하고 죄송하고 혼자 나온데 대해서...


연규선 기자 :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유양에게 쏟아지는 온정. 또 다른 생존자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우리 모두의 바람입니다.

KBS 뉴스, 연규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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