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의거가 1919년?…‘오류투성’ 국회 헌정기념관

입력 2018.09.12 (12:35) 수정 2018.09.1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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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관련 사료들이 다량 전시돼있는 국회 헌정기념관은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아 '견학의 1번지'로 불리는데요.

그런데 전시물 내용에 어처구니없는 오류가 많아 학생들이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30-40만 명이 다녀가는 국회 헌정기념관.

["교과서에 나와 있었던 바로 그 장면이에요. 기억나죠?"]

관람객의 60%가 초중고등학교 학생일 만큼 현장학습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김행선/서울 신미림초등학교 교사 : "교과서에 국회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걸..."]

그런데 전시물 곳곳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눈에 띕니다.

1919년 일어난 역사적 사건 목록에 '안중근 의사 의거'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한 관람객이 잘못을 발견하고 1909년이라고 고쳐놓자, 기념관 측에서 떼어놓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구성 날짜가 1919년 4월 11일로 잘못 표기돼있는가 하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취임일은 전시물마다 제각각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 출생연도도 1928년으로 돼 있지만 대통령 기록관과 회고록을 보면 1927년이 맞습니다.

오류는 '해외 의회관'에서도 나타납니다.

미국 상원 임기는 틀렸고, 중국 의원 수와 일본 하원의원, 영국 하원의원 수는 과거 기준으로 표시돼 현재와 다릅니다.

운영 내규에 전시물 수리와 관리에 관한 규정이 없어, 처음 걸린 그대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국회 헌정기념관 직원/음성변조 : "전시 패널이나 이런 것들을 수정하는 것에 대한 규정은 어디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유의동/국회 운영위원회 의원 : "의회의 기능과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전시물 관리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겁니다."]

'산 교육의 장'이라는 헌정기념관이 관리 부족으로 '오류 체험관'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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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의사 의거가 1919년?…‘오류투성’ 국회 헌정기념관
    • 입력 2018-09-12 12:37:38
    • 수정2018-09-12 12: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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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관련 사료들이 다량 전시돼있는 국회 헌정기념관은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찾아 '견학의 1번지'로 불리는데요.

그런데 전시물 내용에 어처구니없는 오류가 많아 학생들이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30-40만 명이 다녀가는 국회 헌정기념관.

["교과서에 나와 있었던 바로 그 장면이에요. 기억나죠?"]

관람객의 60%가 초중고등학교 학생일 만큼 현장학습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김행선/서울 신미림초등학교 교사 : "교과서에 국회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걸..."]

그런데 전시물 곳곳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눈에 띕니다.

1919년 일어난 역사적 사건 목록에 '안중근 의사 의거'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한 관람객이 잘못을 발견하고 1909년이라고 고쳐놓자, 기념관 측에서 떼어놓았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구성 날짜가 1919년 4월 11일로 잘못 표기돼있는가 하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취임일은 전시물마다 제각각이고, 김영삼 전 대통령 출생연도도 1928년으로 돼 있지만 대통령 기록관과 회고록을 보면 1927년이 맞습니다.

오류는 '해외 의회관'에서도 나타납니다.

미국 상원 임기는 틀렸고, 중국 의원 수와 일본 하원의원, 영국 하원의원 수는 과거 기준으로 표시돼 현재와 다릅니다.

운영 내규에 전시물 수리와 관리에 관한 규정이 없어, 처음 걸린 그대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국회 헌정기념관 직원/음성변조 : "전시 패널이나 이런 것들을 수정하는 것에 대한 규정은 어디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유의동/국회 운영위원회 의원 : "의회의 기능과 역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전시물 관리계획을 재정비해야 할 겁니다."]

'산 교육의 장'이라는 헌정기념관이 관리 부족으로 '오류 체험관'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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