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돈 빼돌려 ‘펑펑’…휘문고 재단 8명 ‘횡령 혐의’ 검찰 송치

입력 2018.12.04 (19:14) 수정 2018.12.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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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재산을 빼돌려 제 돈처럼 사용하는 일부 사학 관계자들의 비리를 KBS가 지난달 말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서울 강남의 휘문고등학교 관계자들이 재단 돈을 유용하거나 심지어 문어발식 사업을 벌인 정황도 드러났었죠.

경찰이 오늘, 이들에게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보도에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유명 사학 휘문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2008년부터 일주일에 두 번 인근 대형 교회에 학교 강당과 운동장을 빌려줬습니다.

교회 측은 월 최대 1억 5천만 원의 임대료 외에, 10년간 '학교발전기금'으로 53억 원을 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학교 재단의 전 이사장 56살 민 모 씨와 그의 어머니이자 명예이사장인 92살 김 모 씨 등이 이 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모두 현금으로 빼내 써 사용처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재단과 학교 명의 법인 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학교 법인카드 내역서입니다.

선친의 묘소에서 성묘를 하면서 제수용품 값 등으로 수백만 원씩 결제했습니다.

단란주점 등에서 한번에 백여만 원 씩 법인카드를 긁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호텔과 음식점까지.. 이렇게 약 5년간 쓴 돈이 2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민○○/휘문고 전 이사장/음성변조 : "제가 잘했다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고요. 중요한 모임이 있었다거나. 동문들한테 고마움의 표시로 제가 술을 한번 대접하는 것이고..."]

경찰은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민 전 이사장과 김 명예 이사장, 학교 교장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신동석/서울 동작경찰서 수사과장 : "일부 (학교) 직원들은 내용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한두 번이 아니고 계속해왔기 때문에 그냥 묵인해왔습니다."]

또 휘문고 재단 소유의 한 주상복합건물 임대 관리 업체 대표 52살 신 모 씨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민 전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신 씨는 세입자들의 보증금 73억 원을 빼돌려 개인 사업비용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학교 재단이 떼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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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돈 빼돌려 ‘펑펑’…휘문고 재단 8명 ‘횡령 혐의’ 검찰 송치
    • 입력 2018-12-04 19:18:31
    • 수정2018-12-04 20:02:25
    뉴스 7
[앵커]

학교 재산을 빼돌려 제 돈처럼 사용하는 일부 사학 관계자들의 비리를 KBS가 지난달 말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서울 강남의 휘문고등학교 관계자들이 재단 돈을 유용하거나 심지어 문어발식 사업을 벌인 정황도 드러났었죠.

경찰이 오늘, 이들에게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보도에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유명 사학 휘문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2008년부터 일주일에 두 번 인근 대형 교회에 학교 강당과 운동장을 빌려줬습니다.

교회 측은 월 최대 1억 5천만 원의 임대료 외에, 10년간 '학교발전기금'으로 53억 원을 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학교 재단의 전 이사장 56살 민 모 씨와 그의 어머니이자 명예이사장인 92살 김 모 씨 등이 이 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모두 현금으로 빼내 써 사용처도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재단과 학교 명의 법인 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학교 법인카드 내역서입니다.

선친의 묘소에서 성묘를 하면서 제수용품 값 등으로 수백만 원씩 결제했습니다.

단란주점 등에서 한번에 백여만 원 씩 법인카드를 긁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호텔과 음식점까지.. 이렇게 약 5년간 쓴 돈이 2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민○○/휘문고 전 이사장/음성변조 : "제가 잘했다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고요. 중요한 모임이 있었다거나. 동문들한테 고마움의 표시로 제가 술을 한번 대접하는 것이고..."]

경찰은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민 전 이사장과 김 명예 이사장, 학교 교장 등 8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신동석/서울 동작경찰서 수사과장 : "일부 (학교) 직원들은 내용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한두 번이 아니고 계속해왔기 때문에 그냥 묵인해왔습니다."]

또 휘문고 재단 소유의 한 주상복합건물 임대 관리 업체 대표 52살 신 모 씨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민 전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신 씨는 세입자들의 보증금 73억 원을 빼돌려 개인 사업비용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학교 재단이 떼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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