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도 만든다던 청계천, 개발 열풍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19.01.14 (06:46)
수정 2019.01.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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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계천 공구거리'가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한때는 이곳에서 미사일과 탱크를 만들 수 있다는 말까지 돌만큼 호황을 누렸는데요.
이제 갈 곳을 잃은 상인들은 근대화를 이끈 이 거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글씨 간판들이 쭉 늘어선 이곳, 청계천 공구거립니다.
볼트와 너트, 솔을 파는 가게부터 종합 상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기름밥' 52년, 고정민 씨는 이곳에서 34년을 보냈습니다.
["여기다가 이제 가공을 해야 된다고."]
일하다 필요한 게 있으면 훌쩍 가게를 나섭니다.
["저 12mm 볼트 좀 사러 왔습니다. (예, 어서 오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몇 번만 오가도 재료부터 색칠까지 해결되는 기특한 거립니다.
["바쁘게 다니시는구려~ (네~)"]
이웃 몇이 모이면 탱크도 만든다는 우스갯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고정민/범진유압기계 사장 : "볼트도 사서 하고 베어링도 여기 근방에 다 있으니까 뭐든지 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아버지 가게를 넘겨받아 33년째 가업을 잇고 있는 홍성철 씨, 30대에 찍은 사진,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홍성철/평안상사 사장 : "이게 88년도니까 제가 입사한 다음 해, 제가 31살이었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보고서 누구지 그랬었는데..."]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재개발 사업으로 석 달 전부터 철거가 시작됐는데 벌써 4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사를 가려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금상/신화사 사장 : "창신동에, 점포는 못 얻고 권리금 달라 그러고 비싸니까 못 얻고. 창고 얻어 가지고 창고로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온 청계천 공구거리, 상인들은 역사와 추억이 깃든 이곳을 '제조산업 문화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계천 공구거리'가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한때는 이곳에서 미사일과 탱크를 만들 수 있다는 말까지 돌만큼 호황을 누렸는데요.
이제 갈 곳을 잃은 상인들은 근대화를 이끈 이 거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글씨 간판들이 쭉 늘어선 이곳, 청계천 공구거립니다.
볼트와 너트, 솔을 파는 가게부터 종합 상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기름밥' 52년, 고정민 씨는 이곳에서 34년을 보냈습니다.
["여기다가 이제 가공을 해야 된다고."]
일하다 필요한 게 있으면 훌쩍 가게를 나섭니다.
["저 12mm 볼트 좀 사러 왔습니다. (예, 어서 오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몇 번만 오가도 재료부터 색칠까지 해결되는 기특한 거립니다.
["바쁘게 다니시는구려~ (네~)"]
이웃 몇이 모이면 탱크도 만든다는 우스갯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고정민/범진유압기계 사장 : "볼트도 사서 하고 베어링도 여기 근방에 다 있으니까 뭐든지 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아버지 가게를 넘겨받아 33년째 가업을 잇고 있는 홍성철 씨, 30대에 찍은 사진,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홍성철/평안상사 사장 : "이게 88년도니까 제가 입사한 다음 해, 제가 31살이었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보고서 누구지 그랬었는데..."]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재개발 사업으로 석 달 전부터 철거가 시작됐는데 벌써 4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사를 가려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금상/신화사 사장 : "창신동에, 점포는 못 얻고 권리금 달라 그러고 비싸니까 못 얻고. 창고 얻어 가지고 창고로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온 청계천 공구거리, 상인들은 역사와 추억이 깃든 이곳을 '제조산업 문화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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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크도 만든다던 청계천, 개발 열풍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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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14 06:48:23
- 수정2019-01-14 07:55:36
[앵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계천 공구거리'가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한때는 이곳에서 미사일과 탱크를 만들 수 있다는 말까지 돌만큼 호황을 누렸는데요.
이제 갈 곳을 잃은 상인들은 근대화를 이끈 이 거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글씨 간판들이 쭉 늘어선 이곳, 청계천 공구거립니다.
볼트와 너트, 솔을 파는 가게부터 종합 상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기름밥' 52년, 고정민 씨는 이곳에서 34년을 보냈습니다.
["여기다가 이제 가공을 해야 된다고."]
일하다 필요한 게 있으면 훌쩍 가게를 나섭니다.
["저 12mm 볼트 좀 사러 왔습니다. (예, 어서 오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몇 번만 오가도 재료부터 색칠까지 해결되는 기특한 거립니다.
["바쁘게 다니시는구려~ (네~)"]
이웃 몇이 모이면 탱크도 만든다는 우스갯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고정민/범진유압기계 사장 : "볼트도 사서 하고 베어링도 여기 근방에 다 있으니까 뭐든지 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아버지 가게를 넘겨받아 33년째 가업을 잇고 있는 홍성철 씨, 30대에 찍은 사진,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홍성철/평안상사 사장 : "이게 88년도니까 제가 입사한 다음 해, 제가 31살이었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보고서 누구지 그랬었는데..."]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재개발 사업으로 석 달 전부터 철거가 시작됐는데 벌써 4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사를 가려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금상/신화사 사장 : "창신동에, 점포는 못 얻고 권리금 달라 그러고 비싸니까 못 얻고. 창고 얻어 가지고 창고로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온 청계천 공구거리, 상인들은 역사와 추억이 깃든 이곳을 '제조산업 문화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청계천 공구거리'가 본격적인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한때는 이곳에서 미사일과 탱크를 만들 수 있다는 말까지 돌만큼 호황을 누렸는데요.
이제 갈 곳을 잃은 상인들은 근대화를 이끈 이 거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손글씨 간판들이 쭉 늘어선 이곳, 청계천 공구거립니다.
볼트와 너트, 솔을 파는 가게부터 종합 상사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기름밥' 52년, 고정민 씨는 이곳에서 34년을 보냈습니다.
["여기다가 이제 가공을 해야 된다고."]
일하다 필요한 게 있으면 훌쩍 가게를 나섭니다.
["저 12mm 볼트 좀 사러 왔습니다. (예, 어서 오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몇 번만 오가도 재료부터 색칠까지 해결되는 기특한 거립니다.
["바쁘게 다니시는구려~ (네~)"]
이웃 몇이 모이면 탱크도 만든다는 우스갯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고정민/범진유압기계 사장 : "볼트도 사서 하고 베어링도 여기 근방에 다 있으니까 뭐든지 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아버지 가게를 넘겨받아 33년째 가업을 잇고 있는 홍성철 씨, 30대에 찍은 사진, 이젠 추억이 됐습니다.
[홍성철/평안상사 사장 : "이게 88년도니까 제가 입사한 다음 해, 제가 31살이었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보고서 누구지 그랬었는데..."]
하지만 여기까집니다.
재개발 사업으로 석 달 전부터 철거가 시작됐는데 벌써 4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사를 가려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금상/신화사 사장 : "창신동에, 점포는 못 얻고 권리금 달라 그러고 비싸니까 못 얻고. 창고 얻어 가지고 창고로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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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온 청계천 공구거리, 상인들은 역사와 추억이 깃든 이곳을 '제조산업 문화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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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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