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 코앞인데…’ 수차례 위험 지적에도 공사 강행

입력 2018.09.07 (21:04) 수정 2018.09.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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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당 유치원측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또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민원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공사나 관할구청 모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치원 바로 옆 공사장, 누가 봐도 불안했습니다.

[조희연/서울시 교육감 : "아니, 유치원 있고 바로 옆에 공사를 하는 거잖아요. 붙여서. 상식선에서 말이 안되는데..."]

위험성을 몰랐던 게 아닙니다.

유치원은 착공 전인 3월 전문가를 불렀습니다.

분석 결과는 "붕괴 위험이 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3월 말에 (점검을) 했죠. 그래서 제가 분명히 그랬어요. 이거 제대로 안하면 무너진다..."]

4월 24일, 시공사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설계를 보완했다며 착공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고,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진동이 계속됐고, 건물 곳곳에서 금이 발견된 겁니다.

[상도초등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에 금간 것도 중간중간 보이고. 교실 안에까지는 안 들어갔지만 건물상에서도 보이면 실금 같은 게..."]

5월에 유치원은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동작구와 교육청에 안전진단 지원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어렵다"는 답변 뿐.

시공사는 협의회 참석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고 유치원 자체적으로 6월부터 매달 안전진단을 했습니다.

결국 8월, 이상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김해룡/동작구 건축과장 : "저희한테 그 보고서가 들어와서 9월 5일 날 조치를 하라고 보냈는데 6일 사고가 났기 때문에..."]

유치원 측이 동작구에 다섯차례나 대책을 요구하는 사이 감리는 아무런 이상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해룡/서울 동작구 건축과장 : "저희는 감리가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휩쓸고 간 폭우로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

사고를 피하기엔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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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이 코앞인데…’ 수차례 위험 지적에도 공사 강행
    • 입력 2018-09-07 21:10:37
    • 수정2018-09-10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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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당 유치원측은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또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민원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공사나 관할구청 모두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치원 바로 옆 공사장, 누가 봐도 불안했습니다. [조희연/서울시 교육감 : "아니, 유치원 있고 바로 옆에 공사를 하는 거잖아요. 붙여서. 상식선에서 말이 안되는데..."] 위험성을 몰랐던 게 아닙니다. 유치원은 착공 전인 3월 전문가를 불렀습니다. 분석 결과는 "붕괴 위험이 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3월 말에 (점검을) 했죠. 그래서 제가 분명히 그랬어요. 이거 제대로 안하면 무너진다..."] 4월 24일, 시공사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설계를 보완했다며 착공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고,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진동이 계속됐고, 건물 곳곳에서 금이 발견된 겁니다. [상도초등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유치원에 금간 것도 중간중간 보이고. 교실 안에까지는 안 들어갔지만 건물상에서도 보이면 실금 같은 게..."] 5월에 유치원은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동작구와 교육청에 안전진단 지원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어렵다"는 답변 뿐. 시공사는 협의회 참석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고 유치원 자체적으로 6월부터 매달 안전진단을 했습니다. 결국 8월, 이상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김해룡/동작구 건축과장 : "저희한테 그 보고서가 들어와서 9월 5일 날 조치를 하라고 보냈는데 6일 사고가 났기 때문에..."] 유치원 측이 동작구에 다섯차례나 대책을 요구하는 사이 감리는 아무런 이상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해룡/서울 동작구 건축과장 : "저희는 감리가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보고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휩쓸고 간 폭우로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 사고를 피하기엔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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