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사고 8시간 후 부상자 발견…아무도 몰랐다?

입력 2018.11.28 (08:31) 수정 2018.11.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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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차량 사고가 크게 나면 사고 차량을 견인해가죠? 그런데, 견인된 차량 안에서 뒤늦게 사람이 발견된다면 어떨까요?

교통사고가 났는데, 견인된 차량 뒷 자석에서 중상을 입은 동승자가 발견됐습니다.

사고 발생 8시간 만입니다.

이 여성은 현재 전신마비 상태라는데요, 어떻게 발견되지 않은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3일 새벽, 충북 청주시.

빠르게 달려오던 차가 방향을 잃고 중앙분리대에 그대로 부딪힙니다.

새벽 시간, 한적한 도로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했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교회 갔다가 새벽에 갔다가 오니까 경찰차하고 차들이 서 있더라고요."]

운전자 26살 김모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16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차량 조수석에 동승자가 있었지만, 역시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교차로에 충격 방지 시설이 있어요. 중앙 분리대 가드레일 끝부분에. 그 부분에 부딪혀서 반대도로로 가서 정지된 거죠."]

경찰은 30분 만에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차를 견인했는데요.

음주운전 사고로 끝날 법한 이번 사고에 뜻밖의 일이 일어납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8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

사고 차량을 임시 주차해놓은 곳, 차량 안에서 사람이 발견됐습니다.

20대 여성이었는데요, 이 여성은 다친 상태로 뒷자석에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견인 업체에서 견인 장소로 견인을 해갔는데 그날 1시 반쯤에 차량 확인하다가 뒷자석에 여자분 누워있는 걸 발견하고 차주한테 연락하고 지구대에 연락하고 또 구급대에 연락하고 그렇게 한 거죠."]

뒤늦게 발견된 여성은 차량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의 지인으로 알려진 22살 A씨.

세 사람은 이날 같이 만났었다고 하는데요.

[A씨 가족(음성변조) : "동승자가 대학 선배예요. 전에는 좀 친하게 지낸 친한 선배이었나 봐요. 한동안 못 만나다가 연락이 와서 늦은 시간이지만 잠깐 보러 나간 것 같아요."]

차 안에 세 사람이 있었지만 두 사람만 구조된 채 A 씨만 방치된 겁니다.

뒤늦게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에 큰 부상을 입어 현재 전신마비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목 밑으로는 전혀 뭐 움직이질 못한다고 이렇게 병원에서 얘기하니까……."]

약속이 있다며 잠깐 나갔다는 A 씨, 전신마비가 된 상태로 돌아온 A 씨를 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황당함 그 자쳅니다.

만약 사고당시 발견했으면 지금보다는 상태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경추 골절이 됐을 때 그래도 세 시간 안에 손 쓰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사고 난 당시에만 발견이 됐었어도 지금 상황보다 낫지 않았을까 하는 판단을 하는 거죠."]

가족들은 사고 수습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현장에 있었던 누구도 뒷자석에 있던 A씨를 발견하지 못했냐는 겁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119든 구급대든 그 많은 인원이 나와서 경찰도 마찬가지고 누구 하나 문 한번 열어보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정말 황당한 거죠."]

일단 경찰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주변이 너무 어두운 탓에 뒷자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주변에 가로등 같은 게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어두운 밤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문을 열었을 때 차량 등이 켜지거나 그런 게 아니었으면 장담을 못 하죠."]

특히, 현장에서 운전자의 진술을 믿고 차량에는 2명만 탄줄 알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에 몇 명이 탔냐고 그랬더니 운전자가 자기하고 옆 자석 2명만 탔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렇다면 왜 운전자는 두 명만 있다고 얘기한 걸까?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중간에 기억이 끊겼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노래방 이후로 기억이 안 났기 때문에 차에 타고 있었던 사실조차도 몰랐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A씨의 가족들은 이들이 노래방 이후에 식당에까지 들렀던 것을 확인했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 만취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국밥집을 가서 국밥까지 먹을 정도면 완전히 정신이 나간 애들은 (아니고) 애 얘기로는 차 안에서 얘기까지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 불렀던 얘기까지 했다는 데도 왜 얘네들이 (사람이) 없다고 했는지……."]

여기에다 A씨를 집으로 데려다준다며 태운 상황에서 A씨의 집과는 다른 방향에서 사고가 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억 안 난다고만 얘기하고 있는데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죠."]

교통 사고 이후, A씨의 친구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일반 국민들은 믿잖아요. 의사나 119 구급대나. 믿었던 사람들이 그렇게 처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

경찰은 운전자 김 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동승자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한, 당시 출동했던 경찰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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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8 08:34:06
    • 수정2018-11-28 09: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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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사고가 크게 나면 사고 차량을 견인해가죠? 그런데, 견인된 차량 안에서 뒤늦게 사람이 발견된다면 어떨까요?

교통사고가 났는데, 견인된 차량 뒷 자석에서 중상을 입은 동승자가 발견됐습니다.

사고 발생 8시간 만입니다.

이 여성은 현재 전신마비 상태라는데요, 어떻게 발견되지 않은걸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23일 새벽, 충북 청주시.

빠르게 달려오던 차가 방향을 잃고 중앙분리대에 그대로 부딪힙니다.

새벽 시간, 한적한 도로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했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교회 갔다가 새벽에 갔다가 오니까 경찰차하고 차들이 서 있더라고요."]

운전자 26살 김모 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116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사고 차량 조수석에 동승자가 있었지만, 역시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교차로에 충격 방지 시설이 있어요. 중앙 분리대 가드레일 끝부분에. 그 부분에 부딪혀서 반대도로로 가서 정지된 거죠."]

경찰은 30분 만에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차를 견인했는데요.

음주운전 사고로 끝날 법한 이번 사고에 뜻밖의 일이 일어납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8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

사고 차량을 임시 주차해놓은 곳, 차량 안에서 사람이 발견됐습니다.

20대 여성이었는데요, 이 여성은 다친 상태로 뒷자석에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견인 업체에서 견인 장소로 견인을 해갔는데 그날 1시 반쯤에 차량 확인하다가 뒷자석에 여자분 누워있는 걸 발견하고 차주한테 연락하고 지구대에 연락하고 또 구급대에 연락하고 그렇게 한 거죠."]

뒤늦게 발견된 여성은 차량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의 지인으로 알려진 22살 A씨.

세 사람은 이날 같이 만났었다고 하는데요.

[A씨 가족(음성변조) : "동승자가 대학 선배예요. 전에는 좀 친하게 지낸 친한 선배이었나 봐요. 한동안 못 만나다가 연락이 와서 늦은 시간이지만 잠깐 보러 나간 것 같아요."]

차 안에 세 사람이 있었지만 두 사람만 구조된 채 A 씨만 방치된 겁니다.

뒤늦게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에 큰 부상을 입어 현재 전신마비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목 밑으로는 전혀 뭐 움직이질 못한다고 이렇게 병원에서 얘기하니까……."]

약속이 있다며 잠깐 나갔다는 A 씨, 전신마비가 된 상태로 돌아온 A 씨를 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안타까움과 황당함 그 자쳅니다.

만약 사고당시 발견했으면 지금보다는 상태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경추 골절이 됐을 때 그래도 세 시간 안에 손 쓰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사고 난 당시에만 발견이 됐었어도 지금 상황보다 낫지 않았을까 하는 판단을 하는 거죠."]

가족들은 사고 수습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현장에 있었던 누구도 뒷자석에 있던 A씨를 발견하지 못했냐는 겁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119든 구급대든 그 많은 인원이 나와서 경찰도 마찬가지고 누구 하나 문 한번 열어보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정말 황당한 거죠."]

일단 경찰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주변이 너무 어두운 탓에 뒷자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주변에 가로등 같은 게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어두운 밤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문을 열었을 때 차량 등이 켜지거나 그런 게 아니었으면 장담을 못 하죠."]

특히, 현장에서 운전자의 진술을 믿고 차량에는 2명만 탄줄 알았다는데요.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에 몇 명이 탔냐고 그랬더니 운전자가 자기하고 옆 자석 2명만 탔다고 이야기를 했죠."]

그렇다면 왜 운전자는 두 명만 있다고 얘기한 걸까?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중간에 기억이 끊겼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노래방 이후로 기억이 안 났기 때문에 차에 타고 있었던 사실조차도 몰랐다고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A씨의 가족들은 이들이 노래방 이후에 식당에까지 들렀던 것을 확인했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 만취상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국밥집을 가서 국밥까지 먹을 정도면 완전히 정신이 나간 애들은 (아니고) 애 얘기로는 차 안에서 얘기까지 하고 노래방에서 노래 불렀던 얘기까지 했다는 데도 왜 얘네들이 (사람이) 없다고 했는지……."]

여기에다 A씨를 집으로 데려다준다며 태운 상황에서 A씨의 집과는 다른 방향에서 사고가 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억 안 난다고만 얘기하고 있는데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죠."]

교통 사고 이후, A씨의 친구들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A씨 가족(음성변조) : "일반 국민들은 믿잖아요. 의사나 119 구급대나. 믿었던 사람들이 그렇게 처리를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

경찰은 운전자 김 씨에 대해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동승자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한, 당시 출동했던 경찰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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