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췌장 작은 한국인…당뇨병 위험 증가

입력 2018.08.03 (08:49) 수정 2018.08.0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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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4백만 명, 10명 중 1명꼴입니다.

서양인과 비교해 많이 먹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않은데, 당뇨병 환자는 더 많습니다.

태생적으로 한국인의 췌장이 작기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먼저 췌장하고 당뇨병하고 어떻게 연관이 되나요?

[기자]

네, 췌장의 위치와 구조부터 설명을 하면요.

췌장은 간 아래 십이지장에 붙어있는 고구마처럼 생긴 장기입니다.

여기서 인슐린이란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림보시면요, 식사로 단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 혈당이 올라가겠죠.

이 때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와서 혈당을 낮줘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 다 떨어지거나 인슐린 자체가 부실하면 결국 고혈당 상태인 당뇨병이 생기는 겁니다.

제가 만나본 환잔데요.

치솟는 혈당을 잡기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는 70대 할머니입니다.

몸속 췌장에서 인슐린이 고갈됐기 때문에 이젠 외부에서 인공 인슐린을 주입해야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 : 한번 팍 올라가는 거지. 올라갔다가 저녁에 한 8시에 밥을 먹거든요. 재보면 한 350이다 그러면 600이니까 바로 인슐린을 맞히더라고. 병원에 들어가니까 한 400, 500 떨어지더라고."]

[앵커]

그렇다면 췌장의 인슐린을 아껴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방금 본 분은 비만도 아니신 것 같은데, 왜 당뇨병이 왔을까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비만이 아닌 마른 당뇨병 환자가 많습니다.

서양인과 한국인을 비교하면 비만도가 거의 10배 이상 차이 나는데, 당뇨병 인구 비율은 10%로 똑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비만이 주요 원인이 아니란거죠.

그래서 마른 당뇨병, 한국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마른데도 왜 당뇨병이 생기는건지 지금까지 이유가 분분했는데요.

이런 와중에 분당서울대병원이 같은 나이의, 체격이 비슷한 한국인과 서양인 43쌍의 췌장을 최첨단 CT로 촬영해 비교·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췌장은 서양인 보다 12% 작고, 췌장 내 지방 함량은 23% 더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은 서양인보다 36% 떨어졌습니다.

인슐린을 만드는 공장인 췌장 자체가 작고, 기름기가 끼어있다 보니 분비능력이 떨어져 마른 당뇨병이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서양인보다 췌장에 더 많이 지방이 꼈다는 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대신 지방이 그 자리를 뺏은 셈이라 췌장기능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책임자의 말 들어보시죠.

[임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서양인은 인슐린을 기저인슐린 분비능보다 5배 이상 인슐린이 많이 분비됩니다. 그러니까 공장이 큰거죠. 그러니까 혈당이 안 올라갑니다. 아무리 뷔페 가서 많이 먹어도 식후 혈당이 140을 안 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그 능력이 3배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3배 이내로 먹으면 상관이 없지만 3배 이상으로 먹게 되면 혈당이 140에서 바로 200 이렇게 넘어가서 당뇨병이 생기는 거죠."]

[앵커]

우리가 먹는 식단은 서구화되고 있는데, 한국인 췌장이 작다는 게 웬지 서글퍼지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체격은 비슷해도 췌장이 작다보니, 서구화된 식습관을 그대로 따를 경우, 당뇨병 확률은 급증합니다.

우리 식단은 최근 10년새 패스트푸드라든지,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에 많이 노출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췌장에 과부하가 걸려 당뇨병이 많이 생기는 걸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고탄수화물과 고지방식을 피할 수 있는 식단을 짜는 게 핵심인데요.

원래 우리나라는 채소 위주의 전통적으로 좋은 식단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밥 한 공기씩 포함돼있다보니, 탄수화물이 많다는 게 흠입니다.

그래서 인슐린을 많이 갖다 쓰는 흰 쌀밥과 흰 식빵 대신에 현미나 잡곡 등 복합탄수화물로 대체해 섭취하면 가장 이상적인 식단이 됩니다.

또, 췌장에 지방이 끼지 않도록 삼겹살 등 고지방 음식을 줄이는 것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우리나라 삼사십대는 너무나 일만 많이 하고, 운동이 부족한 게 현실인데, 운동을 열심히 해서 췌장에 기름이 끼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줘서 작은 췌장이라도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면, 평생 쓸 수 있는 인슐린양이 정해져 있는데, 과식을 즐기다보면 그만큼 인슐린을 많이 갖다 쓰고 금방 고갈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만큼 많이 먹으면 인슐린을 많이 쓰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 식사량을 줄여서 인슐린을 아껴쓰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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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췌장 작은 한국인…당뇨병 위험 증가
    • 입력 2018-08-03 08:54:06
    • 수정2018-08-03 11: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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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4백만 명, 10명 중 1명꼴입니다.

서양인과 비교해 많이 먹지도 않고 뚱뚱하지도 않은데, 당뇨병 환자는 더 많습니다.

태생적으로 한국인의 췌장이 작기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먼저 췌장하고 당뇨병하고 어떻게 연관이 되나요?

[기자]

네, 췌장의 위치와 구조부터 설명을 하면요.

췌장은 간 아래 십이지장에 붙어있는 고구마처럼 생긴 장기입니다.

여기서 인슐린이란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림보시면요, 식사로 단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면 혈당이 올라가겠죠.

이 때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와서 혈당을 낮줘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 다 떨어지거나 인슐린 자체가 부실하면 결국 고혈당 상태인 당뇨병이 생기는 겁니다.

제가 만나본 환잔데요.

치솟는 혈당을 잡기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는 70대 할머니입니다.

몸속 췌장에서 인슐린이 고갈됐기 때문에 이젠 외부에서 인공 인슐린을 주입해야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 : 한번 팍 올라가는 거지. 올라갔다가 저녁에 한 8시에 밥을 먹거든요. 재보면 한 350이다 그러면 600이니까 바로 인슐린을 맞히더라고. 병원에 들어가니까 한 400, 500 떨어지더라고."]

[앵커]

그렇다면 췌장의 인슐린을 아껴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방금 본 분은 비만도 아니신 것 같은데, 왜 당뇨병이 왔을까요?

[기자]

네, 우리나라는 비만이 아닌 마른 당뇨병 환자가 많습니다.

서양인과 한국인을 비교하면 비만도가 거의 10배 이상 차이 나는데, 당뇨병 인구 비율은 10%로 똑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비만이 주요 원인이 아니란거죠.

그래서 마른 당뇨병, 한국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립니다.

하지만, 마른데도 왜 당뇨병이 생기는건지 지금까지 이유가 분분했는데요.

이런 와중에 분당서울대병원이 같은 나이의, 체격이 비슷한 한국인과 서양인 43쌍의 췌장을 최첨단 CT로 촬영해 비교·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췌장은 서양인 보다 12% 작고, 췌장 내 지방 함량은 23% 더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은 서양인보다 36% 떨어졌습니다.

인슐린을 만드는 공장인 췌장 자체가 작고, 기름기가 끼어있다 보니 분비능력이 떨어져 마른 당뇨병이 생겼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서양인보다 췌장에 더 많이 지방이 꼈다는 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대신 지방이 그 자리를 뺏은 셈이라 췌장기능이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책임자의 말 들어보시죠.

[임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서양인은 인슐린을 기저인슐린 분비능보다 5배 이상 인슐린이 많이 분비됩니다. 그러니까 공장이 큰거죠. 그러니까 혈당이 안 올라갑니다. 아무리 뷔페 가서 많이 먹어도 식후 혈당이 140을 안 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그 능력이 3배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3배 이내로 먹으면 상관이 없지만 3배 이상으로 먹게 되면 혈당이 140에서 바로 200 이렇게 넘어가서 당뇨병이 생기는 거죠."]

[앵커]

우리가 먹는 식단은 서구화되고 있는데, 한국인 췌장이 작다는 게 웬지 서글퍼지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체격은 비슷해도 췌장이 작다보니, 서구화된 식습관을 그대로 따를 경우, 당뇨병 확률은 급증합니다.

우리 식단은 최근 10년새 패스트푸드라든지,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에 많이 노출된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췌장에 과부하가 걸려 당뇨병이 많이 생기는 걸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고탄수화물과 고지방식을 피할 수 있는 식단을 짜는 게 핵심인데요.

원래 우리나라는 채소 위주의 전통적으로 좋은 식단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밥 한 공기씩 포함돼있다보니, 탄수화물이 많다는 게 흠입니다.

그래서 인슐린을 많이 갖다 쓰는 흰 쌀밥과 흰 식빵 대신에 현미나 잡곡 등 복합탄수화물로 대체해 섭취하면 가장 이상적인 식단이 됩니다.

또, 췌장에 지방이 끼지 않도록 삼겹살 등 고지방 음식을 줄이는 것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우리나라 삼사십대는 너무나 일만 많이 하고, 운동이 부족한 게 현실인데, 운동을 열심히 해서 췌장에 기름이 끼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줘서 작은 췌장이라도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면, 평생 쓸 수 있는 인슐린양이 정해져 있는데, 과식을 즐기다보면 그만큼 인슐린을 많이 갖다 쓰고 금방 고갈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만큼 많이 먹으면 인슐린을 많이 쓰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 식사량을 줄여서 인슐린을 아껴쓰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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