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실습 개선했더니 취업률 ‘뚝’

입력 2018.12.27 (21:39) 수정 2018.12.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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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부쩍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진 건 현장실습 제도가 까다로워진 탓이 크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현장 실습이 그대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도가 바뀌면서 그런 사례가 크게 줄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서병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 2학기 초부터 현장실습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기계에 끼여 숨진 뒤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교육부가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학습 위주로 진행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겁니다.

기업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조기현/창원기계공고 취업부장 : "학생들을 채용함으로써 특별한 혜택은 없지만 해야하는 일은 너무 많다는거죠. 그런 면에서 3학년 재학생들을 꺼리는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실습을 하다 학기 중에 그대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쉽지 않습니다.

현장실습 기업 중에서도 이른바 선도기업만이 조기 취업이 가능해진 탓입니다.

선도기업은 규모와 안전성, 교육 여건 등을 따져 교육당국이 인증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교육청과 노무사 등에게 수시로 안전 점검까지 받아야 하니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선도기업 관계자 : "감사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까... 만약에 내년에도 또 선도기업으로 등록해야 한다면 저는 안 하고 싶어요."]

조기 취업이 가능한 현장실습 기업은, 지난해 만 9천여 곳에서 올해 선도기업 8천 6백여 곳으로 급감했습니다.

[배준영/창원기계공고 3학년 : "특성화고 채용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지다보니까 기업에서 잘 채용을 희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한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한 학생들은 이제 겨울방학 이후에나 취업이 가능합니다.

대학 졸업 예정자와 더 치열히 경쟁해야 합니다.

[조태제/OO특성화고 산학진로부장 : "전문대학이나 많은 아이들이 있다보니까 그런 학생들을 선호하게 되고, 특성화고등학교는 좀 배제하는 경향이 있죠."]

이런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 말고도 고졸 취업 문이 좁아진 요인은 또 있습니다.

경기 한파로 자동차, 조선 같은 제조업의 생산직 취업이 힘들어졌고, 은행처럼 인기 많던 직장들은 사무 자동화 추세에 따라 창구 직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실업자 수를 봐도 대졸자는 1년 전보다 2만 명 줄었는데 고졸자는 4만 8천 명, 14%나 늘었습니다.

게다가 공공기관이 채용하는 고졸 정규직도 4년 만에 160명, 약 8% 감소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 고졸 구직자 비중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고 차별은 없애는 건 사회적 과제입니다.

제도 개선을 포함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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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현장실습 개선했더니 취업률 ‘뚝’
    • 입력 2018-12-27 21:42:15
    • 수정2018-12-27 2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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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부쩍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워진 건 현장실습 제도가 까다로워진 탓이 크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현장 실습이 그대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도가 바뀌면서 그런 사례가 크게 줄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서병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 2학기 초부터 현장실습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이 기계에 끼여 숨진 뒤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교육부가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학습 위주로 진행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겁니다.

기업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조기현/창원기계공고 취업부장 : "학생들을 채용함으로써 특별한 혜택은 없지만 해야하는 일은 너무 많다는거죠. 그런 면에서 3학년 재학생들을 꺼리는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실습을 하다 학기 중에 그대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쉽지 않습니다.

현장실습 기업 중에서도 이른바 선도기업만이 조기 취업이 가능해진 탓입니다.

선도기업은 규모와 안전성, 교육 여건 등을 따져 교육당국이 인증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교육청과 노무사 등에게 수시로 안전 점검까지 받아야 하니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선도기업 관계자 : "감사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까... 만약에 내년에도 또 선도기업으로 등록해야 한다면 저는 안 하고 싶어요."]

조기 취업이 가능한 현장실습 기업은, 지난해 만 9천여 곳에서 올해 선도기업 8천 6백여 곳으로 급감했습니다.

[배준영/창원기계공고 3학년 : "특성화고 채용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지다보니까 기업에서 잘 채용을 희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한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한 학생들은 이제 겨울방학 이후에나 취업이 가능합니다.

대학 졸업 예정자와 더 치열히 경쟁해야 합니다.

[조태제/OO특성화고 산학진로부장 : "전문대학이나 많은 아이들이 있다보니까 그런 학생들을 선호하게 되고, 특성화고등학교는 좀 배제하는 경향이 있죠."]

이런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 말고도 고졸 취업 문이 좁아진 요인은 또 있습니다.

경기 한파로 자동차, 조선 같은 제조업의 생산직 취업이 힘들어졌고, 은행처럼 인기 많던 직장들은 사무 자동화 추세에 따라 창구 직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실업자 수를 봐도 대졸자는 1년 전보다 2만 명 줄었는데 고졸자는 4만 8천 명, 14%나 늘었습니다.

게다가 공공기관이 채용하는 고졸 정규직도 4년 만에 160명, 약 8% 감소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 고졸 구직자 비중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고 차별은 없애는 건 사회적 과제입니다.

제도 개선을 포함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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