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에 부는 ‘여권신장’ 바람

입력 2018.07.12 (23:20) 수정 2018.07.13 (00: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아직 여성의 권리가 여러모로 제한돼 있는데요.

최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억압된 여성의 권리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다방면으로 여권도 신장되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김형덕 특파원, 최근 이란에서 벌어진 '춤 시위'가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이란에서 여성은 외출시 반드시 히잡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10대 소녀가 춤을 추는 동영상이 발단이 됐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현란한 춤을 추는 18살 이 소녀는 팔로워가 60만 명이나 되는 SNS 스타입니다.

유연한 춤사위와 생동감 넘치는 표정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소녀가 이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유는 히잡을 쓰지 않았고, 이슬람 문화에 맞지 않는 옷차림으로 현란한 춤을 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이란 시민들은 너무 심한 조처라며 반발했고, 너도나도 춤을 추는 동영상을 잇따라 SNS에 올리며 이른바 '춤시위'를 벌였습니다.

올 초에는 일부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던지자며 '히잡 착용 반대' 퍼포먼스를 벌여 수십 명이 당국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최근 이란에서는 금지됐던 여성의 축구장 출입도 허용됐지요?

[기자]

네, 그동안 축구경기장은 이란 여성들에게 철저한 '접근 금지구역'이었습니다.

그런데 37년 만에 이란 여성들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한 것입니다.

실제 경기 관람은 아니지만,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의 경기를 축구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보며 신나는 응원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들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축구 경기장 입장도 금지해 왔습니다.

[앵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사우디도 여성의 운전을 허용했어요?

[기자]

네, 지난달 24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도로로 나와 직접 운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습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왔던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는 올들어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허용한 데 이어, 여성의 운전도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입니다.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첫날 12만 명이 넘는 여성이 면허증 발급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에서 면허증을 새로 발급받게 될 여성 인구가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여성운전 허용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2030년까지 100조가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우리나라나 서구의 시각으로 보면 모두 뒤늦은 조치이긴 하지만, 이슬람권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개혁의 상징으로, 억압됐던 여성의 권리 신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슬람권에 부는 ‘여권신장’ 바람
    • 입력 2018-07-12 23:21:43
    • 수정2018-07-13 00:00:38
    뉴스라인 W
[앵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아직 여성의 권리가 여러모로 제한돼 있는데요.

최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억압된 여성의 권리 확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다방면으로 여권도 신장되고 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 알아봅니다.

김형덕 특파원, 최근 이란에서 벌어진 '춤 시위'가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이란에서 여성은 외출시 반드시 히잡을 써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10대 소녀가 춤을 추는 동영상이 발단이 됐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현란한 춤을 추는 18살 이 소녀는 팔로워가 60만 명이나 되는 SNS 스타입니다.

유연한 춤사위와 생동감 넘치는 표정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소녀가 이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유는 히잡을 쓰지 않았고, 이슬람 문화에 맞지 않는 옷차림으로 현란한 춤을 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이란 시민들은 너무 심한 조처라며 반발했고, 너도나도 춤을 추는 동영상을 잇따라 SNS에 올리며 이른바 '춤시위'를 벌였습니다.

올 초에는 일부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던지자며 '히잡 착용 반대' 퍼포먼스를 벌여 수십 명이 당국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최근 이란에서는 금지됐던 여성의 축구장 출입도 허용됐지요?

[기자]

네, 그동안 축구경기장은 이란 여성들에게 철저한 '접근 금지구역'이었습니다.

그런데 37년 만에 이란 여성들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한 것입니다.

실제 경기 관람은 아니지만,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의 경기를 축구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보며 신나는 응원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들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축구 경기장 입장도 금지해 왔습니다.

[앵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조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사우디도 여성의 운전을 허용했어요?

[기자]

네, 지난달 24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도로로 나와 직접 운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습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왔던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사우디는 올들어 여성의 축구장 입장을 허용한 데 이어, 여성의 운전도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입니다.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첫날 12만 명이 넘는 여성이 면허증 발급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에서 면허증을 새로 발급받게 될 여성 인구가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여성운전 허용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2030년까지 100조가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우리나라나 서구의 시각으로 보면 모두 뒤늦은 조치이긴 하지만, 이슬람권 국가들의 사회.경제적 개혁의 상징으로, 억압됐던 여성의 권리 신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