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고래보호’ 나선 국제사회 vs 거꾸로 가는 일본

입력 2018.09.18 (20:39) 수정 2018.09.1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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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키워드로 짚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오늘은 양영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양 기자, 오늘의 키워드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고래잡이', '고래 사냥'입니다.

얼마 전 브라질에서 국제포경위원회가 플로리아노폴리스 선언을 채택했는데요,

고래를 보호하고 해양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연구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원래 이번 총회에서는 일본이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를 허용하자고 제안해 표결이 이뤄졌는데요,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레베카 렌트/IWC 사무총장 : "(상업 포경을 허용하자는 일본의) 수정안은 부결됐습니다."]

줄기차게 고래잡이 합법화를 추진해온 일본은 위원회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고래를 보호하자'는 국제사회와 이를 거슬러 가는 일본이군요?

[기자]

네, 이번 표결에서 상업적 목적의 포경에 찬성한 나라는 27개, 반대는 41개국이었습니다.

최근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와 돌고래 포획 문제를 놓고 여러 논란이 있는데요,

특히 일본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지난 2008년 호주의 고래 보호구역에서 고래를 잡는 일본 포경선의 모습을 호주 정부가 찍은 건데요,

포경선에서 발사된 작살이 날아가 고래의 몸에 박히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고래가 힘없이 끌어올려지는 모습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상업적 목적의 고래 사냥을 1986년부터 전면 금지했지만 일본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은 이같은 결정을 무시하고 과학 연구를 명분 삼아 포경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포경위원회에서도 일본은 고래의 개체 수가 회복됐다며 상업 포경 허용안을 제안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는 돌고래 잡이도 언론에 자주 나오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일 많이 언급되는 게 다이지 마을이죠,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는 매년 9월이면 대규모 돌고래 사냥이 이뤄집니다.

다이지 마을의 만으로 고래들을 몰아서 '상품 가치가 있는' 어린 돌고래만 생포해 전 세계 수족관에 팔아 넘기고 나머지 돌고래들은 작살로 도살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포된 이른바 '다이지 출신' 고래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멕시코, 러시아, 우리나라 등 18개 나라 수족관에서 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얼마 전 열린 세일링 월드컵 대회에서도 돌고래 쇼가 논란이 되지 않았나요?

[기자]

네, 바로 지난 주였죠,

가나가와현 에노시마라는 곳에서 세일링 월드컵 대회가 열렸는데, 개회식에 돌고래쇼가 등장했습니다.

[루크 페이션스/영국 선수 : "국제연맹이 공동 개최하는 대회 개회식에서 돌고래쇼를 보여주다니 실망스럽습니다."]

결국 일본 연맹 측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는데요,

고래와 관련해 일본이 비난 받고 있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달 말 영국 가디언지는 일본 도쿄 북동부 지역 한 해양공원에 무려 9개월째 방치돼 있는 돌고래를 보도했는데요,

수족관이 폐관하면서 이 '허니'라는 돌고래 한 마리와 펭귄 40여 마리 등이 대책없이 버려진 겁니다.

시설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먹이를 사서 공급해 겨우 연명하고 있다는데, 일본 법률상 무단 침입을 할 수는 없어서 동물들을 옮길 수도 없다는데요,

이런 수족관 돌고래들은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코 미쓰노부/동물권리센터 : "이렇게 헤엄도 칠 수 없는 환경의 돌고래들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을 겁니다."]

[앵커]

돌고래쇼 등과 관련한 세계적 추세는 어떻습니까?

[기자]

국제사회는 폐쇄하자는 추세입니다

수족관에 가둬두는 게 이들의 생태에 맞지 않고, 고래류는 '비인간 인격체'로 봐야한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인간은 아니지만 인격을 지닌 존재라는 얘긴데, 학계에서 동물도 자의식이 있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는 실험인데 돌고래, 코끼리, 범고래, 큰돌고래 등이 모두 통과했습니다.

침팬지, 오랑우탄도요.

그래서 이런 동물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 같은 '감옥'에서 살게 해선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돌고래나 범고래의 수족관 사육 또는 전시를 금지하는 도시와 나라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수족관이 고래 사육과 전시 중단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멕시코시티 의회와 프랑스가 돌고래쇼를 금지하거나 사육 규정을 강화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인도, 그리스와 칠레, 코스타리카와 영국 등도 고래류를 수족관에 가두는데 오래 전부터 반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돌고래쇼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필리핀, 미국 정도인데요.

특히 우리나라 수족관 돌고래의 경우 평균 수명이 5년이 채 안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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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고래보호’ 나선 국제사회 vs 거꾸로 가는 일본
    • 입력 2018-09-18 20:39:43
    • 수정2018-09-18 21:31:14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키워드로 짚어보는 오늘의 픽입니다.

오늘은 양영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양 기자, 오늘의 키워드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고래잡이', '고래 사냥'입니다.

얼마 전 브라질에서 국제포경위원회가 플로리아노폴리스 선언을 채택했는데요,

고래를 보호하고 해양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연구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원래 이번 총회에서는 일본이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를 허용하자고 제안해 표결이 이뤄졌는데요,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레베카 렌트/IWC 사무총장 : "(상업 포경을 허용하자는 일본의) 수정안은 부결됐습니다."]

줄기차게 고래잡이 합법화를 추진해온 일본은 위원회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고래를 보호하자'는 국제사회와 이를 거슬러 가는 일본이군요?

[기자]

네, 이번 표결에서 상업적 목적의 포경에 찬성한 나라는 27개, 반대는 41개국이었습니다.

최근 상업적 목적의 고래잡이와 돌고래 포획 문제를 놓고 여러 논란이 있는데요,

특히 일본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지난 2008년 호주의 고래 보호구역에서 고래를 잡는 일본 포경선의 모습을 호주 정부가 찍은 건데요,

포경선에서 발사된 작살이 날아가 고래의 몸에 박히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고래가 힘없이 끌어올려지는 모습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상업적 목적의 고래 사냥을 1986년부터 전면 금지했지만 일본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은 이같은 결정을 무시하고 과학 연구를 명분 삼아 포경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제포경위원회에서도 일본은 고래의 개체 수가 회복됐다며 상업 포경 허용안을 제안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는 돌고래 잡이도 언론에 자주 나오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일 많이 언급되는 게 다이지 마을이죠,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에서는 매년 9월이면 대규모 돌고래 사냥이 이뤄집니다.

다이지 마을의 만으로 고래들을 몰아서 '상품 가치가 있는' 어린 돌고래만 생포해 전 세계 수족관에 팔아 넘기고 나머지 돌고래들은 작살로 도살하는데요, 일본에서는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포된 이른바 '다이지 출신' 고래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멕시코, 러시아, 우리나라 등 18개 나라 수족관에서 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얼마 전 열린 세일링 월드컵 대회에서도 돌고래 쇼가 논란이 되지 않았나요?

[기자]

네, 바로 지난 주였죠,

가나가와현 에노시마라는 곳에서 세일링 월드컵 대회가 열렸는데, 개회식에 돌고래쇼가 등장했습니다.

[루크 페이션스/영국 선수 : "국제연맹이 공동 개최하는 대회 개회식에서 돌고래쇼를 보여주다니 실망스럽습니다."]

결국 일본 연맹 측은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는데요,

고래와 관련해 일본이 비난 받고 있는 건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달 말 영국 가디언지는 일본 도쿄 북동부 지역 한 해양공원에 무려 9개월째 방치돼 있는 돌고래를 보도했는데요,

수족관이 폐관하면서 이 '허니'라는 돌고래 한 마리와 펭귄 40여 마리 등이 대책없이 버려진 겁니다.

시설에 근무했던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먹이를 사서 공급해 겨우 연명하고 있다는데, 일본 법률상 무단 침입을 할 수는 없어서 동물들을 옮길 수도 없다는데요,

이런 수족관 돌고래들은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코 미쓰노부/동물권리센터 : "이렇게 헤엄도 칠 수 없는 환경의 돌고래들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을 겁니다."]

[앵커]

돌고래쇼 등과 관련한 세계적 추세는 어떻습니까?

[기자]

국제사회는 폐쇄하자는 추세입니다

수족관에 가둬두는 게 이들의 생태에 맞지 않고, 고래류는 '비인간 인격체'로 봐야한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인간은 아니지만 인격을 지닌 존재라는 얘긴데, 학계에서 동물도 자의식이 있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는 실험인데 돌고래, 코끼리, 범고래, 큰돌고래 등이 모두 통과했습니다.

침팬지, 오랑우탄도요.

그래서 이런 동물들은 동물원이나 수족관 같은 '감옥'에서 살게 해선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돌고래나 범고래의 수족관 사육 또는 전시를 금지하는 도시와 나라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수족관이 고래 사육과 전시 중단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멕시코시티 의회와 프랑스가 돌고래쇼를 금지하거나 사육 규정을 강화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인도, 그리스와 칠레, 코스타리카와 영국 등도 고래류를 수족관에 가두는데 오래 전부터 반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돌고래쇼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필리핀, 미국 정도인데요.

특히 우리나라 수족관 돌고래의 경우 평균 수명이 5년이 채 안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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