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주기 의혹’ 일었던 증선위, 분식회계 결정 내린 ‘내부 문건’

입력 2018.11.15 (06:28) 수정 2018.11.1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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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선위가 넉달 만에 다시 내린 결론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인정하게 된 데는 삼성 내부 문건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인정 여부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김수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에피스를 함께 설립한 미국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지분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근거였습니다.

그런데 금감원이 입수한 삼성 내부 문건이 이를 반박할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문건을 보면, 삼성바이오는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산정된 에피스의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려다 보니,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지자 여러 대응 방안을 논의한 끝에 자회사인 에피스의 회계 방식을 바꾸는 방식을 택하자고 합니다.

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자는 계획까지 담겨 있습니다.

[김은정/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팀장 : "(문건에) 상장을 위한 어떠한 일련의 계획들도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그 모든 정황이 나와 있기 때문에 사실 고의 분식회계의 확실한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회계 방식을 무리하게 변경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흑자기업으로 바꾼 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게 그간에 제기된 문제였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제일모직 가치가 커져야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해지는데, 이 때문에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회사 가치를 부풀렸단 겁니다.

금융당국이 통합 삼성물산 회계 감리 착수하게 되면 이 합병 과정을 간접적으로 조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삼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단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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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봐주기 의혹’ 일었던 증선위, 분식회계 결정 내린 ‘내부 문건’
    • 입력 2018-11-15 06:31:54
    • 수정2018-11-15 06: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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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선위가 넉달 만에 다시 내린 결론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고의성을 인정하게 된 데는 삼성 내부 문건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인정 여부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김수연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에피스를 함께 설립한 미국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지분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근거였습니다.

그런데 금감원이 입수한 삼성 내부 문건이 이를 반박할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문건을 보면, 삼성바이오는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산정된 에피스의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려다 보니,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지자 여러 대응 방안을 논의한 끝에 자회사인 에피스의 회계 방식을 바꾸는 방식을 택하자고 합니다.

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자는 계획까지 담겨 있습니다.

[김은정/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팀장 : "(문건에) 상장을 위한 어떠한 일련의 계획들도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그 모든 정황이 나와 있기 때문에 사실 고의 분식회계의 확실한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회계 방식을 무리하게 변경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흑자기업으로 바꾼 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게 그간에 제기된 문제였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제일모직 가치가 커져야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해지는데, 이 때문에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 회사 가치를 부풀렸단 겁니다.

금융당국이 통합 삼성물산 회계 감리 착수하게 되면 이 합병 과정을 간접적으로 조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삼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단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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