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힘겨운 여름나기…“선풍기도 못 틀어요”

입력 2018.07.16 (19:24) 수정 2018.07.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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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경남 창녕의 낮 최고기온이 37도가 넘는 등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더위에, 홀로 사는 노인들은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도 마음껏 틀지 못하고 폭염을 견디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홀로 사는 89살 이성기 할머니의 단칸방.

창문을 다 열어도 바람 한 점 들지 않습니다.

선풍기 앞에서도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 보지만, 손등까지 땀이 가득 맺힙니다.

집 안의 온도는 32도, 바깥 기온보다 겨우 2도 낮습니다

[이성기/경남 창원시/89살 : "올해 땀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전에는 더워도 땀이 많이 나지는 않았는데."]

86살 노운식 할아버지도 쪽방에서 홀로 나는 여름이 버겁습니다.

별다른 수입 없이 정부 보조금만 20만 원, 쪽방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

한낮 폭염에 시달리다 열대야로 밤잠까지 설치지만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도 마음껏 틀지 못합니다.

[노운식/경남 창원시/86살 : "선풍기를 세게 못 틉니다. 전기료가 많이 나오면 전기료를 낼 능력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제일 약하게 틀고..."]

마을마다 노인정 등 '무더위 쉼터'가 마련돼 있지만 고령의 노인들은 거동조차 불편해 쉼터로 가는 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집에 홀로 있다 자칫 온열 질환에 걸리지는 않을지, 사회복지사들은 혹서기에 더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최영애/독거노인관리사 : "안부 확인을 다른 계절에 비해서 많이 합니다. 매일 아침에도 전화드리고 저녁에도 전화드리고 방문도 자주하고..."]

경남 지역 독거노인 가운데 기초 생활수급자는 2만 2천5백여 명.

예년보다 더 일찍 시작된 불볕더위 속에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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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거노인 힘겨운 여름나기…“선풍기도 못 틀어요”
    • 입력 2018-07-16 19:26:35
    • 수정2018-07-16 2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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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경남 창녕의 낮 최고기온이 37도가 넘는 등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더위에, 홀로 사는 노인들은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도 마음껏 틀지 못하고 폭염을 견디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년 가까이 홀로 사는 89살 이성기 할머니의 단칸방.

창문을 다 열어도 바람 한 점 들지 않습니다.

선풍기 앞에서도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 보지만, 손등까지 땀이 가득 맺힙니다.

집 안의 온도는 32도, 바깥 기온보다 겨우 2도 낮습니다

[이성기/경남 창원시/89살 : "올해 땀이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전에는 더워도 땀이 많이 나지는 않았는데."]

86살 노운식 할아버지도 쪽방에서 홀로 나는 여름이 버겁습니다.

별다른 수입 없이 정부 보조금만 20만 원, 쪽방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

한낮 폭염에 시달리다 열대야로 밤잠까지 설치지만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도 마음껏 틀지 못합니다.

[노운식/경남 창원시/86살 : "선풍기를 세게 못 틉니다. 전기료가 많이 나오면 전기료를 낼 능력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제일 약하게 틀고..."]

마을마다 노인정 등 '무더위 쉼터'가 마련돼 있지만 고령의 노인들은 거동조차 불편해 쉼터로 가는 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집에 홀로 있다 자칫 온열 질환에 걸리지는 않을지, 사회복지사들은 혹서기에 더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최영애/독거노인관리사 : "안부 확인을 다른 계절에 비해서 많이 합니다. 매일 아침에도 전화드리고 저녁에도 전화드리고 방문도 자주하고..."]

경남 지역 독거노인 가운데 기초 생활수급자는 2만 2천5백여 명.

예년보다 더 일찍 시작된 불볕더위 속에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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