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긴박, 모녀 마지막 통화

입력 2003.02.19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마는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한 여고생과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안양봉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맏딸 미영이가 나간 지 벌써 하루가 지났습니다.
언제나처럼 해맑게 웃으며 집을 나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엄마 갔다 올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잘 갔다 오라고...
⊙기자: 오전 10시쯤 지하철에 불이 났다며 처음 걸려온 딸의 전화는 청천병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란 딸을 달래느라 애써 태연한 척 침착, 침착만을 당부했습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불이 났으면 그 아저씨들, 아줌마들 따라서 조용히 잘 대피해라, 문이 열렸냐고 그랬더니 근데 문이 안 열려 그러더라고요.
⊙기자: 울먹이는 딸의 목소리 뒤로 들리는 비명과 아우성에 가슴을 태우다가 곧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우석(미영 양 아버지): 전화를 받았어요. 받으면 아빠하고 끊기고 세 번을 그러더니 그 뒤로는 안 받아요. ⊙
⊙기자: 이것이 마지막이 되어 더 이상 전화선 너머로도 딸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그 불덩이 안에서 애가 몇 시간 동안 있었다는데 내가 온 몸이 다 내 몸이 다 저려오는 것 같고...
⊙기자: 어릴 적부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이미영 양.
방학을 맞아 친구들마저 떠나버린 빈 교실에는 미영 양과의 슬픈 이별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 자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안양봉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애절,긴박, 모녀 마지막 통화
    • 입력 2003-02-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습니다마는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한 여고생과 어머니의 애틋한 사연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안양봉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맏딸 미영이가 나간 지 벌써 하루가 지났습니다. 언제나처럼 해맑게 웃으며 집을 나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엄마 갔다 올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잘 갔다 오라고... ⊙기자: 오전 10시쯤 지하철에 불이 났다며 처음 걸려온 딸의 전화는 청천병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란 딸을 달래느라 애써 태연한 척 침착, 침착만을 당부했습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불이 났으면 그 아저씨들, 아줌마들 따라서 조용히 잘 대피해라, 문이 열렸냐고 그랬더니 근데 문이 안 열려 그러더라고요. ⊙기자: 울먹이는 딸의 목소리 뒤로 들리는 비명과 아우성에 가슴을 태우다가 곧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우석(미영 양 아버지): 전화를 받았어요. 받으면 아빠하고 끊기고 세 번을 그러더니 그 뒤로는 안 받아요. ⊙ ⊙기자: 이것이 마지막이 되어 더 이상 전화선 너머로도 딸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박말희(실종 미영 양 어머니): 그 불덩이 안에서 애가 몇 시간 동안 있었다는데 내가 온 몸이 다 내 몸이 다 저려오는 것 같고... ⊙기자: 어릴 적부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이미영 양. 방학을 맞아 친구들마저 떠나버린 빈 교실에는 미영 양과의 슬픈 이별을 아는지 모르는지 빈 자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안양봉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