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층에 불나도 안 울리는 ‘무용지물’ 화재경보기

입력 2018.10.15 (08:37) 수정 2018.10.15 (08:5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바로 아래층에서 불이 났는데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면 어떡할까요.

대다수 아파트 내에 설치된 스피커가 합선 되면, 화재경보방송이 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적 기준은 있지만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탓입니다.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준공허가를 앞둔 한 신축 아파트.

자동 화재경보기를 점검해봤습니다.

[화재경보 방송 : "비상구를 이용하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불이 날 경우를 가정해 스피커 전선을 합선시켜 봤습니다.

화재 경보 방송이 멈춰버립니다.

바로 윗집에 울리던 경보 방송도 함께 멈췄습니다.

불이 나 스피커 배선이 합선되거나 끊기더라도 다른 층에 화재 경보를 울리도록 한 소방법 위반입니다.

불이 나면 세대 내 화재감지기가 방재실의 메인 앰프로 신호를 보내 화재경보를 울려야 합니다.

그런데 합선이 되면 앰프에 전기 충격이 가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겁니다.

아파트처럼 앰프 한 대로 화재경보방송을 하는 대형 건물은 모두 같은 문제에 노출돼있습니다.

"검사를 위해 합선시키면 스피커나 앰프가 고장 날 수 있다"며 감리업체나 소방시설관리사들이 실제 가동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 25년 전 생긴 점검 기준이 유명무실해진 겁니다.

[김한정/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원 : "전국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일제 점검해야 됩니다. 비상 방송설비에 문제가 생겨있었던 겁니다. 안전 무방비입니다."]

전국 고층건물에 설치된 비상방송설비는 약 6만 9400개, 소방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정홍영/소방청 화재예방과 안전기준계장 : "지금 현재 비상방송설비가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이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시키는 것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형식적인 점검에 소방당국의 관리·감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화재경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래 층에 불나도 안 울리는 ‘무용지물’ 화재경보기
    • 입력 2018-10-15 08:41:43
    • 수정2018-10-15 08:54:17
    아침뉴스타임
[앵커]

바로 아래층에서 불이 났는데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면 어떡할까요.

대다수 아파트 내에 설치된 스피커가 합선 되면, 화재경보방송이 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적 기준은 있지만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탓입니다.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준공허가를 앞둔 한 신축 아파트.

자동 화재경보기를 점검해봤습니다.

[화재경보 방송 : "비상구를 이용하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불이 날 경우를 가정해 스피커 전선을 합선시켜 봤습니다.

화재 경보 방송이 멈춰버립니다.

바로 윗집에 울리던 경보 방송도 함께 멈췄습니다.

불이 나 스피커 배선이 합선되거나 끊기더라도 다른 층에 화재 경보를 울리도록 한 소방법 위반입니다.

불이 나면 세대 내 화재감지기가 방재실의 메인 앰프로 신호를 보내 화재경보를 울려야 합니다.

그런데 합선이 되면 앰프에 전기 충격이 가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겁니다.

아파트처럼 앰프 한 대로 화재경보방송을 하는 대형 건물은 모두 같은 문제에 노출돼있습니다.

"검사를 위해 합선시키면 스피커나 앰프가 고장 날 수 있다"며 감리업체나 소방시설관리사들이 실제 가동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 25년 전 생긴 점검 기준이 유명무실해진 겁니다.

[김한정/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원 : "전국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일제 점검해야 됩니다. 비상 방송설비에 문제가 생겨있었던 겁니다. 안전 무방비입니다."]

전국 고층건물에 설치된 비상방송설비는 약 6만 9400개, 소방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정홍영/소방청 화재예방과 안전기준계장 : "지금 현재 비상방송설비가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이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시키는 것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형식적인 점검에 소방당국의 관리·감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화재경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