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집 사느라, 노년은 집 뿐이라 ‘허덕’

입력 2018.10.17 (06:39) 수정 2018.10.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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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국민들의 집에 대한 애착은 대단히 큽니다.

10명 중 8명이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인데요.

버는 돈 대부분을 집을 사는 데 쓰다 보니 젊어서는 대출금 갚느라, 나이 들어서는 이 집을 이고 사느라,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윤상혁 씨는 3년 전 결혼하면서 서울에 80㎡짜리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이자와 원금까지 매달 110만 원씩 갚고 있지만, 아직도 대출이 1억 넘게 남았습니다.

[윤상혁/37살 : "맞벌이라고 할지라도 그게 적은 금액이 아니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기 갖는 부분도 좀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고요."]

우리나라 신혼부부가 첫 집 장만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6.8년이라지만, 집값 비싼 서울에선 이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거액의 빚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생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대출금을 다 갚고 나면 집에 대한 애착은 더 각별해집니다.

[김기영/76살 : "빚을 갚는데 한 십여 년 걸려서 갚았으니까. 그리고 더 재밌는 것은 그 집을 사가지고도 안방은 제가 못 들어갔어요. 세를 준 거예요, 안방을."]

은퇴 후 소득은 줄고 재산은 집 한 채에 묶여 있어 국민연금 등으로만 충당하기에는 생활비가 빠듯할 때가 있습니다.

[김기영/76살 : "(집에 대한 세금은) 무이자 할부를 해주니까 사실 그렇게 내고 있습니다. 연금 월 80~90여만 원 타는 데서 빠져나가면 안 되잖아요."]

노인 4명 중 3명은 자기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지만, 절반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집이 노후 대비책이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률도 전체 대상자 중의 1%가 채 안 됩니다.

9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는 데다, 노년층에겐 집이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여전한 탓입니다.

[진미윤/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 "주택연금제도가 있습니다만 매우 제한적으로 지금 운영이 되고 있고요. 집을 공공이 매입을 하여 다시 그것을 현금화하여 되돌려주는 '리스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평생 '집'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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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은 집 사느라, 노년은 집 뿐이라 ‘허덕’
    • 입력 2018-10-17 06:40:11
    • 수정2018-10-17 08:16:53
    뉴스광장 1부
[앵커]

우리 국민들의 집에 대한 애착은 대단히 큽니다.

10명 중 8명이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인데요.

버는 돈 대부분을 집을 사는 데 쓰다 보니 젊어서는 대출금 갚느라, 나이 들어서는 이 집을 이고 사느라,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윤상혁 씨는 3년 전 결혼하면서 서울에 80㎡짜리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이자와 원금까지 매달 110만 원씩 갚고 있지만, 아직도 대출이 1억 넘게 남았습니다.

[윤상혁/37살 : "맞벌이라고 할지라도 그게 적은 금액이 아니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기 갖는 부분도 좀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고요."]

우리나라 신혼부부가 첫 집 장만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6.8년이라지만, 집값 비싼 서울에선 이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거액의 빚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생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대출금을 다 갚고 나면 집에 대한 애착은 더 각별해집니다.

[김기영/76살 : "빚을 갚는데 한 십여 년 걸려서 갚았으니까. 그리고 더 재밌는 것은 그 집을 사가지고도 안방은 제가 못 들어갔어요. 세를 준 거예요, 안방을."]

은퇴 후 소득은 줄고 재산은 집 한 채에 묶여 있어 국민연금 등으로만 충당하기에는 생활비가 빠듯할 때가 있습니다.

[김기영/76살 : "(집에 대한 세금은) 무이자 할부를 해주니까 사실 그렇게 내고 있습니다. 연금 월 80~90여만 원 타는 데서 빠져나가면 안 되잖아요."]

노인 4명 중 3명은 자기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지만, 절반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집이 노후 대비책이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률도 전체 대상자 중의 1%가 채 안 됩니다.

9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는 데다, 노년층에겐 집이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여전한 탓입니다.

[진미윤/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 "주택연금제도가 있습니다만 매우 제한적으로 지금 운영이 되고 있고요. 집을 공공이 매입을 하여 다시 그것을 현금화하여 되돌려주는 '리스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평생 '집'이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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