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드] ‘단말기 완전자급제’ 되면 내 통신비 싸질까?

입력 2018.10.23 (18:15) 수정 2018.10.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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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감사를 계기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이동통신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단말기 구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해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줄여 통신비 가격을 내리자는 건데요.

이 제도로 통신비 부담을 덜 수 있을까요?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과 알아보겠습니다.

단말기 자급제의 경우 2012년 5월에 도입돼서 현재 시행 중이죠.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자급제와 뭐가 다른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단말기자급제'와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단말기 자급제란 이동통신 이용자가 이통사 보조금 없이 단말기를 사거나, 약정이 끝난 단말기를 활용해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이동통신단말기 판매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의 유통망을 분리토록 법제화하는 것입니다.

즉, 현재 이통사 중심의 단말유통을 단말판매는 제조사 유통망을, 서비스 가입은 이통사 유통망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죠.

온·오프라인 판매점에서 스마트폰 공기기를 산 뒤 통신사 대리점에서 요금제 가입을 해야 합니다.

[앵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이야기가 나오는 게 통신비 인하와 관련 있잖아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알아보기 이전에, 진짜 우리나라 통신비가 아주 비쌉니까?

[답변]

네, 비쌉니다.

작년 가계통신비 통계 가계 지출에서 5.4%를 차지했어요.

14만 원 정도 통신비로 지출합니다.

[앵커]

통신비가 이렇게 비싼 이유가 단말기와 통신요금을 묶어서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뻥튀기하기 때문이라는데, 맞습니까?

[답변]

기기 출고가에 공시 지원금이나 할인금이 미리 포함되어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소비자에게 말하는 판매가 가격이 할인될 것을 대비해서 책정한다는 것이죠.

공정위 조사 결과, 완전 자급제를 시행하면 이런 것들은 없어질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공시 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은 못 받는 건가요?

[답변]

현재, 공기계를 가진 가입자는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이용해 이동통신요금의 25%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25% 선택약정요금할인은 단통법상 지원금을 받지 않는 고객에게 지원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므로 완전자급제 법안이 통과되면 통신사는 이걸 유지할 법적의무에서 벗어나게 되고 통신사별로 약정할인이 생기겠지만 20%에서 25%로 올릴 때 통신사의 저항을 비추어 보면 지금보다는 확실히 낮은 요율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만약 25% 약정 할인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통신요금이 더 올라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분리되면 이통3사가 요금제의 가격을 내릴까요?

[답변]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국민의 비난을 받을 정도로 요금을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5G 요금을 통해 이를 보전할 것이므로 전체 통신요금은 상향될 것이고 최소한 ARPU(가입한 서비스에 대해 가입자 1명이 특정 기간 지출한 평균 금액)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휴대전화 기기의 가격은요?

[답변]

완전자급제 도입론자들은 완전자급제를 시행하면 제조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므로 단말기 가격이 내려갈 것이며 값싼 외산 단말기도 많이 들어오게 되어 삼성 휴대전화기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을 하는데요.

이는 시장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 고급 프리미엄 휴대전화기 제조사는 삼성, 애플, LG 세 곳에 불과하고요.

애플은 자급제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조차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보조금 없이는 출고가 이하로 살 수 없습니다.

삼성 역시 전 세계 시장의 3%에 불과한 국내 시장만 보고 단말기 가격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요즘 편의점만큼 많이 보이는 게 휴대전화 대리점, 판매점인데,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이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어떻게 되나요?

[답변]

과거 골목골목 자리해있던 전파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부 사라질 겁니다.

완전자급제 도입론자들은 현재 유통 구조가 과다하게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어 골목상권이 몰락하더라도 대체할 새로운 유통망이 구축·유지되는데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단말 유통과 통신서비스 유통으로 이분화되어 전체 유통망 유지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단말 유통 부분에서도 휴대폰을 팔 때 이윤을 제공하지 않고 유통점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일 품목만 팔아서는 매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많은 판매점이 문을 닫을 것이며 좋은 상권에 위치한 자본 여력이 있는 판매점은 살아남겠지만 총 유통이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죠.

여러 판매점에서 나눠 먹던 이윤을 독식하는 구조로 재편되는 것일 뿐, 결국 한계 영업수익을 올릴 것입니다.

현재 자회사 직영대리점과 대형유통의 시장짐유율이 42% 정도인데요.

즉, 판매장려금의 절반 가까이 이들이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유통망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경쟁력이 강한 자회사 직영이나 대형유통은 살아남고 영세한 대리점 판매점이 대부분 폐업하게 될 텐데 설사 주장대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앵커]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 완전자급제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제도들과 병행이 필요한 걸까요?

[답변]

자급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는 취하되, 선택은 이용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죠.

자급제 활성화를 위한 분리공시제도 도입, 선택약정할인 제도 활성화, 보편요금제 시행을 통해 통신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단말기 구매는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세계 모든 국가가 특정 방식의 단말유통방식을 고집하고 않고 시장기능에 맡겨 고객이 선택하게 하고 있어요.

해외에서 자급제가 활성화된 이유 중 하나는 LTE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스마트폰의 효용이 높지 않다는 점과 얼리어답터를 제외하면 최신형 고가 프리미엄 휴대전화를 고집하지 않는 소비태도에도 기인합니다.

특히 가계통신비 문제를 유통구조 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근본적인 원인이 제조사나 통신,휴대폰 가격이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휴대폰 가격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이를 유통의 과잉으로 몰아가는 건 어폐가 있고요.

다만 과도한 단말기출고가나 거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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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인사이드] ‘단말기 완전자급제’ 되면 내 통신비 싸질까?
    • 입력 2018-10-23 18:23:49
    • 수정2018-10-24 07: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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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정감사를 계기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이동통신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단말기 구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해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줄여 통신비 가격을 내리자는 건데요.

이 제도로 통신비 부담을 덜 수 있을까요?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과 알아보겠습니다.

단말기 자급제의 경우 2012년 5월에 도입돼서 현재 시행 중이죠.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자급제와 뭐가 다른 건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단말기자급제'와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단말기 자급제란 이동통신 이용자가 이통사 보조금 없이 단말기를 사거나, 약정이 끝난 단말기를 활용해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이동통신단말기 판매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의 유통망을 분리토록 법제화하는 것입니다.

즉, 현재 이통사 중심의 단말유통을 단말판매는 제조사 유통망을, 서비스 가입은 이통사 유통망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죠.

온·오프라인 판매점에서 스마트폰 공기기를 산 뒤 통신사 대리점에서 요금제 가입을 해야 합니다.

[앵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이야기가 나오는 게 통신비 인하와 관련 있잖아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알아보기 이전에, 진짜 우리나라 통신비가 아주 비쌉니까?

[답변]

네, 비쌉니다.

작년 가계통신비 통계 가계 지출에서 5.4%를 차지했어요.

14만 원 정도 통신비로 지출합니다.

[앵커]

통신비가 이렇게 비싼 이유가 단말기와 통신요금을 묶어서 판매하는 과정에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뻥튀기하기 때문이라는데, 맞습니까?

[답변]

기기 출고가에 공시 지원금이나 할인금이 미리 포함되어 소비자에게 판매합니다.

소비자에게 말하는 판매가 가격이 할인될 것을 대비해서 책정한다는 것이죠.

공정위 조사 결과, 완전 자급제를 시행하면 이런 것들은 없어질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공시 지원금이나 선택약정할인은 못 받는 건가요?

[답변]

현재, 공기계를 가진 가입자는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이용해 이동통신요금의 25%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25% 선택약정요금할인은 단통법상 지원금을 받지 않는 고객에게 지원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므로 완전자급제 법안이 통과되면 통신사는 이걸 유지할 법적의무에서 벗어나게 되고 통신사별로 약정할인이 생기겠지만 20%에서 25%로 올릴 때 통신사의 저항을 비추어 보면 지금보다는 확실히 낮은 요율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만약 25% 약정 할인이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통신요금이 더 올라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분리되면 이통3사가 요금제의 가격을 내릴까요?

[답변]

LTE에서 5G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국민의 비난을 받을 정도로 요금을 올리지는 못하겠지만, 5G 요금을 통해 이를 보전할 것이므로 전체 통신요금은 상향될 것이고 최소한 ARPU(가입한 서비스에 대해 가입자 1명이 특정 기간 지출한 평균 금액)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휴대전화 기기의 가격은요?

[답변]

완전자급제 도입론자들은 완전자급제를 시행하면 제조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므로 단말기 가격이 내려갈 것이며 값싼 외산 단말기도 많이 들어오게 되어 삼성 휴대전화기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을 하는데요.

이는 시장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 고급 프리미엄 휴대전화기 제조사는 삼성, 애플, LG 세 곳에 불과하고요.

애플은 자급제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조차 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보조금 없이는 출고가 이하로 살 수 없습니다.

삼성 역시 전 세계 시장의 3%에 불과한 국내 시장만 보고 단말기 가격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요즘 편의점만큼 많이 보이는 게 휴대전화 대리점, 판매점인데,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이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어떻게 되나요?

[답변]

과거 골목골목 자리해있던 전파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전부 사라질 겁니다.

완전자급제 도입론자들은 현재 유통 구조가 과다하게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완전자급제가 시행되어 골목상권이 몰락하더라도 대체할 새로운 유통망이 구축·유지되는데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단말 유통과 통신서비스 유통으로 이분화되어 전체 유통망 유지 비용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단말 유통 부분에서도 휴대폰을 팔 때 이윤을 제공하지 않고 유통점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일 품목만 팔아서는 매장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많은 판매점이 문을 닫을 것이며 좋은 상권에 위치한 자본 여력이 있는 판매점은 살아남겠지만 총 유통이윤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죠.

여러 판매점에서 나눠 먹던 이윤을 독식하는 구조로 재편되는 것일 뿐, 결국 한계 영업수익을 올릴 것입니다.

현재 자회사 직영대리점과 대형유통의 시장짐유율이 42% 정도인데요.

즉, 판매장려금의 절반 가까이 이들이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유통망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경쟁력이 강한 자회사 직영이나 대형유통은 살아남고 영세한 대리점 판매점이 대부분 폐업하게 될 텐데 설사 주장대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실제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앵커]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 완전자급제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제도들과 병행이 필요한 걸까요?

[답변]

자급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는 취하되, 선택은 이용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죠.

자급제 활성화를 위한 분리공시제도 도입, 선택약정할인 제도 활성화, 보편요금제 시행을 통해 통신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단말기 구매는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세계 모든 국가가 특정 방식의 단말유통방식을 고집하고 않고 시장기능에 맡겨 고객이 선택하게 하고 있어요.

해외에서 자급제가 활성화된 이유 중 하나는 LTE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스마트폰의 효용이 높지 않다는 점과 얼리어답터를 제외하면 최신형 고가 프리미엄 휴대전화를 고집하지 않는 소비태도에도 기인합니다.

특히 가계통신비 문제를 유통구조 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근본적인 원인이 제조사나 통신,휴대폰 가격이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휴대폰 가격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이를 유통의 과잉으로 몰아가는 건 어폐가 있고요.

다만 과도한 단말기출고가나 거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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