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연장 안되면 사격장 폐쇄”…포천시민 대규모 집회

입력 2019.01.17 (07:34) 수정 2019.01.17 (07: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포천시는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군사보호지역인데요,

시민들이 그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대가로 지하철을 포천까지 연장해달라며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었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군 사격장 폐쇄를 위한 실력 행사도 예고했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천에 살고 있는 최영순 씨.

지난해 5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태양광 패널이 고장나 지붕을 살펴보니 미군 사격장에서 날아든 총탄이 박혀있었습니다.

[최영순/포천시 영북면 : "겁나가지고 총탄 맞을 거 같아서 밭에도 못 나오고 밖에도 못 나오겠더라고요. 밤에 잠이 안 오고 가슴 두근거리고 그래서 신경정신과 약 먹고."]

10년 전 이정심 할머니는 지붕을 뚫고 들어온 총탄에 어깨를 맞았습니다.

[이정심/포천시 영북면 : "식구들은 방에다 가득 있고 그러는데 뭐가 때리길래 아이고 죽겠네 하고 방으로 기어들어가니 (아들이) 엄마 그 총알 쇳덩어리도 뚫고 들어간 거야 그래요."]

사격장 인근 주민들은 수시로 날아드는 총탄은 물론 소음과 산불 피해에 시달려 왔습니다.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군사 보호구역인 포천.

서울의 1.4배 크기지만 철도가 없습니다.

7호선 연장이 숙원인데, 경제성이 없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시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왔다며 그 대가로 7호선 연장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대규모 상경 집회도 열었는데 만 명 넘게 모였습니다.

[강태선/포천 군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 고문 : "포천시민의 특별한 희생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대책과 이에 합당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결사적으로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국방부와도 면담해 지하철 연장이 확정되지 않으면 트랙터로 사격장 인근 도로를 막고 사격장 뒷산에 올라 점거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연장은 기본적으로 국토부 소관이기 때문입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민군 관계, 함께 상생하는 부분과 한미동맹 관계를 고려해서 주민들의 의견이 잘 검토됐으면 합니다."]

사격장 대책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사격장에 대한 상수도 공급과 하수 처리도 중단하라고 포천시까지 압박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하철 연장 안되면 사격장 폐쇄”…포천시민 대규모 집회
    • 입력 2019-01-17 07:40:52
    • 수정2019-01-17 07:48:33
    뉴스광장
[앵커]

포천시는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군사보호지역인데요,

시민들이 그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대가로 지하철을 포천까지 연장해달라며 대규모 상경 집회를 열었습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미군 사격장 폐쇄를 위한 실력 행사도 예고했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천에 살고 있는 최영순 씨.

지난해 5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태양광 패널이 고장나 지붕을 살펴보니 미군 사격장에서 날아든 총탄이 박혀있었습니다.

[최영순/포천시 영북면 : "겁나가지고 총탄 맞을 거 같아서 밭에도 못 나오고 밖에도 못 나오겠더라고요. 밤에 잠이 안 오고 가슴 두근거리고 그래서 신경정신과 약 먹고."]

10년 전 이정심 할머니는 지붕을 뚫고 들어온 총탄에 어깨를 맞았습니다.

[이정심/포천시 영북면 : "식구들은 방에다 가득 있고 그러는데 뭐가 때리길래 아이고 죽겠네 하고 방으로 기어들어가니 (아들이) 엄마 그 총알 쇳덩어리도 뚫고 들어간 거야 그래요."]

사격장 인근 주민들은 수시로 날아드는 총탄은 물론 소음과 산불 피해에 시달려 왔습니다.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군사 보호구역인 포천.

서울의 1.4배 크기지만 철도가 없습니다.

7호선 연장이 숙원인데, 경제성이 없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시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왔다며 그 대가로 7호선 연장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대규모 상경 집회도 열었는데 만 명 넘게 모였습니다.

[강태선/포천 군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 고문 : "포천시민의 특별한 희생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대책과 이에 합당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때까지 결사적으로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국방부와도 면담해 지하철 연장이 확정되지 않으면 트랙터로 사격장 인근 도로를 막고 사격장 뒷산에 올라 점거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연장은 기본적으로 국토부 소관이기 때문입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민군 관계, 함께 상생하는 부분과 한미동맹 관계를 고려해서 주민들의 의견이 잘 검토됐으면 합니다."]

사격장 대책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사격장에 대한 상수도 공급과 하수 처리도 중단하라고 포천시까지 압박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