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중 11명 자살

입력 1996.09.18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류근찬 앵커 :

군경의 추적을 받고 달아나던 무장간첩 가운데 11명이 오늘 오후에 강릉시 청학산 계곡에서 자폭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일단 침투조가 아니라 잠수함의 승무원들인 것 같다는게 군경의 설명입니다. 한명이 열명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가 계속해서 이들의 침투와 도주 그리고 자폭 과정 등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장기철 기자 :

오늘 새벽 1시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던 북한의 침투용 잠수함이 강릉시 남쪽 대포동 앞바다에 접근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이 일대에 널려있는 바다밑 암초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승무원과 침투요원들은 모두 잠수함을 빠져나왔습니다. 이들의 침투흔적은 곧 발견돼서 전군에 진돗개 하나라는 긴급 비상경계령이 내려졌고 군경의 추적이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해서 동해 고속도로를 건너 괘방산 산속으로 숨어들었으나 주민들에게 발견됩니다. 군경의 추적망이 계속 좁혀들어오자 이들은 임곡계곡을 거쳐서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해발 337미터의 청학산으로 도주합니다. 오후 4시반쯤 퇴로를 막히게 되자 이들은 집단자살이라는 극한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이들은 군복과 군화 대신에 점퍼와 티셔쓰 테니스화와 운동화 등을 신고 있는 등 민간침투를 시도하다 포위망이 좁혀지자 집단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장으로 보이는 한명이 권총으로 부하들을 차례로 쏴 숨지게 한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집단으로 극약을 먹고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침투요원들이 아닌 인민무력부 소속 승무조원들로 잠수함에서 발견된 명단의 주인공들인 함장과 부기관장 항해장 기관 부기관 등 간부들과 김동현 김흥걸 송동철 등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장기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도주중 11명 자살
    • 입력 1996-09-18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군경의 추적을 받고 달아나던 무장간첩 가운데 11명이 오늘 오후에 강릉시 청학산 계곡에서 자폭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일단 침투조가 아니라 잠수함의 승무원들인 것 같다는게 군경의 설명입니다. 한명이 열명을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장기철 기자가 계속해서 이들의 침투와 도주 그리고 자폭 과정 등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장기철 기자 :

오늘 새벽 1시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던 북한의 침투용 잠수함이 강릉시 남쪽 대포동 앞바다에 접근했습니다. 이 잠수함은 이 일대에 널려있는 바다밑 암초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승무원과 침투요원들은 모두 잠수함을 빠져나왔습니다. 이들의 침투흔적은 곧 발견돼서 전군에 진돗개 하나라는 긴급 비상경계령이 내려졌고 군경의 추적이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해서 동해 고속도로를 건너 괘방산 산속으로 숨어들었으나 주민들에게 발견됩니다. 군경의 추적망이 계속 좁혀들어오자 이들은 임곡계곡을 거쳐서 이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해발 337미터의 청학산으로 도주합니다. 오후 4시반쯤 퇴로를 막히게 되자 이들은 집단자살이라는 극한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이들은 군복과 군화 대신에 점퍼와 티셔쓰 테니스화와 운동화 등을 신고 있는 등 민간침투를 시도하다 포위망이 좁혀지자 집단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선장으로 보이는 한명이 권총으로 부하들을 차례로 쏴 숨지게 한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지만 집단으로 극약을 먹고 자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침투요원들이 아닌 인민무력부 소속 승무조원들로 잠수함에서 발견된 명단의 주인공들인 함장과 부기관장 항해장 기관 부기관 등 간부들과 김동현 김흥걸 송동철 등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장기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