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대학생과 탈북민 함께 만드는 ‘팟캐스트’

입력 2019.01.19 (08:18) 수정 201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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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혹시 팟캐스트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전주리 앵커는 들어보셨나요?

그럼요.

인터넷 라디오라고 통상 부르잖아요.

저도 가끔 듣는데, 유용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많더라고요.

그렇죠.

요즘은 북한 관련 소식도 팟캐스트를 통해 자주 소개된다고 합니다.

특히 대학생들과 탈북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팟캐스트도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는데요.

대학생과 탈북민이 함께 전하고 싶은 북한 이야기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김포시의 한 식당.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김형우 씨가 음식 준비에 한창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형우 씨가 잊지 않는 일.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를 듣는 건데요.

[김형우/팟캐스트 ‘사부작’ 청취자 : "(어떤 내용이에요?) 우리나라의 젊은 엠씨 두 분이랑 그다음에 탈북민 분들이 오셔가지고 나오셔서 방송을 하면서 그분의 문화와 먹거리, 놀이를 설명해주시는 그런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의 방송은 고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콩으로 만드는 북한의 인기 간식, '인조고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팟캐스트 ‘사부작’ : "그 기계가 있어요. 인조 고기를 만드는 기계가. 두부콩을 그 기계 안에 넣으면 콩을 다 갈아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죠? (뽑는 거 아니에요?) 네, 뽑아요. (누르듯이.) 네, 국수를 뽑는 것처럼~"]

장을 보러 가는 길에도 열심히 듣는데요.

팟캐스트 청취와 함께 작은 생활의 변화도 생겼습니다.

[김형우/팟캐스트 ‘사부작’ 청취자 : "(들으시면서 생각의 변화도 있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예, 들을 때 북한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가지고 몇 번 가서 찾아 먹어봤고요. (앞으로도 팟캐스트 잘 이용을 하실건지?) 예, 평생해야죠."]

요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북한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요.

형우씨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대학생들이 만드는 북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습니다.

오후 두시, 한 녹음 스튜디오에 모여든 학생들.

이 대학생들이 바로 탈북민과 함께하는 팟캐스트 ‘사부작’을 만드는 제작진입니다.

‘사부작’이란 제목은‘사이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 하는 작은 밥상’이라는 뜻.

자신의 얘기를 꺼내기 쉽지 않을 탈북민들에게 말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고 싶었던 게 팟캐스트를 열게 된 계기라는데요.

[박병선/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우리가 팟캐스트를 녹음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주면 사람들이 북한 출신 사람들에 대해서 친숙하게 느껴지고 북한사람들도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올해로 탈북한지 11년 째 됐다는 다은 씨.

제작진의 탈북민을 향한 따뜻한 관심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다은/2008년 탈북 : "저는 이런거 상상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런 학비 벌어서 학비를 대느라 정신이 없을텐데 탈북민들의 정착, 적응 삶에 대해서 관심 가져주고 이런 게 너무 고마워서 오늘 출연 결심하게 된 거 같습니다."]

["사이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 스물 두 번 째 이야기, 1부 시작합니다."]

저도 이번에 다은 씨와 함께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는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기본적인 질문일 것 같은데 백두산에 올라가셨는지...) 네, 보통은요. 백두산에 올라가고 천지도 올라가 보셨어요? 이러더라고요. 백두산에는 올라가지만 천지는 내려가야 해요. 천지는 물이어서 백두산 올라갔다가 천지물은 내려가거든요. 제가 태어난 게 태초에 백두산이어서..."]

다은 씨의 고향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부터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북한의 음식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끊이지 않는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피자 뭐라고 한다고 했죠, 북한에서?) 삐자. (그거 말고 또 있었는데,) (지역마다 다른가 봐, 평양에서는 종합 지짐이라고 한다고 했어.) 그런데 지방에는 없어요. 지방에는 피자가 없어요. 북한에서 평양에만 피자가 있는데 토마토 피자, 가지 피자 이런 피자들이 다양한데 그것도 한국에 와서 알았습니다."]

유쾌한 분위기 속 다은 씨와 학생들의 거리가 좁혀지는 만큼, 남과 북의 거리도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스튜디오라는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학생들은 팟캐스트를 통해 더 넓은 북녘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만의 방식으로 남북 사이에 작은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녹음을 마쳤지만 진짜 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아이템 회의.

각각 방송 진행자와 편집, 기획을 맡은 7명의 친구들이 아이디어를 짜느라 머리를 맞대는데요.

[이정아/연세대학교 국제학과 : "평소 재생 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목표를 어느 정도 수치를 정해서 평균 재생수가 각 회마다 이 정도였으면 좋겠다 라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 했어요."]

회의가 끝나자마자 편집이 시작 되는데요.

한 주에 한 번 만드는 방송이지만 후반 작업이 많아 한 주 내내 바쁩니다.

[김영욱/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어떤 작업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게스트님이 이야기하실 때 중간 중간에 빈 공간 있으면 저희가 듣기엔 괜찮을 수 있어도 청취자 분들이 들을 때 불편할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 다 잘라내는 중입니다."]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7개월.

청취자가 점점 늘고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작은 보람도 느낀다는데요.

[박병선/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가장 보람되는 순간은 저희 방송에 나왔던 게스트 분들이 해주는 말들이에요. 북한 출신 사람들한테도 많은 도움이 될 거고 남한 사람들한테도 꼭 알려 주고 싶은 내용들이 여기 담겨있다. 이렇게 저희 잘한다고 할 때 가장 뿌듯한 거 같습니다."]

탈북민들이 이 사회에 더 잘 정착할 수 있길 바라는 학생들의 따뜻한 바람에서 시작된, 팟캐스트 방송.

낯설게만 느껴졌던 북녘의 이야기가 이제는 조금 친숙하게 다가올 것도 같은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북한도 우리나라잖아요. 북한 사람들하고 남한 사람들 같이 사는 그 삶은 다르지 않아요."]

[전수민/연세대학교 행정학과 : "팟캐스트 통해서 (탈북민들도)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남으로서 자존감을 제고하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목소리로 전하는 그들의 진심이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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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대학생과 탈북민 함께 만드는 ‘팟캐스트’
    • 입력 2019-01-19 08:30:08
    • 수정2019-01-19 08:44:16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혹시 팟캐스트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전주리 앵커는 들어보셨나요?

그럼요.

인터넷 라디오라고 통상 부르잖아요.

저도 가끔 듣는데, 유용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많더라고요.

그렇죠.

요즘은 북한 관련 소식도 팟캐스트를 통해 자주 소개된다고 합니다.

특히 대학생들과 탈북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팟캐스트도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는데요.

대학생과 탈북민이 함께 전하고 싶은 북한 이야기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경기도 김포시의 한 식당.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김형우 씨가 음식 준비에 한창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형우 씨가 잊지 않는 일.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를 듣는 건데요.

[김형우/팟캐스트 ‘사부작’ 청취자 : "(어떤 내용이에요?) 우리나라의 젊은 엠씨 두 분이랑 그다음에 탈북민 분들이 오셔가지고 나오셔서 방송을 하면서 그분의 문화와 먹거리, 놀이를 설명해주시는 그런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의 방송은 고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콩으로 만드는 북한의 인기 간식, '인조고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팟캐스트 ‘사부작’ : "그 기계가 있어요. 인조 고기를 만드는 기계가. 두부콩을 그 기계 안에 넣으면 콩을 다 갈아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죠? (뽑는 거 아니에요?) 네, 뽑아요. (누르듯이.) 네, 국수를 뽑는 것처럼~"]

장을 보러 가는 길에도 열심히 듣는데요.

팟캐스트 청취와 함께 작은 생활의 변화도 생겼습니다.

[김형우/팟캐스트 ‘사부작’ 청취자 : "(들으시면서 생각의 변화도 있다고 제가 들었거든요?) 예, 들을 때 북한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가지고 몇 번 가서 찾아 먹어봤고요. (앞으로도 팟캐스트 잘 이용을 하실건지?) 예, 평생해야죠."]

요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북한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요.

형우씨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는 대학생들이 만드는 북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특별함이 있습니다.

오후 두시, 한 녹음 스튜디오에 모여든 학생들.

이 대학생들이 바로 탈북민과 함께하는 팟캐스트 ‘사부작’을 만드는 제작진입니다.

‘사부작’이란 제목은‘사이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 하는 작은 밥상’이라는 뜻.

자신의 얘기를 꺼내기 쉽지 않을 탈북민들에게 말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주고 싶었던 게 팟캐스트를 열게 된 계기라는데요.

[박병선/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우리가 팟캐스트를 녹음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들려주면 사람들이 북한 출신 사람들에 대해서 친숙하게 느껴지고 북한사람들도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올해로 탈북한지 11년 째 됐다는 다은 씨.

제작진의 탈북민을 향한 따뜻한 관심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다은/2008년 탈북 : "저는 이런거 상상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런 학비 벌어서 학비를 대느라 정신이 없을텐데 탈북민들의 정착, 적응 삶에 대해서 관심 가져주고 이런 게 너무 고마워서 오늘 출연 결심하게 된 거 같습니다."]

["사이좋게 북한 친구와 함께하는 작은 밥상 스물 두 번 째 이야기, 1부 시작합니다."]

저도 이번에 다은 씨와 함께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는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기본적인 질문일 것 같은데 백두산에 올라가셨는지...) 네, 보통은요. 백두산에 올라가고 천지도 올라가 보셨어요? 이러더라고요. 백두산에는 올라가지만 천지는 내려가야 해요. 천지는 물이어서 백두산 올라갔다가 천지물은 내려가거든요. 제가 태어난 게 태초에 백두산이어서..."]

다은 씨의 고향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부터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북한의 음식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끊이지 않는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피자 뭐라고 한다고 했죠, 북한에서?) 삐자. (그거 말고 또 있었는데,) (지역마다 다른가 봐, 평양에서는 종합 지짐이라고 한다고 했어.) 그런데 지방에는 없어요. 지방에는 피자가 없어요. 북한에서 평양에만 피자가 있는데 토마토 피자, 가지 피자 이런 피자들이 다양한데 그것도 한국에 와서 알았습니다."]

유쾌한 분위기 속 다은 씨와 학생들의 거리가 좁혀지는 만큼, 남과 북의 거리도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스튜디오라는 작은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학생들은 팟캐스트를 통해 더 넓은 북녘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만의 방식으로 남북 사이에 작은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녹음을 마쳤지만 진짜 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곧바로 이어지는 아이템 회의.

각각 방송 진행자와 편집, 기획을 맡은 7명의 친구들이 아이디어를 짜느라 머리를 맞대는데요.

[이정아/연세대학교 국제학과 : "평소 재생 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것도 목표를 어느 정도 수치를 정해서 평균 재생수가 각 회마다 이 정도였으면 좋겠다 라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 했어요."]

회의가 끝나자마자 편집이 시작 되는데요.

한 주에 한 번 만드는 방송이지만 후반 작업이 많아 한 주 내내 바쁩니다.

[김영욱/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어떤 작업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게스트님이 이야기하실 때 중간 중간에 빈 공간 있으면 저희가 듣기엔 괜찮을 수 있어도 청취자 분들이 들을 때 불편할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 다 잘라내는 중입니다."]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7개월.

청취자가 점점 늘고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작은 보람도 느낀다는데요.

[박병선/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가장 보람되는 순간은 저희 방송에 나왔던 게스트 분들이 해주는 말들이에요. 북한 출신 사람들한테도 많은 도움이 될 거고 남한 사람들한테도 꼭 알려 주고 싶은 내용들이 여기 담겨있다. 이렇게 저희 잘한다고 할 때 가장 뿌듯한 거 같습니다."]

탈북민들이 이 사회에 더 잘 정착할 수 있길 바라는 학생들의 따뜻한 바람에서 시작된, 팟캐스트 방송.

낯설게만 느껴졌던 북녘의 이야기가 이제는 조금 친숙하게 다가올 것도 같은데요.

[이다은/2008년 탈북 : "북한도 우리나라잖아요. 북한 사람들하고 남한 사람들 같이 사는 그 삶은 다르지 않아요."]

[전수민/연세대학교 행정학과 : "팟캐스트 통해서 (탈북민들도)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드러남으로서 자존감을 제고하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목소리로 전하는 그들의 진심이 더 널리 퍼져나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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