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100년 역사 담은 예술 마을…완주 ‘힐링’ 여행

입력 2018.07.04 (08:41) 수정 2018.07.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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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 시간입니다.

매주 수요일 특색있는 여행지를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박은주 기자, 오늘은 어딘가요.

[기자]

전라북도 완주로 가볼까 합니다.

두 분, 완주가 어딘지 아세요?

전주에서 불과 30분 거린데요.

완주는 삼국시대부터 전주와 합쳐 완산주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1935년에 전주와 분리되면서 완산주에서 따온 완전할 완에 고을 주자를 써서 완주로 불리게 됐습니다.

완전한 고을, 즉 살기 좋은 곳이란 뜻인데요.

국내 최대 곡창지대, 호남평야 덕분이었습니다.

때문에 일제 강점기엔 양곡이 수탈되던 거점이기도 했는데요.

이런 아픈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킨 고장, 전북 완주로 떠나봅니다.

[리포트]

푸르고 너른 평야가 펼쳐진 전라북도 완주군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인 호남평야의 북동쪽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산과 들이 어우러져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오늘은 이곳의 유일한 기차역인 삼례역에서 여행, 시작합니다.

삼례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 곳! 바로 비비정이란 정자입니다.

정자에 올라서면 호남평야의 젖줄, 만경강과 드넓은 평야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예로부터 이곳에서 만경강을 날아다니는 기러기 떼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며 전주 8경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또 하나의 명소가 눈에 띕니다.

바로 비비정 예술열차입니다.

1928년에 놓여진 이 철교는 7년 전 KTX 전라선 철길이 새롭게 생기면서 제 기능을 다했는데요.

여기에 완주군이 관광 사업 일환으로 무궁화호 4칸을 가져와 철교 위에 올려놓고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정겨운 통기타 연주는 물론 인테리어 소품들도 감상할 수 있고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유다현/전북 전주시 : "예술열차에서 이렇게 있다 보니까 장식품도 만들고 멋진 풍경도 볼 수 있어서 설레고 좋았어요."]

특히 아름다운 만경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인기를 끕니다.

[서연자/전북 전주시 :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면서 차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너무 힐링되고 좋습니다."]

예술열차에서 내려 북쪽으로 약 5분간 가다보면 이색적인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요.

바로 비비정 마을 사람들의 자랑거리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입니다.

마을 입구의 빈 공터를 활용해 만든 곳인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는 5명의 요리사들! 예사롭지 않습니다.

평균 연령 60대.

모두 비비정 마을의 주민들입니다.

[정도순/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직원 : "최순덕 어머니는 탕 쪽, 김정순 어머니는 삶고 다듬고, 윤암숙 어머니는 고기 삶고, 조기 찌고, 저는 총괄이에요, 반찬 종류 무치고."]

전북의 별미인 홍어를 삭혀 만든 홍어탕부터, 누구나 좋아하는 불고기와 버섯전골까지~

수십 년간 갈고 닦은 손맛으로 손님들의 입맛 제대로 사로잡습니다.

[강영림/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직원 : "예전에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식당 다니며 일을 28년 동안 했어요. 내가 집에서 (가족들에게) 하는 것처럼 손님들에게 요리하니까 (나중엔) 식당이 잘 됐어요. 그러다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서 일하고 있어요."]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의 모든 식재료들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른 채소를 사용하는데요.

마을 어르신이 수레를 끌고 집집마다 다니며 가져온 채소가 그날의 반찬이 됩니다.

그야말로 시골 밥상의 정겨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방경원/전북 전주시 : "맛이 깔끔하고 재료도 신선하고 담백해요.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고향의 맛."]

비비정 마을에서 약 10분간 달려가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곳, 삼례문화예술촌에 도착합니다.

이 낡고 녹슨 건물들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 창고인데요.

무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당시 일제는 전북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군산항을 통해 실어갔는데, 이 창고들이 사용됐습니다.

[강종임/문화 해설사 : "1926년 일제가 수탈의 목적으로 지은 창고입니다. 그렇게 사용하던 것을 해방 후에 농협에서 양곡 창고로 활용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창고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자 2013년도에 완주군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삼례문화예술촌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쌀을 채웠던 양곡창고가 이제는 문화를 채운 창고로 거듭났는데요.

모두 6개 동이 있습니다.

책 만드는 기자재와 도구가 전시된 북아트센터, 조선시대 전통 목가구를 재현한 목공소, 그리고 과학과 상상이 만나는 곳, 디지털 아트관 등이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아트관, 아이들에게 인기인데요.

[이정훈/삼례문화예술촌 총감독 :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작품과 VR(가상체험)과 같은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미래 콘텐츠가 같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VR체험만으로도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선우/전북 익산시 : "진짜 (놀이기구) 같아요. 롤러코스터 탄 것 같아요."]

주말에는 소극장에서 특별한 공연도 펼쳐지는데요.

비비정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준비한 아름다운 공연들입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조차 예술 공간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과 주민들의 노력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곳, 전북 완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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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100년 역사 담은 예술 마을…완주 ‘힐링’ 여행
    • 입력 2018-07-04 08:44:20
    • 수정2018-07-04 09: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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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기자 꿀!정보 시간입니다.

매주 수요일 특색있는 여행지를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박은주 기자, 오늘은 어딘가요.

[기자]

전라북도 완주로 가볼까 합니다.

두 분, 완주가 어딘지 아세요?

전주에서 불과 30분 거린데요.

완주는 삼국시대부터 전주와 합쳐 완산주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1935년에 전주와 분리되면서 완산주에서 따온 완전할 완에 고을 주자를 써서 완주로 불리게 됐습니다.

완전한 고을, 즉 살기 좋은 곳이란 뜻인데요.

국내 최대 곡창지대, 호남평야 덕분이었습니다.

때문에 일제 강점기엔 양곡이 수탈되던 거점이기도 했는데요.

이런 아픈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킨 고장, 전북 완주로 떠나봅니다.

[리포트]

푸르고 너른 평야가 펼쳐진 전라북도 완주군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인 호남평야의 북동쪽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산과 들이 어우러져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오늘은 이곳의 유일한 기차역인 삼례역에서 여행, 시작합니다.

삼례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 곳! 바로 비비정이란 정자입니다.

정자에 올라서면 호남평야의 젖줄, 만경강과 드넓은 평야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요.

예로부터 이곳에서 만경강을 날아다니는 기러기 떼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며 전주 8경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또 하나의 명소가 눈에 띕니다.

바로 비비정 예술열차입니다.

1928년에 놓여진 이 철교는 7년 전 KTX 전라선 철길이 새롭게 생기면서 제 기능을 다했는데요.

여기에 완주군이 관광 사업 일환으로 무궁화호 4칸을 가져와 철교 위에 올려놓고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정겨운 통기타 연주는 물론 인테리어 소품들도 감상할 수 있고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는데요.

[유다현/전북 전주시 : "예술열차에서 이렇게 있다 보니까 장식품도 만들고 멋진 풍경도 볼 수 있어서 설레고 좋았어요."]

특히 아름다운 만경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인기를 끕니다.

[서연자/전북 전주시 :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면서 차 한 잔 마시고 있는데 너무 힐링되고 좋습니다."]

예술열차에서 내려 북쪽으로 약 5분간 가다보면 이색적인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요.

바로 비비정 마을 사람들의 자랑거리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입니다.

마을 입구의 빈 공터를 활용해 만든 곳인데요.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는 5명의 요리사들! 예사롭지 않습니다.

평균 연령 60대.

모두 비비정 마을의 주민들입니다.

[정도순/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직원 : "최순덕 어머니는 탕 쪽, 김정순 어머니는 삶고 다듬고, 윤암숙 어머니는 고기 삶고, 조기 찌고, 저는 총괄이에요, 반찬 종류 무치고."]

전북의 별미인 홍어를 삭혀 만든 홍어탕부터, 누구나 좋아하는 불고기와 버섯전골까지~

수십 년간 갈고 닦은 손맛으로 손님들의 입맛 제대로 사로잡습니다.

[강영림/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직원 : "예전에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식당 다니며 일을 28년 동안 했어요. 내가 집에서 (가족들에게) 하는 것처럼 손님들에게 요리하니까 (나중엔) 식당이 잘 됐어요. 그러다 고향인 이곳에 내려와서 일하고 있어요."]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의 모든 식재료들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른 채소를 사용하는데요.

마을 어르신이 수레를 끌고 집집마다 다니며 가져온 채소가 그날의 반찬이 됩니다.

그야말로 시골 밥상의 정겨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방경원/전북 전주시 : "맛이 깔끔하고 재료도 신선하고 담백해요.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고향의 맛."]

비비정 마을에서 약 10분간 달려가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곳, 삼례문화예술촌에 도착합니다.

이 낡고 녹슨 건물들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양곡 창고인데요.

무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당시 일제는 전북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군산항을 통해 실어갔는데, 이 창고들이 사용됐습니다.

[강종임/문화 해설사 : "1926년 일제가 수탈의 목적으로 지은 창고입니다. 그렇게 사용하던 것을 해방 후에 농협에서 양곡 창고로 활용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창고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자 2013년도에 완주군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삼례문화예술촌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쌀을 채웠던 양곡창고가 이제는 문화를 채운 창고로 거듭났는데요.

모두 6개 동이 있습니다.

책 만드는 기자재와 도구가 전시된 북아트센터, 조선시대 전통 목가구를 재현한 목공소, 그리고 과학과 상상이 만나는 곳, 디지털 아트관 등이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아트관, 아이들에게 인기인데요.

[이정훈/삼례문화예술촌 총감독 :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작품과 VR(가상체험)과 같은 어린아이들과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미래 콘텐츠가 같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VR체험만으로도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선우/전북 익산시 : "진짜 (놀이기구) 같아요. 롤러코스터 탄 것 같아요."]

주말에는 소극장에서 특별한 공연도 펼쳐지는데요.

비비정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준비한 아름다운 공연들입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조차 예술 공간으로 승화시켰습니다.

때묻지 않은 자연과 주민들의 노력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곳, 전북 완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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