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쿠데타 방송’ 남산 근대건축물 철거 논란

입력 2018.12.09 (21:26) 수정 2018.12.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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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남산 자락의 애니메이션 센터 자리는 을사늑약 후 일제의 통감부가 들어섰던 곳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한때 방송국과 관공서로도 쓰여 굴곡진 근현대사를 담고 있기도 한데요.

서울시가 이곳의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철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7년 남산자락에 들어선 옛 KBS 사옥입니다.

5·16쿠데타 땐 군부의 혁명 공약을 방송한 굴곡진 역사의 현장입니다.

[1961년 5월 16일 방송 내용 : "군부가 궐기한 것은 백척간두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센터로 변신한 지 20년.

외관은 많이 변했지만, 옛 흔적이 그대롭니다.

[이세진/전 KBS 아나운서/남산사옥 근무 : "난간이라고 하나. 손잡이가 아니고, 이거 나무 그대로, 통나무 그대로 있네요."]

국내 방송국 최초의 공개홀.

당시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노래자랑 프로그램을 모두 여기서 녹화했습니다.

그 이전엔 일제의 통감부와 총독부 건물이 있던 터이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말 이 건물을 철거하고 지하 4층 지상 3층의 '애니타운'을 재건축할 예정입니다.

[이세진/전 KBS 아나운서 : "상당한 방송사의 기념비적인 건물입니다. 오래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근대문화 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역사를 담은 장소일 뿐 아니라 근대 건축물의 가치도 높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정신/단국대 건축과 명예교수/서울시 문화재위원 : "저는 (철거에) 반대일 뿐 아니라, 남산 자락에 50년대에 건물이 있었단 건 굉장히 자랑거리이고, 지금 현재 건물을 보더라도 굉장히 현대적이거든요."]

서울시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어서 철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경탁/서울시 경제정책과장 : "신축은 하되 최근에 많이 쓰는 3D촬영기법을 활용한 기록화 보존 방법이라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일부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는 역사 보존을 내세워 아파트 건물 한 동 일부를 남기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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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6쿠데타 방송’ 남산 근대건축물 철거 논란
    • 입력 2018-12-09 21:31:02
    • 수정2018-12-09 21: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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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남산 자락의 애니메이션 센터 자리는 을사늑약 후 일제의 통감부가 들어섰던 곳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한때 방송국과 관공서로도 쓰여 굴곡진 근현대사를 담고 있기도 한데요.

서울시가 이곳의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철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7년 남산자락에 들어선 옛 KBS 사옥입니다.

5·16쿠데타 땐 군부의 혁명 공약을 방송한 굴곡진 역사의 현장입니다.

[1961년 5월 16일 방송 내용 : "군부가 궐기한 것은 백척간두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센터로 변신한 지 20년.

외관은 많이 변했지만, 옛 흔적이 그대롭니다.

[이세진/전 KBS 아나운서/남산사옥 근무 : "난간이라고 하나. 손잡이가 아니고, 이거 나무 그대로, 통나무 그대로 있네요."]

국내 방송국 최초의 공개홀.

당시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노래자랑 프로그램을 모두 여기서 녹화했습니다.

그 이전엔 일제의 통감부와 총독부 건물이 있던 터이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말 이 건물을 철거하고 지하 4층 지상 3층의 '애니타운'을 재건축할 예정입니다.

[이세진/전 KBS 아나운서 : "상당한 방송사의 기념비적인 건물입니다. 오래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근대문화 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역사를 담은 장소일 뿐 아니라 근대 건축물의 가치도 높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정신/단국대 건축과 명예교수/서울시 문화재위원 : "저는 (철거에) 반대일 뿐 아니라, 남산 자락에 50년대에 건물이 있었단 건 굉장히 자랑거리이고, 지금 현재 건물을 보더라도 굉장히 현대적이거든요."]

서울시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어서 철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경탁/서울시 경제정책과장 : "신축은 하되 최근에 많이 쓰는 3D촬영기법을 활용한 기록화 보존 방법이라든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일부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는 역사 보존을 내세워 아파트 건물 한 동 일부를 남기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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