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되살리는 ‘세계유산’…인류 미래 밝힌다

입력 2018.12.10 (21:38) 수정 2018.12.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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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뒤로 보이는 사진은 신들의 정원으로 불리는 앙코르와트입니다.

세계 17개 나라가 자발적으로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동안 우리 문화재 복원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발휘하며 세계유산 복원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첫 해외 문화재 복원 현장에 장혁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라오스의 왓푸 유적군입니다.

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낭시다 사원.

뒤편은 완전히 허물어졌고 사원은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무너진 석재에 흠집이 나지 않게, 하나하나 수습합니다.

오랜 세월 방치된 유적을 한국 연구팀이 6년째 복원하고 있습니다.

[백경환/홍낭시다 사원 현장소장 : "적재장에 보면 부재 식별표가 있어요. 언제 우리가 해체를 했고 어느 위치에서 발견을 했고..."]

["내려, 내려."]

삼각대와 도르래를 연결해 수백 킬로그램짜리 돌을 들어 올립니다.

긴 막대 3개로 지지대를 만드는 이른바 '드잡이' 방식은 우리 선조들이 쓰던 건축술입니다.

돌로 세운 사원은 지진 등의 영향으로 파괴됐습니다.

무너진 석재를 퍼즐 맞추듯 제자리로 끼워 넣습니다.

깨져버린 돌은 똑같은 크기의 새 돌을 이어 붙여 원래대로 만듭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복원에 썼던 첨단 기술입니다.

[우돔시 께오삭싯/왓푸세계유산사무소장 : "홍낭시다 사원에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기술이 사용되는 점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함께 땀 흘려 온 우리 연구진들.

라오스인들이 전통 의식으로 축복합니다.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싹튼 우정은 기술 전수 못지 않게 값진 열매입니다.

[백경환/홍낭시다 사원 현장소장 : "인류 공동의 자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은 세계 시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홍낭시다 사원은 고대 성지 순례길의 시작점으로서 라오스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입니다.

순례길은 여기서 남서쪽으로 260㎞ 떨어진 앙코르와트까지 이어집니다.

세계 3대 불교 성지인 미얀마 바간.

독특한 모습의 파야톤주 사원은 2년 전 대지진으로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시멘트를 발라 땜질식으로 보수해놓은 이곳도 우리 기술로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김동민/한국문화재재단 연구원 : "그때의 기술과 재료를 재현을 해서 복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분석 작업이 진행이 되고 있고요."]

제대로 된 수장고조차 없어 유물을 방치해 왔던 박물관도 장비 지원을 받아 모습을 갖췄습니다.

[뚜라아웅꼬/미얀마 종교문화부 장관 : "한국전쟁 직후 미얀마 정부가 한국에 쌀을 보내드린 적도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개발이 덜 된 미얀마를 한국에서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잦은 내전과 난개발로 위기에 처한 동남아 유적들.

문화재 복원에 뛰어든 선진국들은 도로를 깔고 다리를 놓는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습니다.

공적 원조를 통해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적 자부심도 챙기고 있습니다.

[사이먼 워렉/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 자문위원 : "유엔과 유네스코의 관점에서 (문화재 복원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과정입니다.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미래를 위해 유산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문화유산 복원은 국경을 넘은 세계인의 소망.

찬란했던 인류 문명을 되살리는 일에 우리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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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되살리는 ‘세계유산’…인류 미래 밝힌다
    • 입력 2018-12-10 21:42:27
    • 수정2018-12-10 21:52:51
    뉴스 9
[앵커]

뒤로 보이는 사진은 신들의 정원으로 불리는 앙코르와트입니다.

세계 17개 나라가 자발적으로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그동안 우리 문화재 복원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발휘하며 세계유산 복원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첫 해외 문화재 복원 현장에 장혁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라오스의 왓푸 유적군입니다.

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홍낭시다 사원.

뒤편은 완전히 허물어졌고 사원은 붕괴되기 직전입니다.

무너진 석재에 흠집이 나지 않게, 하나하나 수습합니다.

오랜 세월 방치된 유적을 한국 연구팀이 6년째 복원하고 있습니다.

[백경환/홍낭시다 사원 현장소장 : "적재장에 보면 부재 식별표가 있어요. 언제 우리가 해체를 했고 어느 위치에서 발견을 했고..."]

["내려, 내려."]

삼각대와 도르래를 연결해 수백 킬로그램짜리 돌을 들어 올립니다.

긴 막대 3개로 지지대를 만드는 이른바 '드잡이' 방식은 우리 선조들이 쓰던 건축술입니다.

돌로 세운 사원은 지진 등의 영향으로 파괴됐습니다.

무너진 석재를 퍼즐 맞추듯 제자리로 끼워 넣습니다.

깨져버린 돌은 똑같은 크기의 새 돌을 이어 붙여 원래대로 만듭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복원에 썼던 첨단 기술입니다.

[우돔시 께오삭싯/왓푸세계유산사무소장 : "홍낭시다 사원에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기술이 사용되는 점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함께 땀 흘려 온 우리 연구진들.

라오스인들이 전통 의식으로 축복합니다.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싹튼 우정은 기술 전수 못지 않게 값진 열매입니다.

[백경환/홍낭시다 사원 현장소장 : "인류 공동의 자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은 세계 시민으로서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홍낭시다 사원은 고대 성지 순례길의 시작점으로서 라오스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입니다.

순례길은 여기서 남서쪽으로 260㎞ 떨어진 앙코르와트까지 이어집니다.

세계 3대 불교 성지인 미얀마 바간.

독특한 모습의 파야톤주 사원은 2년 전 대지진으로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시멘트를 발라 땜질식으로 보수해놓은 이곳도 우리 기술로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김동민/한국문화재재단 연구원 : "그때의 기술과 재료를 재현을 해서 복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분석 작업이 진행이 되고 있고요."]

제대로 된 수장고조차 없어 유물을 방치해 왔던 박물관도 장비 지원을 받아 모습을 갖췄습니다.

[뚜라아웅꼬/미얀마 종교문화부 장관 : "한국전쟁 직후 미얀마 정부가 한국에 쌀을 보내드린 적도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개발이 덜 된 미얀마를 한국에서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잦은 내전과 난개발로 위기에 처한 동남아 유적들.

문화재 복원에 뛰어든 선진국들은 도로를 깔고 다리를 놓는 시설 투자도 아끼지 않습니다.

공적 원조를 통해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적 자부심도 챙기고 있습니다.

[사이먼 워렉/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 자문위원 : "유엔과 유네스코의 관점에서 (문화재 복원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과정입니다.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미래를 위해 유산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문화유산 복원은 국경을 넘은 세계인의 소망.

찬란했던 인류 문명을 되살리는 일에 우리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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