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관대한 한국 法…프랑스·영국은 ‘가중처벌’

입력 2018.11.19 (21:28) 수정 2018.11.1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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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같은 죄를 저질러도 술을 마신 게 감형 사유가 되는, 술에 관대한 우리 법은 음주 범죄를 오히려 가중 처벌하는 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국민의 법 감정과도 갈수록 괴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김유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 얼마나 처벌을 받을까?

지난 3년 간 판결을 분석해봤더니 평균 징역 1년 6개월 형이었습니다.

그나마 이 형을 다 살지도 않았습니다.

절반은 피해자와 합의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법원의 양형 기준은 최고 징역 3년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는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일본은 최대 징역 16년 형입니다.

국회에서 '윤창호법'이 발의된 이유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연 토론회에서도 관대한 음주운전 양형기준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허수진/서울남부지검 검사 : "위험운전치사죄의 형량이 징역 1년에서 30년까지 가능하다면, 실제 양형 기준에서도 (최고 3년이 아니라) 그 정도의 상한이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술을 먹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형량을 깎아 달라는 이른바 '주취 감경' 역시 술에 관대한 법 제도입니다.

최근 5년간 살인범죄자 중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인정 받은 건 26명, 1%도 안 됩니다.

실제 인정률은 낮지만 법정에선 단골 변명거리입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주취감경을)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잃을 손실이 없습니다. 일단 주장을 해보는 거죠. 이득만 존재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게 8살 초등학생을 잔인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주취감경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2020년 출소 예정입니다.

조두순 사건 이후 성범죄에 대해선 주취 감경을 적용할 수 없도록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다른 강력범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일으키면 오히려 가중 처벌을 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음주 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양형 기준을 재검토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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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에 관대한 한국 法…프랑스·영국은 ‘가중처벌’
    • 입력 2018-11-19 21:30:46
    • 수정2018-11-19 22:14:20
    뉴스 9
[앵커]

같은 죄를 저질러도 술을 마신 게 감형 사유가 되는, 술에 관대한 우리 법은 음주 범죄를 오히려 가중 처벌하는 외국과는 대조적입니다.

국민의 법 감정과도 갈수록 괴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김유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 얼마나 처벌을 받을까?

지난 3년 간 판결을 분석해봤더니 평균 징역 1년 6개월 형이었습니다.

그나마 이 형을 다 살지도 않았습니다.

절반은 피해자와 합의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로 풀려났습니다.

법원의 양형 기준은 최고 징역 3년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는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일본은 최대 징역 16년 형입니다.

국회에서 '윤창호법'이 발의된 이유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연 토론회에서도 관대한 음주운전 양형기준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허수진/서울남부지검 검사 : "위험운전치사죄의 형량이 징역 1년에서 30년까지 가능하다면, 실제 양형 기준에서도 (최고 3년이 아니라) 그 정도의 상한이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술을 먹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형량을 깎아 달라는 이른바 '주취 감경' 역시 술에 관대한 법 제도입니다.

최근 5년간 살인범죄자 중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인정 받은 건 26명, 1%도 안 됩니다.

실제 인정률은 낮지만 법정에선 단골 변명거리입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피고인이 주취감경을)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잃을 손실이 없습니다. 일단 주장을 해보는 거죠. 이득만 존재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게 8살 초등학생을 잔인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주취감경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2020년 출소 예정입니다.

조두순 사건 이후 성범죄에 대해선 주취 감경을 적용할 수 없도록 특별법을 만들었는데, 다른 강력범죄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음주 상태에서 범죄를 일으키면 오히려 가중 처벌을 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음주 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양형 기준을 재검토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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