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100년 전통’ 유럽 서머타임 막 내릴까?

입력 2018.10.30 (20:39) 수정 2018.10.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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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순섭니다.

국제부 송금한 기자 나왔습니다.

송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서머타임제'입니다.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죠.

'Daylight saving time' 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낮 시간을 활용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세계 70여 나라가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가 서머타임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28일, 일요일이죠, 유럽 지역의 서머타임이 해제됐습니다.

[파리 시계탑공 : "전통이라고 할 수 있어요. 40년 동안 이 일을 해 왔거든요. (서머타임은)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앞당겼던 시간을 다시 한 시간 뒤로 미뤄야하니까,

시침을 거꾸로 돌리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서머타임 해제에 따라서, 유럽의 대부분 대륙 지역들과 한국의 시차는 기존 7시간에서 8시간으로, 영국은 8시간 차이에서 9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럽의 서머타임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앞서 시계공이 말한 것처럼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서머타임이 언제부터 도입됐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연료를 아끼려는 나라들이 처음 서머타임을 도입했습니다.

도입된 지 100년 정도가 된 건데요.

그런데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지난 9월, 회원국들에게 서머타임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지난 7, 8월에 스물 여덟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460만 명이 참가했는데, 84%가 서머타임 폐지에 찬성했습니다.

곧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년 4월 이전까지 폐지할 거냐 유지할 거냐 각 나라의 입장을 결정해 EU에 통보해야 합니다.

나라별로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여 년 동안 이어진 유럽의 서머타임제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서머타임제를 둘러싼 논란은 사실 오랫동안 지속돼 왔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찬성하는 측만큼이나 반대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서머타임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처음 서머타임 도입 취지처럼 에너지 절약을 가장 큰 이유로 꼽습니다.

운송산업에도 이득이 되고 장점이 많다는 거죠.

하지만 반대하는 측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깨뜨린다고 주장합니다.

[카리마 델리/프랑스 자유연합 의원 : "수면 부족은 실제로 시민들의 교통안전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교통 약자를 포함한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보행자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일 년에 두 번 시간대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라, 오히려 노동생산성에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머타임 폐지 찬성 시민 : "바뀐 시간 정각에 맞춰 움직이려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바꾸는 것은 사실 교묘한 일입니다."]

건강 문제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서머타임이 효과가 있는지도 논란인 겁니다.

[앵커]

나라별로도 해가 지는 시간도 다 다르고 사정이 다를 테데, 나라별로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서머타임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나라 가운데 한 곳이 핀란듭니다.

핀란드는 북극과 굉장히 가깝습니다.

그래서, '백야'라고 하죠,

여름에는 해가 하루종일 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해가 무척 짧습니다.

그래서 핀란드의 경우, 올해 초 7만 명이 서머타임이 별 의미가 없다며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을 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70년 전인, 1948년 서머타임을 도입했다가 4년 만에 폐지했습니다.

당시 3일 만에 시행이 결정되면서 큰 혼란이 있었는데요,

한 차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내년부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모리 요시로/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 "2시간 빠른 서머 타임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2년 동안 한정적으로 시행하자는 건데,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더위 대책으로 제시된 방안입니다.

우선 출퇴근 시간을 2시간씩 앞당기게 됩니다.

전기 사용을 줄이고, 퇴근 후 여가 시간이 늘 것이라는 주장인데 수면 문제나 노동의 질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컴퓨터 시스템의 시간도 고쳐야하는 등,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유럽과 일본은 논란이 이어질 것 같네요.

그런데 서머타임을 실시하는 곳 중에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은 주마다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는 1년 내내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었는데요.

시침을 1시간 옮길 필요 없이 계속 서머타임을 시행하는 거죠.

캘리포니아주는 서머타임제 폐지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다음 달 6일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민투표에서 과반의 의견이 결정되면 의회로 넘어가, 서머타임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요,

의회 투표와 연방정부 승인 등 앞으로 단계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오랜 전통만큼이나 서머타임을 유지하느냐 마느냐의 결정은 사실상 쉽게 결정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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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100년 전통’ 유럽 서머타임 막 내릴까?
    • 입력 2018-10-30 20:46:25
    • 수정2018-10-30 20:58:33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순섭니다.

국제부 송금한 기자 나왔습니다.

송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네, 오늘의 키워드는 '서머타임제'입니다.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죠.

'Daylight saving time' 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낮 시간을 활용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세계 70여 나라가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가 서머타임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28일, 일요일이죠, 유럽 지역의 서머타임이 해제됐습니다.

[파리 시계탑공 : "전통이라고 할 수 있어요. 40년 동안 이 일을 해 왔거든요. (서머타임은)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앞당겼던 시간을 다시 한 시간 뒤로 미뤄야하니까,

시침을 거꾸로 돌리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서머타임 해제에 따라서, 유럽의 대부분 대륙 지역들과 한국의 시차는 기존 7시간에서 8시간으로, 영국은 8시간 차이에서 9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럽의 서머타임이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앞서 시계공이 말한 것처럼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서머타임이 언제부터 도입됐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연료를 아끼려는 나라들이 처음 서머타임을 도입했습니다.

도입된 지 100년 정도가 된 건데요.

그런데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지난 9월, 회원국들에게 서머타임 폐지를 제안했습니다.

지난 7, 8월에 스물 여덟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460만 명이 참가했는데, 84%가 서머타임 폐지에 찬성했습니다.

곧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년 4월 이전까지 폐지할 거냐 유지할 거냐 각 나라의 입장을 결정해 EU에 통보해야 합니다.

나라별로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여 년 동안 이어진 유럽의 서머타임제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서머타임제를 둘러싼 논란은 사실 오랫동안 지속돼 왔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찬성하는 측만큼이나 반대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서머타임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처음 서머타임 도입 취지처럼 에너지 절약을 가장 큰 이유로 꼽습니다.

운송산업에도 이득이 되고 장점이 많다는 거죠.

하지만 반대하는 측은 오히려 생체 리듬을 깨뜨린다고 주장합니다.

[카리마 델리/프랑스 자유연합 의원 : "수면 부족은 실제로 시민들의 교통안전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교통 약자를 포함한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보행자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일 년에 두 번 시간대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라, 오히려 노동생산성에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머타임 폐지 찬성 시민 : "바뀐 시간 정각에 맞춰 움직이려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바꾸는 것은 사실 교묘한 일입니다."]

건강 문제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서머타임이 효과가 있는지도 논란인 겁니다.

[앵커]

나라별로도 해가 지는 시간도 다 다르고 사정이 다를 테데, 나라별로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서머타임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나라 가운데 한 곳이 핀란듭니다.

핀란드는 북극과 굉장히 가깝습니다.

그래서, '백야'라고 하죠,

여름에는 해가 하루종일 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해가 무척 짧습니다.

그래서 핀란드의 경우, 올해 초 7만 명이 서머타임이 별 의미가 없다며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을 냈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70년 전인, 1948년 서머타임을 도입했다가 4년 만에 폐지했습니다.

당시 3일 만에 시행이 결정되면서 큰 혼란이 있었는데요,

한 차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내년부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모리 요시로/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 "2시간 빠른 서머 타임 제도를 도입했으면 합니다."]

2년 동안 한정적으로 시행하자는 건데,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더위 대책으로 제시된 방안입니다.

우선 출퇴근 시간을 2시간씩 앞당기게 됩니다.

전기 사용을 줄이고, 퇴근 후 여가 시간이 늘 것이라는 주장인데 수면 문제나 노동의 질 문제를 제기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컴퓨터 시스템의 시간도 고쳐야하는 등,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는데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앵커]

유럽과 일본은 논란이 이어질 것 같네요.

그런데 서머타임을 실시하는 곳 중에 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답변]

미국은 주마다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는 1년 내내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에 서명했었는데요.

시침을 1시간 옮길 필요 없이 계속 서머타임을 시행하는 거죠.

캘리포니아주는 서머타임제 폐지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다음 달 6일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민투표에서 과반의 의견이 결정되면 의회로 넘어가, 서머타임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데요,

의회 투표와 연방정부 승인 등 앞으로 단계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오랜 전통만큼이나 서머타임을 유지하느냐 마느냐의 결정은 사실상 쉽게 결정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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