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북한] 달리고 싶어도 서야 하는 北 철도…단선 선로 97%

입력 2018.12.01 (21:17) 수정 2018.12.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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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0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해 우리 열차가 10년 만에 북측으로 향했습니다.

경의선은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동해선은 금강산에서부터 두만강까지 조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는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하기로 했는데요.

그래서 이 구간이 과거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유실된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여기에다 북한은 전체 철로의 97%가 선로가 한개인 단선으로 알려져 있고 전기도 자주 끊겨 철도 운행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열악한 철도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김개형 기자가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화물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혜산에서 만포 방향으로 천천히 달립니다.

화물 칸마다 들어앉은 사람들.

갑자기 몰아친 추위 때문인지 투터운 옷차림입니다.

작은 시골역에 멈춰선 기차.

한 시간이 지나도 떠날 기색이 없습니다.

화물칸 승객들은 기차에서 내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눕니다.

주행 선로가 한 개뿐이다보니 맞은 편 열차가 통과하길 기다리는 겁니다.

[김숙전/탈북민 : "그냥 화물차에서 기다리고. 이틀이든 사흘이든 그거 타야 되니까 그저 그렇게 아낙(안)에서 덜덜 떨면서 그냥 기다렸습니다."]

또 다른 화물 열차는 주행하다 역에서 정차합니다.

반대편 3km쯤 앞에는 다른 화물 기차가 대기 중입니다.

먼저 도착한 기차의 기관차가 혼자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갑니다.

반대편의 기차가 진입할 수 있게 선로를 바꾼 겁니다.

역으로 들어온 기차는 화물칸만 남겨두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탈북민 : "기관차 대가리가 한국처럼 많지 않다 말입니다. 몇대 없으니까. 짐 부릴 때까지 하루 종일 그 기관차가 거기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그 기관차가 다시 올라가서 다른 선 기차를 다시 끌고 나가기 위해서..."]

북한 철도의 97%가 선로가 한 개뿐인 단선인데다 기관차가 부족해서 빚어진 일입니다.

특히 북한 열차의 80%가 전기를 원료로 쓰는 전철인데, 전기가 끊어지는 일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북한에서 기차 운행 시간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단거리도 서너시간은 보통이며 장거리는 수십 시간 걸리기 일쑤입니다.

열차 평균 속도가 시속 40km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철도를 대체할 만한 다른 운송 수단이 거의 없어 철도가 화물 운송의 80%, 여객 운송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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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북한] 달리고 싶어도 서야 하는 北 철도…단선 선로 97%
    • 입력 2018-12-01 21:20:51
    • 수정2018-12-01 21:44:37
    뉴스 9
[앵커]

어제(30일)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해 우리 열차가 10년 만에 북측으로 향했습니다.

경의선은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동해선은 금강산에서부터 두만강까지 조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는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하기로 했는데요.

그래서 이 구간이 과거 태풍의 영향으로 일부 유실된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여기에다 북한은 전체 철로의 97%가 선로가 한개인 단선으로 알려져 있고 전기도 자주 끊겨 철도 운행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열악한 철도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김개형 기자가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화물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혜산에서 만포 방향으로 천천히 달립니다.

화물 칸마다 들어앉은 사람들.

갑자기 몰아친 추위 때문인지 투터운 옷차림입니다.

작은 시골역에 멈춰선 기차.

한 시간이 지나도 떠날 기색이 없습니다.

화물칸 승객들은 기차에서 내려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눕니다.

주행 선로가 한 개뿐이다보니 맞은 편 열차가 통과하길 기다리는 겁니다.

[김숙전/탈북민 : "그냥 화물차에서 기다리고. 이틀이든 사흘이든 그거 타야 되니까 그저 그렇게 아낙(안)에서 덜덜 떨면서 그냥 기다렸습니다."]

또 다른 화물 열차는 주행하다 역에서 정차합니다.

반대편 3km쯤 앞에는 다른 화물 기차가 대기 중입니다.

먼저 도착한 기차의 기관차가 혼자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갑니다.

반대편의 기차가 진입할 수 있게 선로를 바꾼 겁니다.

역으로 들어온 기차는 화물칸만 남겨두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탈북민 : "기관차 대가리가 한국처럼 많지 않다 말입니다. 몇대 없으니까. 짐 부릴 때까지 하루 종일 그 기관차가 거기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그 기관차가 다시 올라가서 다른 선 기차를 다시 끌고 나가기 위해서..."]

북한 철도의 97%가 선로가 한 개뿐인 단선인데다 기관차가 부족해서 빚어진 일입니다.

특히 북한 열차의 80%가 전기를 원료로 쓰는 전철인데, 전기가 끊어지는 일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합니다.

북한에서 기차 운행 시간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단거리도 서너시간은 보통이며 장거리는 수십 시간 걸리기 일쑤입니다.

열차 평균 속도가 시속 40km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철도를 대체할 만한 다른 운송 수단이 거의 없어 철도가 화물 운송의 80%, 여객 운송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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